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미착용' 이란 클라이밍 선수, 실종설 이어 가택연금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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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열린 국제 스포츠클라이밍 대회에 히잡을 쓰지 않고 출전해 화제를 모았던 이란의 클라이밍 선수 엘나즈 레카비(33)가 가택연금 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앞서 레카비는 지난 10~16일 서울 한강공원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2022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대회에 히잡을 벗고 머리카락을 묶은 채 출전해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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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이란올림픽위원회 건물 구금→가택연금' 의혹 제기
[아시아경제 김성욱 기자] 서울에서 열린 국제 스포츠클라이밍 대회에 히잡을 쓰지 않고 출전해 화제를 모았던 이란의 클라이밍 선수 엘나즈 레카비(33)가 가택연금 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1일(현지시간) 영국 BBC는 한 소식통을 인용해 레카비가 이란올림픽위원회 빌딩에 사복 요원의 감시를 받는 상태로 구금됐으며, 현재 가택연금 상태라고 보도했다. 또 레카비가 귀국 직후 히잡을 쓰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했지만, 이는 그러지 않았을 경우 당국이 가족의 집을 빼앗겠다며 위협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레카비는 지난 10~16일 서울 한강공원 특설경기장에서 열린 2022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대회에 히잡을 벗고 머리카락을 묶은 채 출전해 주목을 받았다. 그가 이란 내 '히잡 시위'를 지지하는 의미로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추측이 나왔다. 레카비가 대회 이후 친구들과 연락이 되지 않자 실종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주한이란대사관은 지난 18일 트위터를 통해 “레카비는 이날 아침 다른 팀원들과 함께 서울을 떠나 이란으로 출발했다”며 “레카비에 대한 모든 가짜뉴스와 허위 정보에 대해서는 강력히 부인한다”고 밝혔다. 레카비도 SNS에 해명글을 남겨 실종과 억류설 등에 대해 일축했다.
이튿날인 지난 19일 새벽 레카비는 이맘 호세이니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는 히잡 미착용에 대해 "의도하지 않은 일"이라며 "신발을 신고 장비를 착용하느라 바빠 히잡을 쓰는 것을 잊어버렸다"고 밝혔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공항에는 수십명의 지지자가 몰려들었으며, 일부는 히잡을 쓰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레카비의 해명에도 인권단체 등에서는 '강요된 자백'일 수 있어 그의 안전이 우려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라비나 샴다사니 UN인권최대표사무소 대변인은 "우리는 이 사안을 인지하고 주의 깊게 들여다보고 있다"며 "관계 당국에서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가택연금설을 두고도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뉴욕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인권센터(CHRI)는 트위터 성명을 통해 "레카비를 보호하기 위해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이 인권단체 및 모든 이란 선수들과 연대해야 한다"며 "이란 정부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어선 안 되며, 그들은 반대 세력을 구금하고 불구로 만들거나 죽였다"고 주장했다.
이란에서는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지 사흘 만인 지난달 16일 숨지면서 반정부 시위가 지속되고 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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