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과의 전쟁' 벌이는 콜롬비아 .. 코카 재배 면적은 되레 증가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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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국인 콜롬비아에서 코카인의 원료인 코카 재배 면적이 20여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유엔 마약범죄사무국(UNODC)에 따르면 콜롬비아 내 코카 재배 농가 면적은 2020년 1430㎢(14만3000㏊)에서 지난해 2040㎢(20만4000㏊)로 약 43%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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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정부 "공급 억제 정책은 실패, 미국 등 외부 수요 줄여야"
[아시아경제 윤슬기 기자]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국인 콜롬비아에서 코카인의 원료인 코카 재배 면적이 20여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유엔 마약범죄사무국(UNODC)에 따르면 콜롬비아 내 코카 재배 농가 면적은 2020년 1430㎢(14만3000㏊)에서 지난해 2040㎢(20만4000㏊)로 약 43% 늘었다. 이는 21년 전 UNODC가 콜롬비아 코카인 생산 추이를 살피기 시작한 이래 가장 넓은 면적이다.
같은 기간 코카인 생산량도 1010t에서 1400t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된 마약은 대부분 미국과 유럽으로 흘러 들어갔다.
UNODC 보고서는 코카인 생산량 증가에 대해 기술 개발과 코카 나무 재배 면적 증가로 더 생산성이 높은 품종이 재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십 년간 마약 규제 정책이 지속되고 있지만 오히려 상황이 악화하면서 콜롬비아 정부는 '마약과의 전쟁'이 실패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1971년 선포한 '마약과의 전쟁'은 마약 사범의 강력한 단속과 처벌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뜻한다. 과거 콜롬비아 역시 독성 강한 제초제를 동원해 마약 재배 농가를 단속해왔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코카인 생산량은 3배 가까이 늘었으며, 미국 내 소비되는 코카인의 90%는 여전히 콜롬비아에서 공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한 중독성 탓에 마약 공급이 줄어 가격이 올라도, 소비량은 줄지 않았다.
이렇다 보니 콜롬비아 정부는 자국 내 무분별한 마약 공급 억제 정책 대신, 미국 등 외부의 수요를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단속·처벌 중심의 정책은 마약 거래를 더욱더 음성화해 마약 카르텔의 수익을 늘릴 뿐 마약 수요를 줄이는 효과가 낮다는 것이다.
네스토르 오수나 콜롬비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진행한 UNODC 모니터링 결과 발표에 대해 "마약과의 전쟁이 통하지 않았다는 명백한 증거"라며 '코카인 합법화'까지는 아니지만, 종합적인 새 마약 정책 마련을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마약 재배 면적이 늘면서 콜롬비아 내 생물다양성도 위협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UNODC는 "많은 콜롬비아 코카 농가가 산림 보호구역 내에 있다"며 "코카 재배가 늘면 삼림 벌채 비율도 높아지고 생물다양성도 계속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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