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백선엽 장군 일흔 넘은 딸..美서 사비 들여 칠곡까지 온 까닭

6·25전쟁 영웅 고(故) 백선엽 장군의 장녀 백남희(74) 여사가 사비를 들여 한국을 찾았다. 참전 유공자와 그 가족을 만나 호국·보훈의 가치를 알리고, 칠곡군의 대구 지역 군부대 유치를 돕기 위해서다.
'다부동 전투'를 이끈 백 장군 추모 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백 여사는 뉴욕 존에프케네디 공항을 출발, 지난 24일 저녁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백 여사는 공항에서 '馬(말)은 제주도, 軍(군)부대는 칠곡군'이라고 적힌 현수막 펼쳐 보이며, 한국 일정을 시작했다. 최근 대구시는 도심에 있는 제2작전사령부·제50보병사단·제5군수지원사령부·공군방공포병학교 등 군부대 4곳과 미군부대 3곳을 묶어 대구 밖 '패키지' 이전을 추진 중이다. 칠곡군은 이들 군부대 유치를 원하고 있다.

그는 서울과 경북 칠곡군을 오가며 국방의 의무를 다하다 희생된 장병과 그 가족에게 따뜻한 위로의 손길을 내밀 예정이다. 오는 27일 칠곡군에서 열리는 낙동강세계평화 문화대축전에 참석하는 권기형씨를 만나 위로한다. 권씨는 제2연평해전 당시 북한 포탄에 상처를 입은 참전 유공자다.
6·25전쟁 당시 실종된 미군 장병의 유해를 찾아 달라는 손편지로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감사 편지를 받은 칠곡군 유아진 학생을 만나 격려하고, 칠곡군 보훈회관을 찾아가 아버지 대신 참전용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할 계획이다.
또 북한 잠수정의 폭침으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를 서울에서 별도로 만나 아픔을 나눌 예정이다.
그는 김재욱 칠곡군수로부터 ‘군부대 유치 홍보대사’ 위촉장을 받는다. 백 여사는 "아버지는 다부동 전투 당시 죽음을 각오하고 국군 1사단을 도와준 칠곡군민에게 늘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계셨다"면서 "저 역시 아버님과 같은 마음으로 칠곡군 군부대 유치 홍보대사를 맡게 됐다"고 전했다.

칠곡군은 고 백선엽 장군에 대한 팬심이 가득한 곳이다. 지난 2020년 백 장군 서거 당시 칠곡군엔 '백선엽 장군님을 추모합니다', '백선엽 장군님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쓰인 현수막이 30개 넘게 걸렸다. 백 장군을 기억하기 위해 칠곡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내건 추모 현수막이다. 당시 백 장군의 빈소는 서울이지만, 칠곡군에 분향소가 두 곳이나 차려져 눈길을 끌었다.
칠곡군은 6·25 전쟁 당시 다부동 전투가 벌어진 '다부동'이 있는 곳이다. 다부동 전투는 1950년 8월 대구에 진출하려던 북한군을 물리친 전투로, 백 장군이 한국군을 이끌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칠곡군엔 다부동전적기념관이 있다. 백 장군의 위국헌신비도 세워져 있다. 백 장군과 인연, 그 인연이 유족에게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 셈이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고령인데도 사비를 들여 미국에서 한국을 찾아준 백남희 여사에게 감사드린다"며 "(대구 지역) 군부대 유치로 칠곡군이 호국의 꽃을 활짝 피울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칠곡=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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