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간 뇌수술 중 색소폰 연주한 환자..'각성 수술' 대체 뭐길래
이탈리아 음악가가 9시간 동안 뇌종양 제거 수술을 받는 도중 색소폰을 연주했다.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파이데이아 국제병원은 13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GZ(35)로 알려진 환자가 뇌종양 제거 수술을 받는 도중 왼손으로 색소폰을 연주했다고 밝혔다.
신경외과 의사 크리스티안 브로냐 박사가 이끄는 의료진은 '각성 수술'을 통해 환자의 신경 기능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뇌종양을 완전히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각성 수술은 뇌의 중요 부위를 수술할 때 환자를 수술 중간에 깨워 환자의 행동과 말 등을 확인하면서 진행하는 수술이다. 뇌에는 고통을 느끼는 '통증 수용체'가 없기 때문에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브로냐 박사는 C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종양이 GZ의 뇌 속 매우 복잡한 위치에 자리 잡고 있었다"며 "게다가 환자가 왼손잡이였기 때문에 뇌의 신경 경로가 훨씬 복잡해 까다로운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GZ는 의료진에게 자신의 음악적 능력이 유지될 수 있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고, 의료진은 GZ가 수술 중 깨어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각성 수술을 제안했다.
GZ는 수술 내내 영화 '러브 스토리(1970)'의 주제곡과 이탈리아 국가 등을 반복해서 연주했고, 의료진은 뇌파 분석 장비를 이용해 건강한 뇌 조직과 종양을 신중히 구별해 제거해 나갔다.
브로냐 박사는 "환자가 수술 중 색소폰 연주를 해줘 뇌의 다양한 기능들을 확인하며 수술을 진행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의료진에게도 매우 유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악기 연주를 하기 위해선 악보를 기억하고, 양손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하며, 박자를 셀 수 있어야 한다"면서 "이것은 높은 인지 기능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개인별로 뇌파 활동이 활발해지는 특정 행동을 하면 건강한 뇌 조직과 종양 부위를 더 정확히 구분할 수 있게 된다.
한편 GZ는 지난 10일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친 뒤 13일 오전 퇴원해 일상으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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