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회장선거 논란으로 얼룩진 OB축구회.. '축구 영웅' 이회택 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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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대를 풍미했던 축구 원로들이 활동하는 공식 단체 'OB축구회'가 회장선거 논란으로 얼룩져 시끌시끌하다.
25일 본지가 단독 취재한 바에 따르면, OB축구회 사무국은 지난달 28일 이회택 회장의 직무를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본래 관행상 OB축구회장은 투표 없이 후보 한 명을 추대하는 방식으로 정하지만 이날 총회는 달랐다.
특히 이 회장이 OB축구회 활동 기간에 1년에 한 번 내는 회비 3만원을 단 한 차례도 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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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한 시대를 풍미했던 축구 원로들이 활동하는 공식 단체 'OB축구회'가 회장선거 논란으로 얼룩져 시끌시끌하다. 논란은 크게 번져 '법정싸움'으로까지 이어졌다.
25일 본지가 단독 취재한 바에 따르면, OB축구회 사무국은 지난달 28일 이회택 회장의 직무를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첫 재판은 다음 달 9일에 열린다. 양측의 주장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사무국과 집행부 임원들 일부는 "이 회장이 규정에 어긋난 방식으로 진행된 선거를 통해 회장으로 취임했다"고 주장하며 소를 제기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7월19일 열린 임시 대의원총회를 통해 임명됐다. 본래 관행상 OB축구회장은 투표 없이 후보 한 명을 추대하는 방식으로 정하지만 이날 총회는 달랐다. 먼저 서윤찬 수석부회장이 후보로 추천했고 뒤이어 갑작스럽게 대의원 일부가 이 회장을 추천했다. 후보가 두 명이 되자 대의원들은 불가피하게 투표를 했다. 참석 16명(무효 2표) 중 이 회장이 8표를 받아 6표를 받은 서 부회장을 누르고 회장으로 추대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은 지난달 29일 용산 꿈나무 종합타운에서 취임식까지 했다.
집행부 중 일부 임원들은 "이 회장이 애초부터 피선거권(선거에 나가 당선인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없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이 회장이 OB축구회 활동 기간에 1년에 한 번 내는 회비 3만원을 단 한 차례도 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회비를 내야 협회 회원으로 등록이 되는데, 이 회장은 회비를 내지 않았으니 회원으로 인정되지 않고 회장도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부회장 A씨는 본지에 "이 회장이 회비 관련 논란을 의식해 투표 날 밤 9시에 급히 회비 3만원을 내고 문제를 무마시키려 했다"고 강조했다. 추대가 아닌 투표 방식으로 회장이 결정된 대의원 총회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 회장이 대의원 일부를 매수해 서 부회장의 추대를 막고 투표하도록 유도했을 가능성까지 내다봤다.
반면, 이 회장 측은 총회 당시 참석한 대의원 16명이 모두 투표 후 이 회장을 추대하는 데 동의를 한 차례 더 구하는 과정에서 만장일치를 보인 만큼 선거 방식에는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회비 역시 논쟁거리가 아니라고 했다. 연회비는 1년 중 OB축구회가 여는 대회에 대한 참가비 성격을 갖는데, 이 회장의 회비는 동북고 OB회에서 해마다 일괄적으로는 내는 회비에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처럼 회비를 안 낸 회원도 부지기수라고도 덧붙였다.
전임 회장이 구성한 집행부 임원들이 서 부회장을 회장으로 앉히기 위해 훼방을 놓고 있다는 주장도 했다. OB축구회장은 지난해 8월 이풍길 회장이 노환으로 별세하면서 갑작스럽게 공석이 됐다. 이에 지난 3월 최재익 서울시축구협회장이 회장으로 추대됐지만 '전문 선수 출신이 아니다'라는 이유로 자격 논란이 불거져 지난 6월 그만뒀다. 최 회장 역시 가처분 소송이 제기됐다. 1심에선 최 회장이 이겼지만 2심 도중 내부 논란이 거세지자 스스로 사퇴했다. 최 회장은 떠났지만, 그가 부임하면서 구성했던 집행부 임원들은 아직 남아 현재도 재직 중이다.
이 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난 회장직에 욕심은 없다. 내가 대한축구협회장직 제안도 고사한 사람"이라며 "만약 축구인 선후배들께 나를 추대해 주신다면 우리 축구를 위해서 마지막으로 봉사할 마음이 있다고만 말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면 회장직을 하지 않을 거다. 다만 항상 내부에 문제가 있었던 OB축구회를 이번을 계기로 한번 바로 잡아보고자 사명감으로 재판에 임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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