랄프 로렌에 "당신 디자인은 표절" 일침 가한 멕시코 영부인

김현정 2022. 10. 23. 10: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 유명 패션 브랜드 랄프 로렌이 '당신네 디자인은 표절'이라는 멕시코 영부인의 지적에 곧바로 이를 인정하며 공식 사과했다.

21일(현지시간) 엘우니베르살 등 멕시코 현지 언론들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멕시코 영부인 베아트리스 구티에레스 뮐러 여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 장의 사진과 함께 랄프 로렌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멕시코 원주민 전통 의상 베낀 상품 버젓이 판매
랄프 로렌, 즉각 성명서 발표해 사과 .. 판매 금지 지시 어긴 배경 조사
멕시코 영부인 인스타그램에 게시된 랄프 로렌 '표절 의혹' 의상.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미국 유명 패션 브랜드 랄프 로렌이 '당신네 디자인은 표절'이라는 멕시코 영부인의 지적에 곧바로 이를 인정하며 공식 사과했다.

21일(현지시간) 엘우니베르살 등 멕시코 현지 언론들과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멕시코 영부인 베아트리스 구티에레스 뮐러 여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한 장의 사진과 함께 랄프 로렌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영부인은 글을 통해 "랄프, 우리는 당신이 멕시코 디자인, 특히 전통 의상을 매우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이러한 디자인을 베끼는 것은 표절이며, 아시다시피 표절은 불법이며 부도덕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영부인은 "그러한 일을 계속하려면 적어도 영리 목적이 아닌 사랑으로 해야 하며 원주민 공동체에 피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진에 등장한 의상은 다양한 색상과 스트라이프 패턴이 어우러진 니트 롱 카디건으로, 뮐러 여사는 이를 멕시코 콘틀라(Contla)와 살티요(Saltillo) 지역 전통 의상의 디자인이라고 밝혔다.

영부인이 글을 게시한 지 몇 시간 지나지 않아 랄프 로렌 측은 공식 성명서를 통해 "이런 일이 발생하게 돼 심히 유감스럽다"고 사과했다. 이어 랄프 로렌 측은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대화하겠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랄프 로렌의 해명에 따르면 이미 수개월 전 해당 의류를 매장에서 거두도록 하는 '엄격한 지시'를 내렸음에도, 뮐러 여사의 게시물을 통해 문제의 의류가 여전히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매우 놀랐다고. 또한 해당 제품이 어떻게 매장에서 계속 판매 중이었는지에 대해 진상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멕시코 정부는 자국 원주민 공동체와 전통문화 유산 보호에 대해 엄격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앞서 2015년과 2020년에는 프랑스 디자이너 이사벨 마랑이 멕시코 공동체의 고유한 패턴을 차용한 망토와 블라우스 등을 만들어 멕시코 문화부로부터 항의를 받은 끝에 결국 사과했다. 또 스페인 패션 브랜드 '자라'도 멕시코인들이 식료품을 나르는 데 사용하는 것과 똑같이 생긴 가방을 만들어 훨씬 더 비싼 가격에 판매하는 등의 사례가 잇따라 멕시코에서는 토착 디자인을 보호하기 위해 저작권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었다.

멕시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2018년 취임 이후 미국과 유럽의 경매장에 대한 항의, 수십개의 멕시코 골동품 회수 등 멕시코의 콜럼버스 이전 시대 유산을 되찾기 위한 강력한 캠페인을 시작했다. 이에 지난 7월에는 중국 패션 소매업체인 쉬인(Shein)에 마야 문명 디자인 도용에 대한 해명을 요구해 쉬인은 웹사이트에서 해당 의류를 삭제했다. 멕시코 정부는 프랑스의 루이비통(LVMH), 베네수엘라 디자이너 캐롤리나 헤레라, 스페인의 자라와 망고, 미국 의류업체 앤트로폴로지에 대해 유사한 불만을 계속해서 제기해왔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