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임이 있어서 한국 MMORPG 역사가 만들어졌다
한국은 MMORPG(대규모 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 왕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전 온라인 게임 시절에 완성도 높은 게임성과 많은 인원이 몰려도 쾌적한 서버 기술력으로 전 세계 게임업계를 놀라게 했으며, 모바일 게임이 대세가 된 지금도 모바일과 PC의 멀티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매출 상위권을 완벽히 장악하고 있다.
이용자의 과금 부담이 큰 게임 구조 때문에 비판의 목소리도 있기는 하지만, 모든 장르의 강점을 집약시킨 게임 콘텐츠의 끝판왕이라는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렇게 MMORPG가 대세 장르로 군림하게 된 것은 게임사의 자본과 기술력을 집약시킨 여러 게임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완성도를 계속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 소개할 게임들은 “이 게임들을 빼놓고는 한국 MMORPG의 역사를 말할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엄청난 영향력을 끼쳤다.
한국 MMORPG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게임이라고 하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가 가장 먼저 언급될 수 밖에 없다. 온라인 게임 초창기 시절 MMORPG의 기본을 확립시켰으며, 지금까지도 수많은 모바일MMORPG가 ‘리니지’의 영향을 받아 탄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년 넘게 다져온 콘텐츠는 그 어떤 게임도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하며, 수 많은 게이머들이 한 곳에 모여 대규모 전투를 벌이는 공성전은 MMORPG의 정석으로 자리잡았다.
‘리니지’와 더불어 한국 MMORPG의 시작이라고 불리는 넥슨의 ‘바람의 나라’도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세계 최초의 그래픽 기반 온라인 게임이고,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랜 기간 서비스되고 있는 MMORPG라는 기록을 계속 갱신하고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지금도 보기 힘든 한국을 배경으로 한 MMORPG이기 때문이다.
국내 MMORPG들은 대부분 중세 판타지나 무협을 배경으로 만들어졌지만, ‘바람의 나라’는 고구려 2대 왕인 유리왕의 아들 대무신왕 무휼의 정벌담에, 차비 연, 아들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의 사랑 이야기를 더한 김진 만화가의 원작을 기반으로, 한국 문화의 매력을 전 세계에 전파했다.
일본이 애니메이션과 만화, 게임 등을 통해 전세계에 일본 문화를 전파해, 아시아 문화라고 하면 일본 문화를 먼저 떠올리게 만든 것을 보면, 한국 게임이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을 가장 먼저 제시한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에 게임 한류를 퍼트린 일등 공신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도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악튜러스를 만든 김학규 대표가 개발한 ‘라그나로크’는 특유의 귀여운 캐릭터들과 강력한 커뮤니티를 앞세워 전 세계 91개국에 서비스되면서 1억명이 넘는 이용자가 즐기는 글로벌 게임으로 자리잡았다.
이전까지 MMORPG는 성인 남성 취향의 게임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귀여움을 무기로 젊은 층, 특히 여성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라그나로크’ 덕분에 캐주얼 MMORPG의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면서, 추후 캐주얼 MMORPG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지금은 오랜 세월로 인해 예전 같은 인기를 자랑하고 있지는 않지만, 여전히 강력한 인지도를 바탕으로 다양한 후속작들이 등장하면서 그라비티의 든든한 기둥이 되고 있다.
위메이드의 ‘미르의 전설2’는 한국 게임업계에 해외 진출과 IP(지식 재산)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게임이다. 한국에서는 ‘리니지’에 밀려서 대세 게임으로 자리잡지 못했지만, 발 빠르게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수많은 아류작들을 탄생시켰다. 국내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한 덕분이다.
이후 중국 퍼블리셔와 표절 분쟁, 불법 서버 등 법정 소식으로 이름이 더 많이 거론되기도 했으며, 지금도 모바일 IP 관련 저작권 문제로 분쟁이 진행 중인 상태다. ‘미르의 전설2’ 이전에는 게임업계에 IP 관련 인식이 많지 않았으나, ‘미르의 전설2’ 사태 이후 이후 모든 계약서에 IP 관련 항목이 추가됐다. 게임을 성공시키는 것도 어렵지만, 지키는 것도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앞서 소개된 게임들이 온라인 게임 시장이 커지기 전에 빠르게 진출해서 이름을 알린 경우라면 엔씨소프트의 ‘아이온’은 전 세계에 한국 게임사의 기술력을 과시한 사례다.
‘아이온’은 당시 전 세계 MMORPG 시장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장악하고 있던 시절에, 그에 못지 않은 완성도로 주목을 받으며, 160주 연속 PC방 점유율 1위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웠다.
지금은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가 기록을 갱신했지만, 당시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하면서 한국 MMORPG 장르의 최고 전성기를 이끌었다. 당시 ‘리니지2’ 이후 별다른 성공작이 없어서 위기설이 돌던 엔씨소프트는 ‘아이온’의 성공에 힘입어 국내 최상급 개발사의 위치를 굳힐 수 있었다.
특히 전투의 양상을 공중까지 확대시키고, 3차원 공간에서 대규모 진영전까지 즐길 수 있도록 구현한 기술력은 지금도 높게 평가받는다. ‘아이온’이 서비스된지 14년이 지난 지금도 ‘아이온’만큼 공중전투를 매력적으로 구현한 MMORPG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
지금은 모바일MMORPG가 대세가 되면서 과거만큼의 인기를 자랑하고 있지는 않지만, 전성기를 그리워하는 이들을 위한 ‘클래식 서버’를 오픈하고, 오는 11월 9일에 대규모 콘텐츠 업데이트를 예고하는 등 여전히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기념비적인 게임들 덕분에 이전에는 한국 MMORPG가 전 세계 MMORPG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했었지만, 현재는 ‘원신’으로 대표되는 중국 게임들이 무서운 기세로 한국 게임들을 추월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동안 국내 게임사들이 매출 극대화에 치중하면서 새로운 도전에 소극적이었던 것이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이제 해외 콘솔 시장 도전을 선언하는 등 이전과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이겠다고 선언한 만큼, K-MMORPG가 다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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