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중앙]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 영화, 어린이 스스로 만들어 즐겨요

김현정 2022. 10. 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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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월에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립니다. 올해 27회를 맞은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10월 5~14일 수많은 사람을 스크린 앞으로 불러 모으며 화려하게 펼쳐졌죠. 평소 보기 힘든 다양한 영화를 만날 수 있는 점은 영화제의 묘미인데요. 영화제 중에는 어린이·청소년을 주인공으로 하는 것도 있습니다. 어린이·청소년이 직접 영화를 만들고, 영화를 즐기는 축제죠. 어릴 때부터 온몸으로 영화를 체험하고 있는 어린이 영화인들을 소년중앙 학생기자단이 만났습니다.

1학년 때부터 영화 수업을 들어온 동답초 학생들이 임서준(맨 뒤 왼쪽)·서연우 학생기자를 둘러싸고 영화를 찍듯 포즈를 취했다.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과 답십리 사이에는 촬영소고개와 촬영소사거리라는 교차로가 있습니다. 사실 이곳에는 과거 1960년대 영화 촬영의 중심지였던 답십리종합영화촬영소(이하 답십리촬영소)가 있었죠. 이만희·임권택·전범성·최무룡 등 수많은 감독과 배우가 이곳을 거쳐갔어요. ‘부부전쟁’(1964) ‘이수일과 심순애’(1965) ‘나운규 일생’(1966) ‘청사초롱’(1967) ‘생명’(1969) 등 80여 편의 영화가 만들어졌습니다.

답십리촬영소는 사라졌지만 그 흔적이 지명에 남아있는 건데요. 한때 쟁쟁한 감독들이 영화를 제작했던 촬영소의 명성을 잊지 않고 이곳에서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1969년 철거된 답십리촬영소 자리에 들어선 동답초등학교 학생들이에요.

서울국제어린이창작영화제

2016년 ‘아해에 의한 아해를 위한 아해들의 영화’를 슬로건으로 서울어린이창작영화제가 탄생했습니다. 아해는 아이를 뜻해요. 동답초는 영화제를 주최하는 것과 동시에 영화 교육 수업을 시작했죠. 전교생을 대상으로 창의적체험활동(창체) 시간을 활용해 어린이들의 영화 만들기를 지원한 거예요.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한 영화제는 서울국제어린이창작영화제(SIKFF)로 명칭을 변경하고 전국 규모에서 국제대회로 판을 키웠습니다.
초등학생 영화인들을 만나러 초등학생 소중 학생기자단이 동답초등학교를 찾아갔어요. 서연우·임서준 학생기자가 주도한 인터뷰에는 김채희(6학년)·서연서(6학년)·이해찬(5학년)·조소준(6학년)·한정모(5학년) 학생이 참여했죠. 또래를 취재하는 건 처음이라 살짝 어색했던 분위기는 영화 이야기를 하며 점차 풀어졌습니다.
연우: 영화 제작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연서: 영화 수업이 있어 참여하게 됐죠. 일주일에 2번 정도 수업해서 1년에 1~2편 영화를 만들어요. 친구들과 협동해서 한 작품을 만드는 게 재밌어요.
소준: 수업서 학생들이 직접 기획하고 영화를 만드는데요. 매주 토요일에 모이는 토요영화동아리도 있어요. 4학년부터 참여할 수 있죠.
해찬: 저는 영화동아리도 해요. 40분 수업이 부족하게 느껴졌거든요. 영화를 더 많이 찍고 싶습니다.

초등학생 임서준·서연우(왼쪽 줄 뒤부터) 학생기자가 동답초 한정모·서연서·이해찬·김채희·조소준(오른쪽 줄 뒤부터) 학생을 인터뷰하며 어린이 영화 제작에 대한 궁금증을 풀었다.

서준: 아이디어를 내고 대본을 쓰고 연기하고 연출해서 영화를 찍고 편집하기까지, 어떤 과정이 가장 흥미로운가요?
채희: 다 해본 결과 배우입니다. 어떻게 연기하느냐에 따라 작품이 바뀌는 게 재밌어요.
소준: 카메라 감독. 배우들의 연기를 찍는 게 좋거든요.
해찬: 한 컷 한 컷 이어 붙이며 이야기를 만드는 과정이 재밌어서 편집!
연서: 아이디어 내는 거요. 모든 과정을 해보니 아이디어가 영화의 뿌리가 되고 중심이 된다는 걸 실감했죠.
정모: 자부심·책임감이 생기는 감독이요. 때론 무거운 자리지만 친구들이 잘해주면 뿌듯해요.
연우: 영화 만드는 데 가장 어려운 부분은?
정모: 의견이 안 맞는 거요.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친구들과 상의하며 풀긴 하지만 어렵죠.
소준: 아직 프로그램 다루는 게 익숙지 않아서 편집.
연서: 저도 편집. 관객에게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고 편하게 보일지 고민이 많아요.
해찬: 연기할 때 생생한 느낌을 표현하는 게 어려워요.
채희: 시나리오 쓰기! 너무 길어도 짧아도 안 되고 현실적으로 촬영도 가능하게 쓰는 게 힘듭니다.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을 옮겨놓은 듯한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 세트장 공간에서 배우처럼 포즈를 잡아본 임서준(왼쪽)·서연우 학생기자.

서준: 영화를 재미있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또 어떤 요소를 넣어야 좋은 영화가 될지 생각해 봤나요?
연서: 일단 대상을 잘 살펴봐야 해요. 보는 사람이 흥미를 가지는 주제를 선택해야 하거든요. 영화 대상이 어린이면 어린이가 좋아하는 주제로, 반전 매력을 잘 활용합니다.
정모: 맞아요. 대중이 좋아하는 요소를 넣거나 최근 유행하는 걸 따와서 만들면 다들 좋아해 주죠. 그 과정에서 창의성을 발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요.
소준: 공포영화도 중간중간 코믹한 부분 넣듯 반대 요소를 잘 써야 해요. 그런 걸 항상 모두 다 같이 생각하며 만들죠.
채희: 만드는 사람이 재밌어야 보는 사람도 재밌을 거라고 생각해요. 공포물도 스토리가 있어야 같이 즐길 수 있듯 이해를 잘할 수 있게 만들어야죠.
해찬: 재밌는 요소도 적당히 넣어야 하고요. 관객이 봤을 때 공감할 수 있는 장면이 많아야 합니다.
연우: 감독으로서 이것만큼은 꼭 하겠다는 원칙이 있나요?
채희: 감독이 영화 제작의 중심인 만큼 배우나 작가가 관심 없어 하는 부분도 관심 갖게 만들어 줍니다.
연서: 다른 파트 친구들이 후회 없이 할 수 있도록 조언해요. 보는 사람이 깔끔하게 느낄 수 있게 지시하죠.

센터에 마련된 세트장에서 서연우(왼쪽)·임서준 학생기자가 의학 드라마를 촬영하듯 포즈를 취했다.

서준: 배우로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하는지?
소준: NG를 좀 내는 편이라 항상 실수하지 않겠다고 다짐해요.
채희: 내 연기로 이 영화를 망치지 않고, 기대해주는 만큼 완벽하게 하고 싶습니다. NG 없이 한 번에 성공하자!
연서: 시나리오를 꼼꼼히 읽고 이 상황에 어떤 감정일까 생각해서 연기하죠.
연우: 촬영할 때 가장 주의하는 점은 뭔가요?
해찬: 연기하는 친구들의 대사가 안 꼬이게 노력해요.
정모: 주변 소리가 같이 들어가지 않게 외부 소음 차단에 힘쓰죠.
소준: 학교 밖으로 나가서 촬영할 때가 있는데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교통안전 등에 주의합니다.
서준: 소품이나 의상 같은 건 어떻게 준비하나요?
채희: 카메라 등 장비는 다 학교에 있고요. 필요한 소품은 선생님께 말해 구매하거나, 친구들이랑 같이 만들죠. 집에서 가져오기도 해요.
연서: 주변에 있는 물건을 최대한 활용합니다.
소준: 촬영은 하루에 끝나지 않고 몇 주간 계속되기도 하는데요. 그럼 첫 촬영 때 입었던 옷을 계속 입어야 해요. 그래서 같은 옷을 두 벌씩 사기도 하죠.

궁궐처럼 꾸며진 세트에서 왕이 된 듯 의상을 골라보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

친구들과 영화 만들고 영화제 참여하고


동답초 학생들은 1학년 때 카메라를 만지며 익숙해지는 것부터 시작, 고학년 기준 평균 20~23차시 정도 영화 수업을 통해 한 학급서 보통 1~2편 정도 만듭니다. 진행 속도나 팀 구성에 따라 3~4편도 만들 수 있고요. 한혜현 교무부장 선생님은 “아이들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영화의 방향을 정하고 좋은 시나리오를 선정 후 감독·배우 등 역할을 자율적으로 맡아 선생님의 도움과 가르침 속에서 영화를 만들어 나간다”고 했죠.
“영화 수업 하면 보통 영화 감상을 먼저 생각하는데요. 동답 친구들은 학기 초 영화 수업을 접하며 올해는 어떤 영화를 찍을 것인지를 가장 관심 있어 해요. 지속해서 영화제와 영화 교육을 접해 영화에 흥미가 많습니다. 토요영화동아리의 경우 올해 4~6학년 15명이 2개 반으로 나뉘어 총 20시간 활동했어요. 또 방학 때 영화 촬영 및 편집에 특화한 영화캠프를 운영하기도 해요. 올여름엔 일주일간 4~6학년 10명이 참여했죠.”
한 선생님은 “영화 수업을 통해 완성한 영화는 영화제에 출품하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 팀을 구성해 영화를 만들어 내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죠. 올해 서울국제어린이창작영화제에는 국내 16개 시도와 5개국 어린이 총 3000여 명이 참여했어요. 초등 167개교, 중고등 27개교, 동아리 등 기타 12개 팀이 총 421편(경쟁부문 193편, 55초 부문 124편, 환경 부문 51편, 비경쟁부문 53편)을 출품했습니다.
서연우(왼쪽)·임서준 학생기자가 CG합성 작업이 가능한 크로마키 가상 스튜디오를 체험했다.
연우: 이번 어린이영화제에 영화를 출품했나요?
채희: 찍긴 했는데 한 장면을 제대로 못 찍어서 결국 영화제엔 못 냈어요. 같은 장소를 다시 섭외할 수 없었죠.
연서: 친구들 사이 인기가 많은 공포물로 기획했는데, 제목은 ‘우리 반은 4반까지’예요. 학교에 휴대전화를 두고 와서 밤에 찾으러 갔다가 귀신을 만나는 내용입니다.
채희: 배경이 밤이라서 어두워야 했는데요. 잘 안 보이는 상황에서 촬영하느라 초점이 제대로 맞지 않은 걸 몰랐어요. 나중에 확인하고 아차 싶었죠.
소준: ‘영휘원과 숭인원’이라고 역사 관련 내용으로 55초 부문에 냈어요. 촬영할 때 비가 많이 와서 찍기 힘들었는데 편집하고 보니까 더 재밌는 요소가 됐죠.
해찬: 코미디 영화 ‘사라진 친구’를 만들었어요. 하품하다가 사라져 버린 친구를 찾아다니며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았죠. 제가 영화동아리 할 때 하품을 많이 하거든요.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었죠. 제가 주인공이어야 했는데, 6학년 형이 하고 싶어 해서 양보했어요. 선생님께 물어보며 편집의 힘으로 사라지는 장면을 완성했습니다.
정모: 포켓몬빵이 한창 인기일 때 착안해서 ‘동답몬빵’을 찍었어요. 포켓몬빵에 든 스티커처럼 학교 상징으로 직접 디자인해서 스티커도 만들어 넣었죠. 스티커를 탐내서 친구들 사이에 싸움이 벌어지는데, 빵을 버린다는 걸 스티커를 버려서 사건이 커지는 내용이에요.
친구들과 함께 만든 영화는 어린이 영화제에도 출품한다. 인터뷰에 참여한 동답초 학생들이 제7회 서울국제어린이창작영화제에 낸 작품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해찬 팀의 ‘사라진 친구’, 한정모 팀의 ‘동답몬빵’, 조소준 팀의 ‘영휘원과 숭인원’.
서준: 영화를 만들면서 친구들과 싸우지는 않나요.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요?
연서: 반에 20명쯤 되다 보니 두 개 팀으로 나눠서 영화를 만드는데요. 감독을 맡은 친구가 너무 이래라저래라 해서 갈등이 생긴 적 있어요. 다 같이 상의해서 감독이 사과하고, 감독만 권력을 갖지 않도록 조처했죠.
해찬: 보통은 거의 싸우지 않고요. 다들 서로를 배려합니다.
연우: 영화 제작과 학업을 병행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영화를 만들면서 힘든 적 있나요?
소준: 학교에서 만들다 보니 크게 힘들진 않아요. 다만 연기할 때 자연스럽게 해야 하는 데 그 부분은 좀 어렵습니다.
채희: 자기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감수하는 편이에요.
연서: 딱히 힘들지 않아요. 편집 같은 경우 숙제처럼 집에서 밤에 하기도 하고, 학원에 가야 하면 그사이 빈 시간을 활용합니다.
정모: 편집하는 친구는 좀 힘들 거 같은데, 저는 안 힘들어요.
해찬: 동아리를 하면 토요일에도 영화를 만드는데요. 조금 힘들긴 하지만 영화 만드는 게 좋아서 괜찮아요.
크로마키 체험 후 가상 스튜디오 옆에 딸린 방에 가면 영상 편집을 할 수 있다.
서준: 영화를 만들면서 가장 재밌는 부분은 뭔가요?
연서: 비하인드 영상 만들기요. 쉬는 시간에 친구들끼리 장난치거나 춤추거나 하는 걸 몰래 찍곤 해요. 찍힌 친구가 동의하면 그걸 가지고 비하인드 영상을 만들죠.
채희: 시나리오를 맡은 친구가 짜오면 누가 무슨 역할 맡을지, 촬영은 어떻게 할지 얘기하는데 그때 상상하는 게 재밌어요.
소준: 배역 정할 때 시나리오에 모두가 하기 싫어하는 대사가 나올 때가 있어요. 다 안 하려고 하면 뽑기로 정하기도 하는데요. 전 걸린 적 없어서 그런지 그런 게 재밌더라고요.
해찬: 가끔 학교 방송실에서 작업하는데, 기계 만지는 재미가 좋아요.
정모: 찍는 거 자체가 재미예요. 영화 만드는 시간이 늘 기다려집니다.
어린이 기자와 어린이 영화인이 만났다. 앞줄 왼쪽부터 소년중앙 임서준·서연우 학생기자와 동답초 이해찬, 둘째줄 왼쪽부터 한정모·김채희·서연서, 맨 뒤 조소준 학생.
연우: 또래 친구들에게 영화 제작을 추천한다면?
정모: 영화를 만들면 추억도 많아져요. 내년에도 재밌고 흥미로운 영화를 만들 겁니다.
채희: 진로를 아직 못 정했다면 어릴 때 이런 활동을 해보는 것도 좋아요. 영화 만들기는 추억도 되고 경험도 되죠.
소준: 영화에 관심 있다면 지금 해보는 게 낫지 않을까요. 나중엔 기회가 없을 수도 있어요.
연서: 남는 건 사진뿐이란 말이 있잖아요. 영화도 남습니다. 중학교에 가서도 영화동아리 같은 활동하면서 영화를 만들 생각이에요.
해찬: 저는 좀 더 발전하고 싶고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학교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때 열심히 할 거고요. 만약 영화동아리가 없다면 직접 만들어서 한번 해보길 추천합니다.
김포국제청소년영화제

동답초 바로 뒤에는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가 있습니다. 동대문구 영화의 거리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6월 28일 문을 열었죠. 동답초 학생들은 센터의 영화 교육 프로그램을 신청해서 듣기도 하고, 영화 제작 시 이곳 시설을 활용하기도 해요. 서연우·임서준 학생기자는 김문영 서울국제어린이창작영화제 사무국장의 안내로 센터를 둘러봤죠. “답십리촬영소는 1960년대 한국영화 촬영의 전성기를 이끌었는데요. 그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이어받아 촬영소가 있던 자리에 영화 전시관과 상영관, 제작 스튜디오 등을 갖춘 센터를 세웠죠. 상영관에선 28일까지 올해 서울국제어린이창작영화제 본선 진출작을 볼 수 있어요.”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를 찾은 소중 학생기자단이 1960년대 영화 제작의 산실이었던 답십리촬영소 모형을 살펴봤다.

소중 학생기자단은 영화 전시관에서 한국영화와 답십리촬영소의 역사를 살펴봤어요. 답십리촬영소는 국내 첫 여성제작자 전옥숙 대표가 대한연합영화주식회사를 답십리동 산 12번지에 설립하며 만들어졌죠. 현재 동답초등학교와 동대문구체육관 일대입니다. 동대문구체육관 앞에는 영화 ‘나운규 일생’의 포스터가 새겨진 답십리촬영소 기념비가 세워졌죠.
전시관에선 모형으로 재현된 촬영소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요. 영화 제작 전반을 자체 해결할 수 있게 녹음실·현상실·변전실 등 당시 기준으론 가장 선진 설비를 갖춘 스튜디오였죠. 1908년 등장한 빠르보 카메라, 아날로그 시대 대표적인 편집기인 무비올라, 영사기 등 과거 영화 제작에 쓰였던 장비도 눈길을 끕니다. 전시관 앞에는 영화 기법 중 하나인 매트페인팅(실사 장면이나 애니메이션과 결합해 특정 공간을 묘사·구성하는 사실적 그림)을 체험해볼 수 있는 도구가 마련됐어요.

영화 기법 중 하나인 매트페인팅(실사 장면이나 애니메이션과 결합해 특정 공간을 묘사·구성하는 사실적 그림)을 체험하는 소중 학생기자단.

영화를 비롯한 문화·예술·인문 도서를 열람할 수 있는 3층 시네마 라이브러리에서 한 층 내려오면 영화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세트장 공간, 크로마키 촬영용 가상 스튜디오 등이 있어요. 또래 영화인들을 인터뷰하며 그 열정을 엿본 소중 학생기자단은 영화 ‘기생충’의 반지하 집 세트에서 포즈를 취하고, 궁궐처럼 꾸며진 세트에서 왕이 된 듯 의상을 골라보고, 수술실 세트에서 의사로 변신하는 등 영화 제작을 간접 체험하러 바쁘게 돌아다녔죠. 김 사무국장은 “스튜디오·미디어실·편집실·녹음실 등 센터 시설은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면 누구나 사용 가능하다”고 귀띔했어요. “방송시스템 원데이 클래스, 영화 포스터 디자인 등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전문 영화 체험교육도 하니 배우고 싶은 수업이 있다면 신청해 보세요.”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부터 촬영소사거리와 촬영소고개 주변은 이른바 영화의 거리로 탈바꿈했습니다. 센터 맞은편 옹벽에는 답십리촬영소에서 촬영한 영화를 필름 조각으로 형상화한 벽화가, 동대문구체육관 맞은편에는 1960년대부터 2019년까지 영화 전문기관 추천작 12편과 함께 감독·배우·캐릭터를 상징화한 벽화가 구현됐죠. 촬영소 고갯길 양측 옹벽에는 196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의 한국 영화제 수상작의 명대사·명장면이 걸렸어요. 영화를 좋아하는 누구나 느긋하게 산책하듯 둘러보며 한국영화의 정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국제청소년영화제

■ 소중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 교내 방송반에 지원한 상태라 이번 취재가 더욱 기대됐어요. 어린이 기자로서 어린이 영상 제작자들을 만나는 게 색달랐죠. 서울국제어린이창작영화제에 대해서도 알게 됐고요. 동답초등학교에는 영화수업이 있다는 게 신기했고 1년에 1~4개나 되는 영화를 제작한다는 사실에 놀라웠어요. 우리 학교에도 영화동아리가 있으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인터뷰를 한 뒤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를 갔는데 학교와 연결된 것이 신기했어요. 아마도 동답초 자리가 옛날 답십리촬영장이어서 그런가 봐요. 개인적으로 2층이 제일 마음에 들었는데 흔히 볼 수 없는 편집장비와 세트장이 있어서 흥미를 느꼈어요. 영화나 역사에 관심이 있는 소중 친구들은 방문해보길 추천합니다.
-서연우(서울 월계초 5) 학생기자

우리 학교에는 영화동아리 같은 건 없어서 동답초 친구들을 만나 새로운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동답초 학생들은 벌써 카메라를 다루고, 편집도 할 줄 안다고 해요. 학교엔 카메라 등 영화 제작 장비도 다수 갖추고 있죠. 다른 학교들과 달리 시간표에 영화 수업도 있어서 반에서 1년마다 1~4편의 영화를 만든다고 합니다. 우리 학교에도 이런 시설이 생기면 좋겠어요. 또 바로 옆에 답십리영화미디어아트센터가 있는데요. 옛날에 영화를 촬영하는 촬영소가 있던 곳이어서 그런지 전시부터 스튜디오까지 영화에 관한 게 많았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가보면 좋겠네요.
-임서준(서울 도성초 5) 학생기자

글=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서연우(서울 월계초 5)·임서준(서울 도성초 5) 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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