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 의향 밝히며 트럼프에 맞선 바이든.."미국인 선호 않는 재대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년 뒤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의지를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리턴 매치'가 예상되지만, 둘 다 후보 적합성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비호감 대결이 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MSNBC와 인터뷰에서 "공식적인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내 의사는 재선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CBS 인터뷰에선 재선 출마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하면서 그가 불출마를 고려하고 있다는 관측이 퍼져나갔다.
하지만 이날 발언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출마 의지를 확실히 밝힌 셈이 됐다.
다만 그는 재선 도전을 공표하는 것과 관련해선 "결정을 내리기까지 시간이 있다"고 덧붙였다. 공식적으로 출마할지 말지에 대해 최종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은 "그 판단을 내릴 경우 다양한 규제를 받게 되며 그 순간부터 나 스스로가 후보로서 행동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인 질 바이든 여사 역시 자신의 재선을 응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중요한 일을 하고 있으며 당신이 그것(대통령직)에서 떠나서는 안 된다"고 한 질 바이든 여사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질 바이든 여사는 바이든 대통령을 "그 누구보다 정부를 잘 이해하는 사람"이라고도 평가했다.
당초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 이후 재선 출마 여부를 공식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럴 경우 다음 미국 대선은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
2024년에 바이든 대통령은 82세, 트럼프 전 대통령은 78세가 된다. 미국 대선 역사상 최고령 대결이 된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먼저 대선 출사표를 낸다면 바이든 대통령도 더 적극적으로 재선 출마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를 백악관에서 몰아낸 것이 미국을 위한 가장 잘한 일이며, 그를 물리치기에 자신이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트럼프의 출마를 자신의 재선 출마의 가장 좋은 명분으로 삼을 거라고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 달 8일 중간선거에서 '마가(MAGA) 공화당'을 심판해 줄 것을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슬로건이었던 마가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의 줄임말로, 현재는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공화당원과 구분하는 개념으로 사용된다.
그러나 둘 다 대선 후보로서의 매력도가 좀처럼 올라가지 않는 게 문제다.
지난 18~21일 실시한 ABC-WP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성향 응답자의 56%는 '바이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대선 후보가 돼야 한다고 답했다.
공화당 성향 응답자 가운데선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원한다는 응답이 47%에 그쳤다. 3년 전 같은 조사에서 67%에 달했던 것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 때문에 WP는 다음 대선에서 바이든-트럼프가 출마한다면 많은 미국인이 선호하지 않는 재대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김필규 특파원 phil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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