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퇴장 연출된 정치쇼..美 "땡큐 시진핑" 말 나온 까닭
분명했다. 원하지 않는 퇴장이었다. 후진타오는 거부의 몸짓을 분명히 했다. 남아있으려 했지만, 진행 요원이 억지로 일으켰다. 그러니 '끌려나갔다'라는 표현이 나온다.
시간이 묘하다.
전체 회의 참석자에게 20대 인선 결과가 발표됐다. 여기까지는 비공개, 그다음부터 공개였다. 기자들이 대회장에 입장했다. 기자 눈앞에서 사건은 연출됐다.
다음 순서는 인선에 대한 찬반 투표(거수 표시)였다. 후진타오에게 배포된 정치국(24명) 명단에는 정치적 동료가 모두 빠졌다. 리커창도 없고, 왕양도 밀려났고, '리틀 후'라고 불렸던 후춘화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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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경제다.
경제가 괜찮게 굴러간다면 4연임도, 종신도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게 안 된다면 정치적 반발에 직면할 수 있다. 내부 동요를 잡는데 더 많은 힘을 써야 한다.
경제, 잘 될까? 중국 국내 경제 상황을 요점만 간단히 보자.
좌 편향 성향은 더 짙어진다. 이데올로기가 시장을 지배하는 구조다. 기업이라는 새(birds)는 더 좁은 새장(cage)에 갇히게 된다. 자유롭게 날 수 있는 공간은 점점 줄어든다. 혁신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덩샤오핑 시대의 경제 성적표인 '글로벌 넘버 투'는 민간 부문이 만든 실적이다. 수출도, 일자리도 대부분 민간이 만들었다. 시진핑 경제는 민간의 활력을 위축시킬 수 있다. 지금 중국 IT업계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버블은 죄악시된다. 부동산 시장에서 돈을 버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공동부유'에 맞지 않는다. 무리하게 사업 확장하는 건설회사, 돈 놓고 돈 먹기 식의 부동산 투기는 당연히 퇴치해야 한다.
버블은 필요악이다. 투기꾼 없이 어찌 주식시장이 굴러갈 수 있겠는가. 버블 없는 성장은 없다. 지금 중국 부동산 산업은 이를 보여주고 있다. 경제 전체를 위협할 정도다.
사회주의 순결성이 강조된다. 학생들을 상대로 돈을 버는 학원은 철폐되어야 한다. 아이들 공부할 시간을 축내는 인터넷 게임도 몰아내야 한다. 지금은 학원, 게임이지만 더 많은 분야가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
물론 급격한 변화는 없을 것이다. 시진핑은 경제도, 기업도 잘 안다. 그러나 위의 변화에 아래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게 권력의 생리다. 권위주의가 성할수록 기업은 정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성장의 탄력성이 위축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시각을 바꿔보자. 덩샤오핑 시대가 계속됐다면 어찌 됐을까?
중국은 아마 야금야금 서방의 신기술을 받아들였을 것이다. 드러내지 않고 미국의 토대를 갉아먹었을 터다. 더 쉽게 한국의 반도체 기술을 먹을 수 있었다. 중국식 도광양회의 힘이다.
많은 전문가의 예측대로 2030년 미국을 추월하고 글로벌 탑 경제 대국이 됐을 수 있다. 대부분 산업의 공급망에서 중국은 핵심 고리를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 서방 경제가 중국의 포로가 되는 상황이다.
시진핑의 신시대 개막으로 '덩샤오핑 시대'의 맹위는 꺾일 수 있다. 오히려 정치가 경제를, 경제가 정치를 제약하는 국면이 올 수 있다. 미국에서 벌써 이런 얘기가 나온다.
땡큐 시진핑!
한우덕 기자/차이나랩 대표 woody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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