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고법 꼭 필요하다"..예상 항소심 대구고법보다 많아

인천시, '인천고법 설립 타당성 연구용역' 결과 발표
'인천고법설립추진위' 구성해 고법 유치 범시민 운동 전개

인천시청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전국 광역시 중 인천과 울산만 고등법원이 없는 가운데, 인천고등법원이 들어서면 접수될 항소심 건수는 연간 1844건으로 추정돼 1812건인 대구고등법원보다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인천시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인천고등법원 설립 타당성 및 파급효과 연구용역’ 결과를 24일 공개했다. 이 용역은 인천시가 사법 접근성을 개선해 시민 불편을 해소하고, 인천고법 설립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4월부터 인천연구원에 의뢰해 이뤄졌다.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인천시와 경기도 부천시·김포시를 담당하고 있는 인천지방법원 관할인구는 2021년 기준 424만명이지만, 통계청 장래인구추계 결과 2037년에는 432만 명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고등법원 중 규모가 가장 작은 대구고법 관할인구는 450만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현재 500만명 이상으로 돼 있는 고법 관할인구 기준을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제시됐다.

또 2020년 기준 인천지법 항소심 중 민사본안은 3405건으로 전국 19개 지방법원 중 서울중앙지법, 수원지법에 이어 3번째로 많았으며, 형사공판은 5510건으로 수원지법 다음으로 많았다. 인천고법 설립시 접수될 예상 항소심은 1844건으로 대구고법 1812건보다 많아 인천에 고등법원을 설치하지 않을 경우 지역 간 형평성 문제가 크게 대두될 것으로 지적됐다.

현재 광역시 중 고등법원이 없는 곳은 인천과 울산 2곳뿐이다. 인천은 2019년 3월 서울고법 인천원외재판부가 개원됐으나 민사·가사부만 설치돼 인천시민은 행정·형사의 항소심을 받기 위해서는 서울고법으로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서울고법까지 평균 통행시간은 대중교통 96.1분, 승용차 71.5분이 소요돼 왕복으로 계산할 경우 최소한 4시간 이상 걸리는 상황이다.

더구나 서울고법은 2020년 기준 전체 고법 중 관할 면적이 제일 넓고 관할인구는 1894만명으로, 두번째로 많은 수원고법의 2배 이상이다. 사건 수는 2만 659건으로 전국 본안 소송 3만 412건 중 절반 이상인 60%가 서울고법에 집중돼 업무 과부하 상태다.

이는 재판의 지연 또는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인천시민의 재판받을 권리를 제한할 수 있어 서울고법의 사법서비스를 분산시킬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인천시 관계자는 "이번 연구결과 인천고법 설립의 당위성을 충분히 확보하게 됐다"며 "연구 결과를 활용해 고등법원 유치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고 홍보자료 등을 제작해 국회와 관련 정부기관 방문과 시민 홍보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고법 설립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김교흥 의원이 발의한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중이다.

인천시는 개정안이 21대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지역 정치권, 법조계,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인천고등법원설립추진위원회(가칭)'를 구성하고 범시민 서명운동, 토론회 등 고법 유치 운동을 적극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