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지 않았는데.." 우크라 어린이들, 영문도 모른 채 러 점령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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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자국으로 대량 이주시키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주로 고아나 집단 거주 시설에 살던 아이들을 우크라이나에서 강제로 이주시켜 러시아 가족에 입양시키는 식이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로 강제 이주된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사례를 전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자국으로 강제 이주시킨 정황은 앞서 유엔에서도 보고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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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강압·폭력적인 과정..전쟁범죄 해당"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자국으로 대량 이주시키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주로 고아나 집단 거주 시설에 살던 아이들을 우크라이나에서 강제로 이주시켜 러시아 가족에 입양시키는 식이다. 친척이나 보호자가 아이를 돌려달라고 요청하는 경우에도 감행하는 러시아의 이같은 행동은 전쟁범죄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로 강제 이주된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사례를 전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 10대 소녀인 아냐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의 현지 가정에 입양됐다.
이전까지 부모와 떨어져 마리우폴의 결핵 환자 요양시설에서 지내던 그는 지난봄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이곳을 떠나야 했다.
다행히 아냐는 당시 자원봉사자의 도움으로 앰뷸런스에 올라 자포리자로 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차량은 갑자기 러시아군 검문소로 경로를 변경했다. 결국 아냐는 자포리자가 아닌 러시아가 점령한 도네츠크의 한 병원으로 보내졌다. 자신이 원하지 않았음에도 러시아로 강제 이주하게 된 것이다.
그는 "(도네츠크로) 가고 싶지 않았지만, 아무도 내게 묻지 않았다"며 "난 러시아 시민이 되고 싶지 않다. 내 친구들과 가족은 여기에 없다"고 NYT에 토로했다.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의 기숙학교에 다니다 도네츠크의 병원으로 강제 이송된 어린이도 있었다. 우크라이나 10대 이반 마트코브스키는 "다른 아이들이 러시아행 버스에 억지로 타는 장면을 목격했다"며 "아이들이 항의했지만 아무도 그들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들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처럼 아이들이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로 이주하는 과정은 강압과 폭력을 바탕으로 한 고통스러운 절차였다고 NYT는 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자국으로 강제 이주시킨 정황은 앞서 유엔에서도 보고된 바 있다. AFP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7일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일제 브랜즈 케리스 유엔 인권담당 사무차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을 부모 동행 없이 러시아 점령지 혹은 자국 영토로 이동하도록 강제했다는 믿을만한 주장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러시아 당국자들이 간소한 절차를 거쳐 이 어린이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한 후 러시아인 가족들에게 입양 보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러시아의 이같은 행동이 전쟁범죄일 뿐만 아니라 종족 말살을 뜻하는 제노사이드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6월 화상 연설에서 "지금까지 우크라이나 어린이 20만여명이 강제 출국당했다"며 러시아가 성인과 어린이 모두를 강제 이주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러시아가 강제 이주시킨 사람들을 러시아 영토 가운데 혹은 오지에 분산시켜 놓고 있다"며 "이같은 정책의 목적은 단순히 우리 국민을 훔치는 것뿐 아니라, 강제 출국당한 이들이 우크라이나를 잊고 다시 돌아가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가장 가증스러운 전쟁범죄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반면 러시아 측은 이에 반발했다. 바실리 네벤쟈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우크라이나인들은 범죄자 정권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러시아로 도피해오는 것뿐"이라며 "강제 이주는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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