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멜로니 내각, 25~26일 의회 신임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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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자 멜로니 신임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 내각에 대한 이탈리아 하원과 상원의 신임 투표가 25~26일(현지시간) 실시된다.
멜로니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를 이끈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 이후 100년 만에 탄생한 극우 성향 정당의 총리다.
멜로니 총리는 25일 의회의 신임 내각 신임 투표에 앞서 국회 연설을 통해 새 정부의 국정 운영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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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조르자 멜로니 신임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 내각에 대한 이탈리아 하원과 상원의 신임 투표가 25~26일(현지시간) 실시된다.
멜로니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이탈리아를 이끈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 이후 100년 만에 탄생한 극우 성향 정당의 총리다. 이에멜로니는 유럽연합(EU)의 분열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멜로니가 주요 요직에 친EU 인사들을 임명하면서 예상과 다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멜로니 신임 총리는 새 정부의 재무장관과 외무장관에 친EU 인사들을 나란히 임명했다.
잔카를로 조르제티 재무장관은 전임 마리오 드라기 총리 내각에서 경제개발부 장관을 지냈다. 멜로니 총리가 차기 내각은 드라기 내각의 경제 정책을 계승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새 외무장관으로 임명된 안토니오 타야니는 전 유럽의회 의장으로 이탈리아에서 대표적인 친EU 정치인으로 꼽힌다. 그는 최근 자신이 속한 전진 이탈리아(FI)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대표의 녹취록 파문과 관련해 베를루스코니와 정반대 입장을 나타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베를루스코니의 녹취록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옹호하는 내용이 담겼지만 타야니는 FI는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며 "우크라이나인들은 전쟁의 공포에 굴복하지 않은 영웅들"이라고 밝혔다.
타야니 외무장관은 첫 공식 업무로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새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이어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멜로니 총리도 베를루스코니의 녹취록이 공개된 뒤 성명을 내고 이탈리아는 분명한 EU와 나토의 일원이라며 베를루스코니와 분명한 선을 그었다.
멜로니 총리는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의 총리 취임 축하 트윗글에 답글을 남겨 "나토와 함께 일할 준비가 됐다"며 "나토는 우리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공동의 가치에 대한 방어벽으로서 군사 동맹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축하 트윗글에 대한 답글에서 "미국과 모든 나토 파트너들은 우리가 우크라이나의 용감한 국민들을 최선을 다해 지지하고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으로 믿어도 된다"고 했다.
멜로니 총리 입장에서는 여론을 의식할 수 밖에 없다. 이탈리아 유권자의 다수는 유럽 통합을 지지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한다.
EU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기 위해서도 EU와의 협력은 필요하다. 이탈리아는 2026년까지 1915억유로(약 264조원)에 이르는 코로나19 회복기금을 EU로부터 지원받는다. 드라기 총리가 재임 기간 700억유로를 지원받은 상황에서 나머지 기금을 차질없이 받으려면 멜로니 총리 입장에선 EU와 협력할 수밖에 없다.
다만 코로나19 회복기금은 친환경 전환, 디지털화 촉진, 인프라 구축 등으로 쓸 수 있는 곳이 한정돼 있어, 멜로니 총리가 에너지 위기 대처를 이유로 사용처 변경을 EU에 요구할 경우 갈등을 빚을 우려는 있다.
멜로니 총리는 경제·외교 정책에선 실용주의 노선을 택했지만 전통적인 기독교·가족적 가치에 대해서는 선명하게 자기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멜로니 총리가 가족부 장관으로 과거 낙태를 "모성의 어두운 면"으로 묘사한 유지니아 마리아 록첼라를 임명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알려진 록첼라는 2018년 동성결합법을 앞장서서 반대했던 정치인이다. 멜로니 총리가 반이민·반난민 정책을 펼치고 성 소수자들을 차별할 것이라는 우려도 여전하다.
멜로니 총리는 25일 의회의 신임 내각 신임 투표에 앞서 국회 연설을 통해 새 정부의 국정 운영 구상을 밝힐 예정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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