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회장 이름 딴 서울대 강의실에 "피 묻은 빵" 대자보
[소중한 기자]
▲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비서공)'은 지난 20일 서울대 내 SPC 관련 공간인 허영인 세미나실, SPC 농생명과학연구동, 파리바게뜨·파스쿠찌 등 매장에 "SPC에 대한 불매운동에 함께하고 죽음의 일터를 바꾸려는 노동자들과 연대하자"는 내용이 담긴 대자보를 붙였다. |
ⓒ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
SPC그룹과 허영인 회장의 이름을 딴 서울대 공간 곳곳에 "피 묻은 빵"으로 시작하는 대자보가 걸렸다.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아래 비서공)'은 지난 20일 허영인 세미나실, SPC 농생명과학연구동, 학내 파리바게뜨·파스쿠찌, 기타 게시판 등에 붙인 대자보를 통해 "SPC에 대한 불매운동에 함께하고 죽음의 일터를 바꾸려는 노동자들과 연대하자"고 제안했다.
서울대에 있는 허영인 세미나실과 SPC 농생명과학연구동은 과거 허 회장과 SPC의 기금 출연에 따라 만들어진 공간이다.
이은세 비서공 학생대표는 2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도서관에 가면 파리바게뜨와 파스쿠찌가 있고 농생대 쪽에 가면 SPC 이름이 붙은 건물이 있다. 저도 과거엔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지나던 공간"이라며 "학내 건물에 노동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기업의 이름이 붙어있다는 점을 이곳을 지나는 학내 구성원들이 인식했으면 하는 마음에 대자보를 붙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돌아가신 분이 대학생인 저와 비슷한 또래여서 큰 충격을 받았다"라며 "더이상 이러한 안타까운 죽음이 없도록 SPC 문제와 앞으로의 대응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매운동이 완벽한 대응책은 아닐 테지만 사회적 관심을 이끌기 위해 많은 분들이 동참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 허 회장이 나와 직접 사과를 한 것도 여론의 압박이 컸기 때문"이라며 "과거 파리바게뜨의 경우 사회적 합의를 통해 노동자 처우 개선을 약속했음에도 그게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던 게 문제이지 않았나. SPC가 허 회장의 사과에서 그치지 않고 문제해결을 위한 구체적·실질적 대응을 이어갈 것인지 꾸준히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비서공)'은 지난 20일 서울대 내 SPC 관련 공간인 허영인 세미나실, SPC 농생명과학연구동, 파리바게뜨·파스쿠찌 등 매장에 "SPC에 대한 불매운동에 함께하고 죽음의 일터를 바꾸려는 노동자들과 연대하자"는 내용이 담긴 대자보를 붙였다. |
ⓒ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
▲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비서공)'은 지난 20일 서울대 내 SPC 관련 공간인 허영인 세미나실, SPC 농생명과학연구동, 파리바게뜨·파스쿠찌 등 매장에 "SPC에 대한 불매운동에 함께하고 죽음의 일터를 바꾸려는 노동자들과 연대하자"는 내용이 담긴 대자보를 붙였다. |
ⓒ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 |
"서울대에서 SPC는 '사회공헌'을 확대한다며 농생대에 'SPC 농생명과학연구동'을 개관하고 허 회장의 이름을 딴 '허영인 세미나실'까지 설치했습니다. (중략) '사회와 인류에 공헌하는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 나가겠다'고 발언한 허 회장은 서울대 발전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SPC가 '사회적 책임'을 이야기하고 있을 때 SPC 파리바게뜨에서는 청년 제빵 노동자들이 높은 노동 강도 속에서 건강권을 잃어가고 있었습니다."
이어 비서공은 "SPC 파리바게뜨는 인간다운 일터를 요구하던 노동조합을 파괴하고 불법 파견 비정규직 제빵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던 사회적 합의를 무책임하게 저버렸다"라며 "오직 이윤을 위해 비용 절감만을 추구해 온 SPC의 '반사회적' 태도는 최소한의 안전 설비와 인력 충원마저도 비용 절감의 대상으로 삼아오며 결국 청년 노동자의 생명까지 앗아가고 말았다"라고 비판했다.
"SPC는 우리 생활 속 곳곳에 스며들어 있습니다.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포켓몬빵으로 유명한) 삼립, 파스쿠찌, 쉐이크쉑 버거, 에그슬럿, 빚은, 샤니, 파리크라상, 패션5, 베이커리팩토리, 피그인더가든, 퀸즈파크, 시티델리, 베라, 라뜰리에, 그릭슈바인, 스트릿, 디-퀸즈, 리나스, 한상차림, 잠바주스, 커피앳웍스, 티트라, 해피포인트, 더 월드 바인... SPC 계열사들의 긴 목록은 '피 묻은 빵'을 만들어내는 구조가 우리 일상과 그만큼 가까움을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이들은 "우리는 '피 묻은 빵'을 먹지 않음으로써 비인간적 노동조건을 통해 굴러온 죽음의 기계를 함께 멈출 수 있다. 청년 제빵 노동자들의 꿈을 짓밟아온 구조를 함께 끊어낼 수 있다"라며 "SPC가 사망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해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을 때까지, 누군가 죽지 않는 일터를 위해 외쳐온 노동자들의 요구를 묵살하지 않고 처우 개선을 책임 있게 진행할 때까지 SPC 불매에 동참하자. 노동자들의 싸움에 함께 연대하자"고 덧붙였다.
서울대 내 노동자·학생 연대단체인 비서공은 이전부터 SPC의 노동인권 문제에 대해 지적해왔다. 그동안 파리바게뜨 노동자를 위한 권리보장 서명운동, 파리바게뜨 앞 1인시위 등을 벌여온 이들은 노동자 사망 사고 일주일 전에도 "파리바게뜨 청년 제빵사는 눈물이 담긴 빵을 만든다. 정당하고 정직한 땀의 가치를 요구하는 청년 제빵사의 싸움에 함께하자"는 홍보물을 학내에 게시했다.
▲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비서공)'은 지난 20일 서울대 내 SPC 관련 공간인 허영인 세미나실, SPC 농생명과학연구동, 파리바게뜨·파스쿠찌 등 매장에 "SPC에 대한 불매운동에 함께하고 죽음의 일터를 바꾸려는 노동자들과 연대하자"는 내용이 담긴 대자보를 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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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비서공)'은 지난 20일 서울대 내 SPC 관련 공간인 허영인 세미나실, SPC 농생명과학연구동, 파리바게뜨·파스쿠찌 등 매장에 "SPC에 대한 불매운동에 함께하고 죽음의 일터를 바꾸려는 노동자들과 연대하자"는 내용이 담긴 대자보를 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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