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이사장 맡은 협회에 교육기업 고액 기부금..野 "이해충돌"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후보자가 이사장을 맡은 비영리 재단이 사교육 업체에서 여러 차례 고액의 기부금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후보자 측은 취임하더라도 특정 집단의 이해를 대변하는 일은 없다고 밝혔지만 교육계에서는 기부 업체들이 특혜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AI 교사 도입” 주장…에듀테크 기업에서 1억 받아
24일 교육부와 강득구 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사단법인 아시아교육협회는 지난 2020년 11월 20일 한 교육 업체에서 1억원을 기부 받았다. 이 후보자는 지난 2020년 4월 16일부터 아시아교육협회 초대 이사장을 맡아 오다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올해 9월 29일 이사장직에서 사퇴했다.
이해충돌 의혹이 불거진 것은 그동안 이 후보자가 인공지능(AI) 등 최신 기술을 교육에 접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아시아교육협회에 1억원을 기부한 업체는 AI를 활용한 가정용 학습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업체다.
이 후보자는 지난 6월 서울시교육감 예비 후보로 출마한 당시에도 교육 사기업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았다. 강민정 민주당 의원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전달받은 이 후보자의 서울 교육감 선거 당시 연간 300만원 초과 기부자 명단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지난 5월 11일 에듀테크 협회 관계자와 한 이러닝 업체 임원에게 각 500만원씩 총 1000만원을 기부받았다. 이 후보자는 교육감 선거 때 모든 초·중·고 교실에 AI 보조교사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지만 선거를 완주하지 않고 중도 사퇴한 바 있다.
기부금을 받은 시점도 문제다. 이 후보자는 서울시교육감 선거 예비후보 사퇴 의사를 밝히고 3일 뒤 에듀테크 협회 및 기업 관계자들에게 기부금 1000만원을 받았다. 때문에 후보 사퇴 이후에 기부금을 받았다는 의혹이 나온다. 이 후보자 측은 “5월 8일 사퇴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선관위에 사퇴 신고서를 제출한 시점은 5월 13일이고 기부금은 5월 11일에 받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선거 준비 당시 관련 법령을 준수해 기부금을 받았고 인공지능 교육 관련 공약은 대부분의 교육감 당선자들도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자 “무보수로 일하며 교육격차 해소”
이 후보자 측은 이해충돌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천홍 교육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이 후보자는) 아시아교육협회를 뜻을 같이하는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같이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협회는 저소득층 자녀 교육격차 해소 등 설립 취지에 맞는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며 “기부금 사용 내용은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으며, 평소 교육격차 해소 등 사회공헌 활동을 많이 해 온 A사도 설립 취지에 공감해 기부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후보자는 무보수 비상근 이사장으로 총회 논의를 거쳐 협회 설립 취지에 맞는 다양한 교육격차 해소 사업을 위해 노력했다”며 “임명된다면 특정 집단의 이해를 대변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고 해명했다.
야당 의원들은 28일 청문회에서 이해충돌 문제를 짚고 넘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강득구 의원은 “민간기업의 이익을 위해 복무해온 사람이 과연 교육부 수장으로 적합한지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며 “기부금이 어떻게 쓰였는지 그 내용도 국민에게 상세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 밖에도 이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내면서 추진했던 자립형사립고등학교(자사고) 정책과 올해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면서 내놓았던 공약, 후보자 딸의 복수국적 문제 등이 인사청문회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오랜만이라 몰라보나"…'전국노래자랑' 출연자에 김신영 깜짝 | 중앙일보
- 새신부가 된 '피겨 전설'…김연아의 결혼 뒤 첫 행보는 | 중앙일보
- The JoongAng Plus 런칭기념 무료 체험 이벤트
- '이곳' 때렸더니 몸 털며 도망쳤다…흑곰 물리친 여성 비결 | 중앙일보
- 유동규 "이재명, 김문기를 몰라? 10년 쌓였다, 천천히 말려 죽일 것" | 중앙일보
- "김진태 큰 사고쳤다"…여당 지도부도 꾸짖은 '레고랜드 사태' | 중앙일보
- “500만 달러 송금지시서 입수…노무현 수사 뭉갤 수 없었다” | 중앙일보
- [단독] 윤 관저 첫 손님, 야당 대표 이재명 아니다...5부 요인 초대 | 중앙일보
- '비 청와대 공연 논란'에 하태경이 날린 일침 "꼰대질 그만" | 중앙일보
- "BTS 정국이 쓴 모자, 천만원에 판다"…그 번개장터 글 반전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