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100년만에 극우 총리 탄생..멜로니 22일 취임 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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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이탈리아에서 독재자 베니토 무솔리니가 파시즘 정권을 수립한 지 100년 만에 극우 총리가 탄생했다. 이탈리아 사상 첫 여성 총리기도 하다.

이탈리아 대통령실에 따르면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조르자 멜로니(45) 이탈리아형제들(FdI) 대표를 총리로 지명하고 정부 구성 권한을 위임했다. 우고 잠페티 대통령실 실장은 "조르자 멜로니가 정부 구성 권한 위임을 수락하고 장관 명단을 제출했다"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 사상 첫 여성 총리이자 무솔리니가 총리에 취임한 1922년으로부터 100년 만에 극우 총리가 탄생하게 됐다. 멜로니 총리 지명자가 이끄는 Fdl은 무솔리니가 세운 국가파시스트당(PNF)의 후신 격이다. 이른바 '파시스트 총리'라고 불리는 그는 반이민·반난민, 반동성애, 반유럽통합 등을 설파하며 입지를 다져온 대표적 극우 정치인이다.

이날 멜로니 총리 지명자는 전임 정부보다 하나 더 많은 24개 부처 장관 명단을 마타렐라 대통령에게 제출해 승인을 얻었다. 재무부 장관에는 잔카를로 조르제티 현 경제개발부 장관, 외교부 장관에는 안토니오 타자니 전 유럽의회 의장, 국방부 장관에는 Fdl 공동 설립자인 구이도 크로세토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멜로니 총리 지명자는 장관 24명과 함께 22일 오전 10시 대통령 관저인 로마 퀴리날레 궁에서 취임 선서를 한다. 새 내각은 다음 주 상원과 하원의 신임투표를 거친 뒤 공식 출범한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정부 구성 협상이 한달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선거 결과가 워낙 명확했기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5일 치러진 조기 총선에서 멜로니 총리 지명자는 마테오 살비니의 동맹(Lega),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전진이탈리아(FI) 등과 우파 연합을 결성해 상원 200석 중 115석, 하원 400석 중 237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거뒀다. 우파 연합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상황이라 반란표가 나오지 않는 한 신임투표 통과가 유력하다.

다만 전날 마타렐라 대통령을 만난 중도 좌파 정당 대표들은 극우 성향의 멜로니가 총리에 지명될 경우 낙태권이 축소되고, 성소수자의 인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며 반대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