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동규 "의리? 이 세계엔 없어..이재명 회견 재밌더라"
“앞으로는 법정에 나가서 내가 아는 사실 그대로 다 이야기하려고 한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21일 중앙일보와 만난 자리에서 한 말이다. 지난 20일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된 그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 재판에 출석했다. 중앙일보는 휴정 시간과 재판 후 그를 따라가 만났다. 유 전 본부장은 재판과 수사가 진행중인 혐의나 의혹에 대해선 함구했지만 그동안의 심경을 드러냈다.
Q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측근 아니다”“부정한 일 하는 줄 알았으면 내쳤을 것”이라고 했을 때 어땠나
A : “(웃음) 그건 그분의 입장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하나도 서운하지 않다. 그분은 그렇게 말하는 거고 그말에 서운한 마음이 들거나 하진 않는다.”
Q : 오늘 이재명 대표가 한푼도 안받았다고 기자회견을 했다.
A : “재판 중에 잠시 기사를 봤다. 굉장히 재미있더라.”
Q : 어떤 부분이 재미있었나
A : “그냥 회견 내용 전체가 재미있었다.”
재판 후 일부 기자들과 마주한 자리에서도 유 전 본부장은 사실을 있는대로 밝히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했다. 그는 “그냥 다 밝히고 잘못한 게 있으면 벌을 받는 게 맞다”며 “내가 좀 미련해서 숨길까 생각했는데 그게 오히려 더 다른 속임을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냥 법을 믿고 행동하기로 마음 먹었다. 나는 회유당할 사람이 아니다. 협박 이런 거 안 통한다”며 “논리 전쟁하지 말고 진실 전쟁, 진실 그대로 가면 되지 않겠나 싶다”고 덧붙였다.
Q :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었나
A : “심경 변화 그런 게 아니다. 진실대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내가 지은 죄가 있다면 그만큼 벌을 받고 남이 (지은 죄가) 저 정도라면 그건 내가 가져갈 수 없는 거다. 그만큼 하려고 한다.”
Q : 돈 움직인 과정에 본인 이름도 나오는데
A : “죄송하게도 그렇게 됐다. 죄송하게도. 그래서 그런 짓을 이제 안 하려고 한다. 이제 안 하려고….”
Q : 그때는 왜 그랬나
A : “의리? (웃음) 그런데 이 세계는 그런 게 없더라. 내가 착각 속에 살았던 거 같다. 구치소에서 1년 명상하면서 깨달은 게 참 많다. 내가 너무 헛된 것을 쫓아다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Q : 여전히 의혹을 부인하는 분들이 있다
A : “다 진실대로 가게 돼 있다고 생각한다. 양파가 아무리 껍질이 많아도 까다보면 속이 나오지 않나. 모든 분들이 그걸 바라실 거 같다. 그래야 이게 정리될 거 같다. 잘못한 사람이 있으면 대가를 치르면 되고 억울한 사람도 생기면 안 되고 (누군가) 누명을 써도 안된다.”
Q : 건강이나 신변의 위협을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A : “‘자살 당한다’ 이런 말도 나오고 별말 다 한다. 인명재천 아니겠나. 그런 거 염려하지 않는다. 진실만 이야기하고, 다 끝나면 조용히 살려고 생각하고 있다.”
“이재명 명령으로 한 건 이재명이 책임져야”
이후 한국일보 인터뷰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실명을 거론했다. 유 전 본부장은 “내 (형량을) 깎아주는 거 원하지도 않는다”며 “같이 지은 죄는 같이 벌을 받고, 내가 안 한 거는 덮어쓰면 안 되고, 이재명 명령으로 한 거는 이재명이가 써야 할 거고. 그렇지 않나. 이게 맞는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용 부원장이나 정진상 실장 등에게 돈이 건너가는 걸) 이재명 대표가 알았다는 말이냐”는 질문에 그는 “모르는 게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정진상이 몰랐겠느냐. 나하고 술을 100번, 1000번 마셨는데. 손바닥으로 하늘은 가릴 수 있어도 숨길 수 없는 게 행적이다. 눈앞에 찍힌 발자국을 어떻게 숨기나. 힘으로 누르겠다? 눌러보라고 해라”고 덧붙였다.
전달된 돈에 대해서도 말했다. “이재명 대표에게 (직접) 전달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이 대표는 아니고 김용. 20억원 달라고 해서 7억원 정도 6억원 정도 전달했다”며 그 시기를 “작년이다. 대선 경선할 때”라고 특정했다. 그러면서 “본선이 열흘 남았는데. (경선에서) 이길 것 같은데 안달이 난 거다. (대장동) 사건 터지니까. 그래서 1주일도 안 된 휴대폰을 버리라고 XX해가지고 휴대폰을 버렸다가 난리가 나고. 하여간 쌓여 있는 게 너무 많아 울분이 안 풀린다”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lee.cha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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