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에 권력 집중은 도박..코로나19 발생 같은 위험 커질 것"
안보보좌관 주말 바이든 별장 방문, 이례적
중국 공산당 제20차 당 대회가 끝나고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이 확정됐지만, 미국 정부는 23일(현지시간) 현재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주말 동안 백악관과 국무부 등 관련 부처 브리핑이 없어 대변인과 고위당국자 공식 논평이 없었고, 델라웨어주 자택에서 주말을 보낸 조 바이든 대통령을 밀착 취재하는 기자들도 문답을 나눌 기회를 얻지 못했다.
주목할 점은 이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바이든 대통령이 머무는 델라웨어주 레호보스 해변 별장을 방문한 점이다.
백악관 풀 기자단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함께 별장을 나서 자동차와 에어포스 원, 마린 원을 갈아타고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설리번 보좌관이 바이든 대통령의 주말 사저 방문에 동행하는 경우는 드물다.
바이든 정부 공식 반응은 나오지 않았지만, 미국 언론과 싱크탱크 소속 중국 전문가들은 분석과 논평을 통해 시 주석 1인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구도에서 중국이 앞으로 더욱 위험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시 주석에게 그렇게 많은 권력을 부여하는 것은 엄청난 도박"이라면서 "역사는 안 좋은 소식을 보고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부하들로 둘러싸인 후 자만심과 과도한 욕심에 눈이 먼 독재자 사례로 가득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지방 관리들이 감염될 수 있다는 증거를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숨기려 한 점을 들었다. NYT는 "일부 학자들은 (시 주석이) 중앙위원회에서 잠재적인 이단아들을 제거했기 때문에 그럴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소개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차관보를 역임한 수전 셔크는 NYT에 "(관료들에 대한) 그런 압박은 형편없는 정책 시행을 초래할 것"이라면서 "(관료들은) 정책의 실제 단점과 비용, 그것이 만들어 내는 문제를 감히 (시 주석에게) 말하지 못할 것이다. 자신이 얼마나 충성스러운지 보여주기 위해 모두가 내부에서 경쟁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충성심 강한 관료들로만 최고 지도부를 채운 것은 코로나19 발견 초기에 하급 관리들이 제대로 보고하지 않는 바람에 감염병이 전 세계에 퍼진 것과 같은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AP통신은 "시 주석의 3연임 후 세계는 무역과 안보, 인권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과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 주석이 국내 통제를 강화하고 중국의 경제력을 이용해 해외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시도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윌리엄 캘러핸 런던정경대 교수는 AP통신에 "세계 시스템은 깨졌고 중국이 해답을 갖고 있다"는 시 주석 발언을 상기하면서 "시 주석은 점점 더 세계질서의 보편적 모델로 중국식을 거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로 코로나 등 권위주의적이며 전체주의적인 정책 방향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언 존슨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에서 "시 주석이 자신을 모든 것의 중심에 두고 주변을 충성파들로 채우는 잘못된 전략을 세웠다"면서 "이는 그를 강해 보이게 하지만, 실제로는 취약(vulnerable)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존슨 선임연구원은 "시진핑의 가장 큰 위험이자 전략적으로 가장 큰 약점은 자신을 사선((射線) 위에 올려놓았다는 점"이라면서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은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여러 문제를 맡은 부하들을 버릴 수 있었지만, 시 주석은 단기적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숨을 곳이 없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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