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골드버그 대사 '전술핵' 발언, 맥락 무시하고 다뤄졌다"
미국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20일(현지시간) 최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의 전술핵 배치 관련 발언이 맥락을 무시하고 다뤄졌다면서 미국은 한국을 북핵 위협으로부터 방어하기 위해 핵을 포함한 모든 능력을 동원해 확정억제를 제공하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했다.
고위 당국자의 발언은 이날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의 다음 주 일본 방문 일정을 설명하는 백브리핑에서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 관련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기자가 '한국 정부가 미국에 전술핵 재배치를 요청했나. 골드버그 대사가 지난 화요일 한 행사에서 관련 대화를 거절하면서 무책임하고 위험하다고 말했는데, 그의 입장을 지지하는가'라고 묻자 고위 당국자는 "골드버그 대사의 발언은 문맥을 무시하고 다뤄졌다"면서 "이 문제에 대한 미국의 정책은 바뀌지 않았다"고 답했다.
고위 당국자는 "이 기회를 빌려 확장억제에 관해 이야기하겠다"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핵과 재래식 무기, 미사일 방어 능력을 포함한 미국의 모든 방어 역량을 동원해 한국에 확장 억제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고위 당국자는 골드버그 대사 발언이 어떻게 맥락에서 벗어났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지만, 전술핵 재배치를 미국이 거부했다고 단정한 질문의 전제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골드버그 대사는 지난 18일 관훈클럽 토론회 질의응답에서 "윤 대통령도 이미 핵확산방지조약(NPT)에 대한 한국의 의지를 이야기했다. 따라서 전술핵이든 아니든 간에 위협을 증가시키는 핵무기에 초점을 맞출 게 아니라 오히려 긴장을 늦추기 위해 이런 핵무기를 제거할 필요에 좀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어 "확장억제는 핵전력을 포함한 모든 부문에 있어서 미국이 가진 것을 동원해 보호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미국은 철통 같은 의지를 갖고 있고, 이에 대해 아무도 의심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술핵에 대한 이야기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서 시작됐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서 시작됐든 간에 그것은 굉장히 무책임하고 위험한 것이며, 긴장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언론은 미국이 전술핵 재배치에 부정적 의사를 밝힌 것이라고 해석했다.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한·미가 모든 대북 문제에 있어 협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위 당국자는 "양국은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최근 재가동해 지난달 개최했다"면서 "우리는 또 연합방어태세를 보강해 억제력을 더 강화하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조건에 기초한 전시작전권 전환을 함께 추진한다는 점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고위 당국자는 또 "미국은 북한의 올해 44회에 달하는 탄도미사일 발사와 다른 도발적인 행동을 규탄한다"며 "이들 발사는 다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며 북한의 이웃과 국제사회에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이 추가 도발을 자제하고 지속적이며 실질적인 대화에 나서기를 촉구한다"며 "우리는 이 문제와 관련해 우리 동맹 및 파트너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은 철통 같다"고 강조했다.
이날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의 초점은 한국에 전략 억제 능력을 제공하는 데 있다"면서 "한반도 비핵화에 전념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셔먼 부장관은 오는 24∼26일 일본을 방문해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 아키바 다케오 국가안전보장국장, 스즈키 아쓰오 방위차관을 면담할 예정이다.
26일엔 조현동 외교부 1차관,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한·미·일 외교차관 회담을 하고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대만 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역내 안보 현안에 대한 공조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셔먼 부장관과 조 차관 간 한·미 외교차관 회담도 별도로 열릴 예정이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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