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시진핑..3년임은 미국에 축복" NYT 묘한 감사편지
“당신의 3연임이 언젠가는 미국과 다른 자유 국가에게 예상치 못한 축복 중 하나로 인정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퓰리처상 수상 언론인 브렛 스티븐스가 쓴 ‘고마워요, 시진핑’(Thank You, Xi Jinping)이란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친애하는 시 주석에게’로 시작하는 이 칼럼은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통해 사실상 종신집권을 앞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편지 형식을 띠고 있다.
그는 먼저 10년 전 시 주석이 집권할 당시의 중국을 뒤돌아봤다.
10년 전 많은 서구국가는 당시 고속성장을 거듭하던 중국이 멀지 않은 시기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경제국가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또 부유한 중국이 유럽과 중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전 세계에 걸쳐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
상류층 미국인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중국어 교육을 하는 것을 자랑스러워한 것도 이 시기였다.
중국이 세계 경제와 문화를 주도했던 고대의 영광을 되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부른 현상이었다는 게 스티븐스의 분석이다.
이어 스티븐스는 시 주석 집권 후 10년이 지난 현재의 중국 상황을 들여다보며 10년 전과 비교했다.
신장 위구르 주민들에 대한 탄압은 구(舊)소련 시절 강제수용소에 비교할만하고, 시 주석이 내세우는 경제 개혁은 사실상 비효율적인 국영기업 체제로의 퇴행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또 스티븐스는 시 주석의 코로나바이러스 제로 정책이 중국의 대도시를 거대하고 살기 힘든 감옥 식민지로 변모시켰고 강압적인 외교 정책은 일본이 재무장하도록 부채질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대만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약속하도록부추기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군사와 경제력을 앞세운 하드파워가 문화 등 소프트파워를 앞설 수 없다’는 조셉 나이 하버드대 정치학자의 발언을 소개한 뒤 “이 모든것이 중국을 두려움의 대상으로 만들 수 있겠지만, 시 주석 당신의 권력이 강해진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시 주석이 자신도 의도하지 않게 자유세계와 비자유 세계의 경쟁에서 자유세계에 유리한 행동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같은 주장에 대한 근거 대신 NYT의 동료 칼럼니스트인 톰 프리드먼을 인용해 “시 주석 치하의 중국에서 하루라도 살고 싶은 사람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스티븐스는 미국 시스템과 정치 지도자들은 결점이 있고 과거의 장점들도 퇴색했지만 시 주석 체제의 암울한 중국을 대안으로 삼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 “이게 바로 미국이 시 주석에게 감사해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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