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칫국' 마신 보리스 존슨, 英 총리직 탈환 포기

김철오 2022. 10. 24.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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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자 리즈 트러스의 실각으로 영국 총리에 재도전한 보리스 존슨이 돌연 후보에서 물러났다.

카리브해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급거 귀국했던 그는 집권 보수당 의석에서 3분의 1에 달하는 지지를 얻었다며 총리 후보 적임자를 자청한 지 12시간 만에 도전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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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중 귀국해 102명 지지 확보 주장
"내가 유일한 선택지" 선언 12시간 만에
차리 총리 뽑는 보수당 대표 후보 사퇴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지난 22일(현지시간) 수도 런던 인근 개트윅공항에서 입국 절차를 마치고 밖으로 나와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후임자 리즈 트러스의 실각으로 영국 총리에 재도전한 보리스 존슨이 돌연 후보에서 물러났다. 카리브해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급거 귀국했던 그는 집권 보수당 의석에서 3분의 1에 달하는 지지를 얻었다며 총리 후보 적임자를 자청한 지 12시간 만에 도전을 포기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23일(현지시간) “존슨 전 총리가 이날 오전 8시 줌 화상회의에서 지지를 보내준 의원들을 상대로 ‘내가 유일한 차기 총리 후보’라고 강조할 때만 해도 자신감으로 가득했지만, 12시간여 만에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에 후보 자리를 내줬다”고 보도했다.

존슨 전 총리는 카리브해 섬나라 도미니카공화국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트러스 총리의 실각 소식을 듣고 여장을 꾸려 지난 22일 영국 런던 개트윅공항에 도착했다. 이후 숨 가쁜 행보에 나섰다.

존슨 전 총리의 공항 도착 수시간 뒤 제임스 더드리즈 보수당 의원은 트위터에 “존슨 전 총리가 100명 이상의 지지자를 확보했다”며 집권 보수당 대표에 출마할 요건을 충족했다고 주장했다. 영국에서 집권당 대표는 총리를 맡게 된다.

보수당 경선에 출마하려면 소속 의원 357명 중 100명 이상 지지를 얻어야 후보로 등록할 수 있다. 존슨 전 총리는 이보다 많은 102명의 지지를 확보했다며 총리직 탈환에 자신만만했다.

다만 존슨 전 총리와 더드리즈 의원의 주장을 놓고 의문이 불거졌다. ‘파티 게이트’로 불명예 퇴진한 존슨 전 총리에게 3분의 1에 달하는 지지가 모였는지가 의문의 핵심이다. 언론인 출신으로 런던시장을 지낸 존슨 전 총리는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방역을 강화하던 중에도 파티를 한 사실을 들켜 사퇴 압박을 받고 지난 7월 물러났다.

존슨 전 총리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휴가 중 런던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도 승객의 야유를 받았다고 영국 방소 스카이뉴스가 보도했다. 그만큼 대중적 신뢰를 잃었다는 얘기다. 영국 언론들은 존슨 전 총리가 자신을 지지한 의원의 수를 부풀렸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많은 관전자와 보수당 의원 다수는 당내 의원 102명의 지지를 확보했다는 존슨 전 총리의 주장을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존슨 전 총리는 이런 상황에서도 재집권을 낙관하며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지난 22일 저녁 수낵 전 장관과 회동해 단일화를 논의하면서 “내가 유일한 선택지다. 보수당을 결속하기 위해 당신(수낵 전 장관)은 내 뒷줄에 서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수낵 전 장관과 단일화는 무산됐다.

수낵 전 장관은 존슨 전 총리보다 먼저 100명 이상의 지지를 확보해 당대표 후보 자격을 확보했다. 더타임스는 “수낵 전 장관의 더 많은 지지세력을 섭렵하려 했던 존슨 전 총리의 ‘도박’은 실패했다”고 평가했다. 존슨 전 총리가 당 대표 도전을 포기하면서 수낵 전 장관은 총리직에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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