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내무장관도 교체..교육·통상 내각 줄사의 번지나

조유진 2022. 10. 2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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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장관이 교체된 지 닷새 만에 내무장관까지 자진 사퇴하면서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의 정치적 위기가 깊어지고 있다.

이어 내무장관을 교체하며 위기 대응에 발 빠르게 나섰지만, 내각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가는 트러스 총리의 총체적인 위기를 시사한다고 전했다.

이후 트러스 총리는 감세안의 실패를 자인하면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쿼지 콰텡 재무장관을 경질했지만, 집권당인 보수당마저 거세게 반발하며 사퇴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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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엘라 브레이버먼 영국 내무장관.(사진출처:블룸버그 통신)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재무장관이 교체된 지 닷새 만에 내무장관까지 자진 사퇴하면서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의 정치적 위기가 깊어지고 있다. 교육·통상 장관의 사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이번 내무장관 사임이 트러스 내각 핵심 각료들의 줄사의로 번질지 주목된다.

19일(현지시간) 가디언 등 주요 외신들은 수엘라 브레이버먼 내무장관이 취임 43일 만에 사임했다고 전했다. 이는 쿼지 콰텡 전 재무장관의 경질로 지난 14일 제레미 헌트 재무장관이 임명된 지 닷새만이다. 지난달 6일 트러스 내각이 들어선 지 6주 만에 2명의 장관 교체가 이뤄진 셈이다.

브레이버먼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공유한 ‘총리에게 보낸 사직서’에서 "실수에 책임을 지고 사임한다"고 밝혔다. 외신들은 브레이버먼이 개인 휴대전화로 기밀문서를 공유한 보안 규정 위반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고 전했다.

트러스 총리는 브레이버먼의 사의 표명 1시간 만에 "당신이 결정을 존중하고 사임을 받아들인다"며 이를 수리하고, 후임으로 그랜트 섑스 전 교통장관을 지명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러스 총리가 자신에 대한 비판에 앞장서 온 섑스를 후임으로 내세운 건 "총리직 유지에 집착하는 트러스의 극단적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어 내무장관을 교체하며 위기 대응에 발 빠르게 나섰지만, 내각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가는 트러스 총리의 총체적인 위기를 시사한다고 전했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는 섑스는 최고 소득세율 폐지 등 트러스 총리의 대규모 감세안을 비판하는 보수당 목소리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섑스는 트러스 총리가 처한 곤경을 에베레스트 산에 오르는 것에 비유하며 "트러스 총리가 총리직을 유지하는 것은 어둠 속에서 바늘귀를 꿰는 것과 같다"고 비판한 바 있다.

CNBC는 브레이버먼이 사퇴한 표면적인 이유는 안보 규정 위반이지만 그가 쓴 사직서는 궁지에 몰린 트러스 총리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읽힌다고 전했다.

브레이버먼 전 장관은 사직서에서 "우리는 격동의 시기를 겪고 있고, 현 정부 방향이 우려된다"고 적으며 내각에 대한 우려와 비판을 강력하게 피력했다.

이어 "우리가 실수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고, 우리가 실수한 것을 모두가 보지 못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마법처럼 일이 잘 풀리기를 바라는 것은 진지한 정치가 아니다. 나는 실수를 했다. 나는 책임을 지고 사임한다"고 적었다.

브레이버먼은 보수당 당대표 경선에 나서 트러스 총리와 경쟁했던 인물로, 2018년부터 3년간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업무를 담당했으며, 2020~2022년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사진출처:폴리티코)

영국 주요 언론들은 이번 내무장관의 사임이 트러스 내각 장관들의 줄사퇴로 이어질지 주목했다. 앞서 ‘파티 게이트’ 사건으로 논란이 된 보리스 존슨 총리도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이 사표를 던지고 이어진 내각의 줄사퇴 압박을 버티지 못하고 물러난 바 있다.

지난달 6일 취임한 트러스 총리는 450억파운드 규모의 대대적인 감세안을 발표했으나 글로벌 경제 상황에 역행하는 정책으로 금융시장이 큰 혼란에 빠지면서 비난을 받았다.

이후 트러스 총리는 감세안의 실패를 자인하면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쿼지 콰텡 재무장관을 경질했지만, 집권당인 보수당마저 거세게 반발하며 사퇴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트러스는 이날 하원에서 개최된 정례 주간 총리 질의응답(PMQ)에 참석해서 야당의 사임 요구에 "죄송하다, 실수를 저질렀다"고 사과를 하면서도 "나는 싸우는 사람이지 그만두는 사람이 아니다"며 총리직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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