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처 "SPL 사망 현장서 만든 빵 '4만1032개' 시중 유통"

천금주 2022. 10. 2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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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빵공장 20대 노동자 사망 사고 현장 바로 옆에서 생산된 빵 4만여개가 시중에 모두 유통된 것으로 알려졌다.

머니투데이는 지난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혜영 의원이 식약처에서 받은 자료를 근거로 사망사고 발생 다음 날인 지난 16일 SPL 제빵공장에서 생산된 샌드위치 총 19종, 4만1032개가 전국 파리크라상 물류센터를 통해 시중에 전량 출고됐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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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은 파리바게뜨 페이스북 캡처, 우측은 직원 사망 사고 발생 이후 경기도 평택시 SPC 계열 SPL 제빵공장 내부 모습. YTN 보도화면 캡처

제빵공장 20대 노동자 사망 사고 현장 바로 옆에서 생산된 빵 4만여개가 시중에 모두 유통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은 “비정하다”며 분노했다. 특히 많은 누리꾼은 사고 직후 사고 현장을 목격했던 직원들이 다음 날에도 인근에서 작업을 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잔인한 기업의 제품은 사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머니투데이는 지난 2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혜영 의원이 식약처에서 받은 자료를 근거로 사망사고 발생 다음 날인 지난 16일 SPL 제빵공장에서 생산된 샌드위치 총 19종, 4만1032개가 전국 파리크라상 물류센터를 통해 시중에 전량 출고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최 의원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오유경 식약처장에게 직원이 사고로 숨진 현장 옆에서 생산된 제품이 매장으로 유통됐는지 확인해 보고하라고 주문했었다. 이후 식약처가 최 의원에게 서면 답변자료를 보냈다. 자료에 따르면 당시 출고된 4만1032개 샌드위치의 유통기한은 제조 후 64시간으로 22일 현재 기준 모두 경과됐다.

국정 감사에서 최 의원이 지적한 사고 직후 현장에서 제품을 만들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이후 고용노동부의 샌드위치 생산라인 전체 작업중단 명령으로 16일 오후 20시부터 현재까지 작업 중단 상태”라고 답했다. 생산라인은 중단됐지만 사고 당일 사고 현장 옆에서 만든 샌드위치는 모두 유통됐다는 얘기다.

그러나 식약처 해명과는 달리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사고 당시 함께 일했던 직원들이 사고 다음날 인근에서 작업 했던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지난 21일 허 회장은 서울 양재동 SPC그룹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다음날, 사고 장소 인근에서 작업이 진행됐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는 잘못된 일이었다”라고 했다.

허 회장은 또 “그 어떤 이유로도 설명될 수 없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평소 직원들에게 더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제대로 전하지 못한 저의 불찰”이라고 덧붙였다. 허 회장은 이어 “고인 주변에서 함께 일했던 직원들의 충격과 슬픔을 회사가 먼저 헤아리고 보듬어 드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해 매우 안타깝다”며 “힘든 시간을 보냈을 직원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피 묻은 샌드위치가 유통됐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동료를 눈앞에서 잃은 직원들이 다음 날 인근에서 작업에 투입됐고 SPC 측이 빈소에 직원 경조사 지원품(답례품) 명목으로 파리바게뜨 빵 2상자를 놓고 갔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격분했다.

트위터엔 관련 보도들이 공유되며 “역겨운 빵 회사다” “이물질 사고가 있어도 저렇게는 안 하겠다” “옆 기계에 사람이 끼어 숨졌는데 그 옆에서 계속 빵을 생산하고 포장한 광경을 상상해보면 차마 먹을 수 없다” “빵을 수거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인간을 로봇으로 취급하냐” 등의 비난이 쇄도했다.

지난 20일 유족 측은 SPC 측이 “땅콩크림빵과 단밭빵이 담겨 있는 박스를 놓고갔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일부 언론을 통해 “SPC에서 일하다가 사망했는데 이걸 답례품으로 주라고 갖고 온 게 이게 말이 되느냐”며 “인간적으로 이렇게 할 수 있는 거냐고 내가 막 화를 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5일 오전 6시2분 경기도 평택의 한 SPC 계열 제빵공장에서 A씨(23)가 샌드위치 소스 혼합기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 결과 ‘질식에 의한 사망으로 추정된다’는 구두 소견을 경찰 등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망 사고가 혼합기 끼임 방호장치 등 기본적인 안전조치가 없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공장 관계자 1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SPC그룹 계열 SPL본사와 제빵공장을 압수수색 하는 등 수사 중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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