中군대 역사상 첫 美제재 받은 그, 시진핑 3기 국방부장 된다
미국이 러시아산 무기 수입을 이유로 제재했던 인물이 차기 중국 국방부장에 내정됐다. 미·중 갈등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미국은 미·중 국방장관 채널과 제재 사이에서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24일 오후 시진핑(習近平·69)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공산당(중공) 총서기 겸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3연임 첫 일정으로 군대 영도 간부회의를 소집했다. 이날 중국중앙방송(CC-TV) 메인 뉴스에는 시진핑→장유샤(張又俠·72, 중앙군사위 부주석)→허웨이둥(何衛東·65, 중앙군사위 부주석)→쉬치량(許其亮·72, 국가 중앙군사위 부주석)→웨이펑허(魏鳳和·68) 현 국방부장에 이어 막 중앙군사위 위원으로 선발된 리상푸(李尙福·64·상장) 장비발전부장이 입장했다. 입장 순서가 곧 서열임을 고려할 때 리상푸 부장이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웨이펑허 부장에 이어 차기 국방부장에 내정됐다는 의미다.
리상푸 부장은 고위 간부 자제인 홍이대(紅二代) 배경의 인물이다. 부친은 옛 홍군으로 대장정에 참여했던 리사오주(李紹珠, 1911~1995) 전 인민해방군 철도병 서남지휘부 부사령관이다. 리 상장 개인 이력도 화려하다. 우주개발 계통에서 이력을 쌓은 군내 ‘우주방[航天幫]’에 속한다. 시창(西昌) 위성발사센터 주임, 중국 유인 우주공정 총지휘관을 역임했다.
무엇보다 중국 군대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의 제재를 받은 상장이다. 지난 2018년 9월 미국 국무부는 중국이 러시아산 수호이-35 전투기와 S-400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구매했다는 이유로 당시 중장이던 리상푸 장비발전부장과 장비발전부에게 미국 사법 관할 지역 내 자산 동결과 외환거래를 금지하는 제재를 단행했다.
중국 국무원(정부) 국무위원을 겸하는 국방부장의 핵심 직무는 군사교류다. 리상푸를 차기 국방부장에 임명한 것 자체가 미국을 향한 항의성 시위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중국 내부 사정에 밝은 홍콩 성도일보는 25일 리상푸 내정으로 워싱턴이 ‘모욕’을 당했다며, 미·중 군사 교류를 어떻게 할 것인지, 양국 국방장관 회담이 가능할지가 모두 불확실한 상황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리상푸의 국방부장 내정과 72세 장유샤 부주석의 파격 유임, 19기 평당원이었던 허웨이둥 상장을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수직 발탁 등 파격 인사의 코드는 이번 당 헌법 개정을 통해 명기된 ‘과감한 투쟁(敢於鬪爭)’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권력의 핵심은 205명 중앙위원회 진입 기준은 ‘정치 표준’이고 그 속에는 “투쟁 정신이 강하고, 과감하게 투쟁하고, 투쟁에 능한 인물”이 주요 내용이라고 성도일보는 분석했다.
베트남 공산당 1인자 30일 베이징 방문
한편, 이날 중공 중앙대외연락부후자오밍(胡兆明) 대변인은 응우옌푸쫑(阮富仲) 베트남공산당 총서기가 시진핑 주석의 초청으로 오는 30일부터 11월 2일까지 중국을 공식방문한다고 발표했다. 20차 당 대회 폐막 이후 인접국 공산당 일인자 방중으로 첫 외교 행사를 시작한다. 5년 전 19차 당 대회 당시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빈 방중이 첫 외교 행사였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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