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남부 대대적 후퇴 검토..동부 무너진후 최악 상황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4개 점령지에 계엄령과 대피령을 동시에 발동한 가운데, 러시아군이 드니프로강을 넘어 대규모 후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진단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지역 러시아 합동군 총사령관인 세르게이 수로비킨은 지난 18일 러시아 매체와 인터뷰에서 남부 헤르손 지역의 전황에 대해 "매우 어렵다고 할 수 있다"며 "어렵고 복잡한 결정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발표된 점령지 행정부의 민간인 대피 계획 역시 승인했다.
이에 대해 영국 국방부는 20일 트위터에 게재한 우크라이나전 정보 업데이트에서 "대단히 이례적"이라면서 "이는 러시아 당국이 드니프로 서쪽 지역으로부터 군의 대대적인 철수를 심각하게 고려 중임을 시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러시아 철수 작전에 핵심 문제는 병력과 군 방비를 폭 1천m의 강(드니프로강) 건너로 질서정연하게 빼내는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국방부는 "모든 영구 교량이 심각하게 파손된 가운데 러시아는 최근 수일간 헤르손 인근에 완공한 임시 바지선 교량과 여러 지점에서 계속 가동하는 폰툰(수상 플랫폼) 군용선 부대에 크게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내에서 러시아군의 상황은 지난 7월 초 루한스크 점령 이후 악화일로에 있다.
러시아는 당시까지만 해도 더디지만 꾸준히 점령지를 확대했으나 이후로는 진격 속도가 더욱 느려졌고, 9월에는 동부 하르키우주 전선이 완전히 무너졌고 남부 헤르손 전선도 흔들리고 있다.
이 때문에 러시아가 전날 대피령과 계엄령을 동시에 발동해 점령지 방어 태세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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