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물가에 생계비 위기..유럽 전역에서 파업 확산
獨 기장들 파업해 항공대란..英 물류노조 이달말 파업 예고
우크라 인근 국가 인플레 극심..헝가리 빵값 1년새 77% 올라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유럽의 물가가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유럽 전역에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이 확산하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에서는 항공과 철도 노조가 파업에 나서면서 교통 대란이 벌어지고, 빵값이 1년 만에 무려 77% 오른 헝가리에서는 교사들 파업에 학부모와 학생들이 가세하면서 정부와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최대 정유사 토탈에너지 노조의 파업이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노동총동맹(CGT)이 이날 파업을 종료키로 했지만 다른 3개 단체 노동민주동맹(CFDT), 관리직총동맹(CFE-CGC), 노동자의힘(FO)은 파업을 지속하기로 했다. 토탈에너지 정유사 노조의 파업은 지난달 20일 시작돼 이 날로 꼭 한 달을 맞았다. 노조는 생계비 해결을 위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고, 그 여파로 현재 프랑스 전국 주유소 3곳 중 1곳이 연료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등 주유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AP 등에 따르면 지난 18일 프랑스 전역에서 대규모 시위가 잇따랐으며 이날 운송 노동자, 교사, 의료 종사자 등 10만명이 넘는 인원이 파업에 참여했다. 이날 철도 노조도 전국 파업에 나서면서 프랑스 지방의 기차 운행량이 절반으로 줄었고 프랑스 파리와 영국 런던을 잇는 유로스타도 운행이 중단됐다.
독일 최대 항공사 루프트한자의 저가항공 자회사 유로윙 기장들도 지난 17일부터 사흘간 파업을 벌였다. 파업 첫날인 17일 전체 예정된 488개 운항 노선 중 240개 노선의 운항이 취소됐고 18일에도 절반가량 운항 취소가 잇따라 항공 대란이 벌어졌다.
영국에서도 물류 노조가 이달 말부터 5일간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영국 최대 컨테이너항인 리버풀에서도 항만 노동자 수백 명이 오는 24일부터 2주 이상 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헝가리에서는 최근 학생과 학부모 수천 명이 교사들과 함께 시위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교사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자 정부가 시위 참여 교사 5명을 해고했고 이에 반정부 시위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교사들은 정부의 해고 조치에 반발해 더 거세게 시위에 나서고 있고 학부모와 학생들까지 가세하면서 정부와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우크라니아와 동쪽 일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헝가리는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1%에 달할 정도로 인플레이션이 극심하다. 뉴욕타임스는 전쟁 인근 지역일수록 인플레이션이 심각하다며 헝가리의 빵 가격이 1년 전보다 77%나 올랐다고 전했다. 크로아티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슬로바키아의 빵 가격도 30% 이상 올랐다.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유럽의 인플레이션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영국 통계청은 19일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동월대비 10.1%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영국의 CPI 상승률은 지난 7월 주요 7개국(G7) 중 처음으로 10% 선에 진입하며 10.1%를 기록했다.
8월에 9.9%로 소폭 하락했지만 9월에 다시 두 자릿수를 회복하며 7월과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료품 항목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6.5%로 8월 6.3%보다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영국의 물가 상승률이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이 확인됨에 따라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다음 달 3일 통화정책회의에서 다시 한번 긴축의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BOE는 최근 두 차례 연속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결정하는 등 지난해 12월부터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다.
유럽연합(EU) 통계청인 유로스탯도 이날 9월 CPI 상승률이 9.9%로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앞서 발표된 예비치보다 0.1%포인트 둔화됐으나 8월(9.1%)보다 상승률이 크게 오르며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사상 첫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결정했고 오는 27일 통화정책회의에서 다시 자이언트스텝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성유리 "억울하다" 했지만…남편 안성현, '코인상장뒷돈' 실형 위기 - 아시아경제
- "결혼해도 물장사할거야?"…카페하는 여친에 비수꽂은 남친 어머니 - 아시아경제
- "37억 신혼집 해줬는데 불륜에 공금 유용"…트리플스타 전 부인 폭로 - 아시아경제
- "밤마다 희생자들 귀신 나타나"…교도관이 전한 '살인마' 유영철 근황 - 아시아경제
- '814억 사기' 한국 걸그룹 출신 태국 유튜버…도피 2년만에 덜미 - 아시아경제
- "일본인 패주고 싶다" 日 여배우, 자국서 십자포화 맞자 결국 - 아시아경제
- "전우들 시체 밑에서 살았다"…유일한 생존 北 병사 추정 영상 확산 - 아시아경제
- "머스크, 빈말 아니었네"…김예지, 국내 첫 테슬라 앰배서더 선정 - 아시아경제
- "고3 제자와 외도안했다"는 아내…꽁초까지 주워 DNA 검사한 남편 - 아시아경제
- "가자, 중국인!"…이강인에 인종차별 PSG팬 '영구 강퇴'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