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텐트 내각' 펼치는 수낵..금융시장 수습 최우선 과제

박병희 2022. 10. 25.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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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시 수낵 전 영국 재무부 장관이 25일(현지시간) 영국 총리에 공식 취임한다.

24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은 수낵 내정자가 25일 오전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 국왕을 알현한다고 밝혔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수낵 내정자 관계자들을 인용해 수낵 내정자가 자신의 지지 세력으로만 내각을 채운 트러스 전 총리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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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낵 英 총리 오늘 취임 "당·나라 한데 모으는데 최우선"
국채금리 급락하며 안도..BOE 부총재 "시장 신뢰 회복 중"
24일(현지시간) 리시 수낵 영국 전 재무부 장관(가운데)이 런던 보수당 중앙당사에서 보수당 의원들에게 둘러싸여 환호를 받고 있다. 이날 수낵 전 장관은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불출마를 선언하고, 페니 모돈트 하원 원내대표가 당대표 경선에서 후보 등록에 실패하면서 영국의 57대 총리로 선출됐다. 런던(영국)= AFP·연합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리시 수낵 전 영국 재무부 장관이 25일(현지시간) 영국 총리에 공식 취임한다.

24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영국 총리실은 수낵 내정자가 25일 오전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 국왕을 알현한다고 밝혔다. 수낵 내정자는 버킹엄궁에서 찰스 3세 국왕으로부터 총리 취임 승인을 받은 뒤 오전 11시35분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 앞에서 취임 연설을 할 예정이다.

수낵 내정자는 리즈 트러스 현 총리의 사임 발표 뒤 진행된 영국 보수당 대표 겸 총리 경선에 단독 출마했고 보수당 의원 357명 중 200명 이상 압도적 지지를 확보해 차기 당 대표 겸 총리에 뽑혔다.

수낵 내정자는 당장 트러스 총리 내각이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한 뒤 혼란에 빠진 금융시장을 수습해야 한다.

수낵 내정자는 당선 후 연설에서 경제위기를 경고하고 통합과 안정을 강조했다. 그는 보수당 동료 의원들에게 "심각한 경제위기에 직면했다는 점이 분명하다"고 경고하고 "안정과 통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총리가 되는 것은 인생 최대 영광이고 특권"이라며 "당과 나라를 한데 모으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이날 영국 국채 시장은 수낵 내정자의 총리 취임을 환영하는 분위기를 나타냈다. 30년 만기 영국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31%포인트 급락한 3.75%로 거래를 마쳤다. 트러스 내각이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한 지난달 23일 직전에 기록한 3.77%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지표물인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0.31%포인트 급락해 3.74%를 기록했다.

데이브 램스던 영란은행(BOE·영국 중앙은행) 부총재는 "적어도 국채 금리상으로는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고 있는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수낵 내정자 측근에 따르면 수낵 내정자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제러미 헌트 재무부 장관도 유임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재무부가 오는 31일 중기 재정계획이 포함된 예산안 발표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중대 발표를 앞두고 재무부 수장을 교체해 금융시장 안정을 초래할 위험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영국 재무부는 지난 7월 초 수낵 당시 장관이 사임한 뒤 3개월여 동안 장관이 세 명이나 교체되며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헌트 재무부 장관의 유임설이 나오면서 수낵 총리 내정자의 오랜 지지자이자 재무부 장관 후보로 언급된 멜 스트라이드와 스티브 바클레이는 다른 직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낵 내정자는 정치 성향에 관계없이 역량 있는 사람들로 내각을 꾸리겠다는 의사를 동료 의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빅텐트 내각을 구성해 잇따른 대표 교체로 분열된 보수당의 통합을 꾀하겠다는 의도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수낵 내정자 관계자들을 인용해 수낵 내정자가 자신의 지지 세력으로만 내각을 채운 트러스 전 총리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더타임스는 트러스 총리가 거절할 가능성이 크겠지만 만약 그를 외무부 장관으로 데려온다면 매우 강력한 통합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러스가 총리로 선출되기 전 맡은 직책이 외무부 장관이었다.

애초 보수당 대표 겸 총리 경선에 출마했다가 막판 출마를 포기하고 수낵 지지를 선언한 페니 모돈트 원내대표가 외무부 장관직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차원에서 제임스 클리버리 현 외무부 장관의 유임 가능성도 나온다. 클리버리 장관은 이번 경선에서 결국 수낵을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원래 존슨 전 장관을 지지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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