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집됐거나, 도망갔거나' 거리에서 사라진 러시아 남자들 .. 그 후폭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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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의 예비군 동원령 이후 모스크바 거리의 식당과 커뮤니티, 파티 등에서 남성들의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NYT는 최근 몇 주간 모스크바 거리에서 남성들이 눈에 띄게 줄어든 이유로 많은 남성이 정부의 동원령으로 끌려갔거나 정부의 강제 징집과 계엄령 선포 가능성에 외국 등지로 피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러시아 당국 징집 절차 마무리 단계현재까지 러시아를 탈출한 남성의 수가 정확한 숫자는 집계된 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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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상황, 경제난 겪던 2008년 아테네 때와 비슷해"
[아시아경제 방제일 기자]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의 예비군 동원령 이후 모스크바 거리의 식당과 커뮤니티, 파티 등에서 남성들의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NYT는 최근 몇 주간 모스크바 거리에서 남성들이 눈에 띄게 줄어든 이유로 많은 남성이 정부의 동원령으로 끌려갔거나 정부의 강제 징집과 계엄령 선포 가능성에 외국 등지로 피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까지 정부 징집대원들은 지하철 출입구를 지키며 남성들의 서류를 확인했고, 노숙자 쉼터에서 수십 명을 체포하거나 카페에 들이닥쳐 징집 대상자를 수색하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 러시아 내 우크라이나 접경지역 8곳에 이동 제한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 러시아 당국 징집 절차 마무리 단계
현재까지 러시아를 탈출한 남성의 수가 정확한 숫자는 집계된 바 없다. 다만 카자흐스탄 정부에 따르면 최소 20만명의 러시아 남성이 카자흐스탄으로 건너갔다. 또 다른 수만명은 조지아·아르메니아·이스라엘 등지로 향한 것으로 추정된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4일 동원령으로 총 22만명이 징집됐다고 밝혔지만, 이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러시아를 떠났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러시아 당국의 징집 절차는 마무리됐지만, 남성들의 부재는 경기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모스크바 시내 식당에서는 지난 2주간 주문금액이 1500루블(약 3만 5000원)을 넘긴 주문 건수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 감소했다.
러시아 경제지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자국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는 9월 한 달에만 529개 지점이 폐점했다. 항공사 아에로플로트는 모스크바 중심가인 페트로프카 거리의 지점 영업을 중단했다.
모스크바 시내 인기 바버샵(남성 전문 미용실)인 '찹찹'(Chop-Chop)의 매니저 '올리아'는 NYT에 "평소엔 지금 손님으로 가득 찼을 시간인데 고객의 반의 없어졌다"고 말했다. 찹찹 바버샵 체인 창업주인 알렉세이 에밀로프는 전국 70개 매장 중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고객들이 현저히 줄어들었다며 "지금 모스크바 상황은 경제난을 겪던 2008년 아테네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 전쟁으로 러시아 인구위기도 앞당겨질 전망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의 인구위기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전날 미국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 1일 기준 러시아의 인구는 연초보다 47만 5500명이 감소해 1억451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구소련이 붕괴한 지난 1991년의 1억4830만명보다도 320만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이고리 예프레모프 모스크바 가이다르 연구소 인구학 전문가는 "예상대로 향후 몇 개월 동안 군사작전이 계속되면 러시아의 내년 출생아 수는 120만명 이하에 그칠 것인데, 이는 러시아 현대사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옐레나 추릴로바 모스크바 고등경제대학 산하 국제 인구·보건연구소 연구원도 "불확실성의 시기에 많은 부부는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출산을 미루려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에 우리는 더 낮은 출생률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렉산드르 이사코프 러시아 경제학자는 "러시아의 인구는 감소해왔고 전쟁은 이민, 출산율 저하, 전사자 등으로 감소 폭을 더 키울 것"이라면서 "이는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약화하고 예산 정책에 부담을 안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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