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달 베일벗는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상장폐지 기준 강화도 박차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코스닥 시장이 유가증권(코스피)시장의 2부 리그로 받아들여지는 숙명에서 드디어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나스닥(NASDAQ) 시장에 애플이나 테슬라와 같은 대형 기술기업들이 상장돼 거래되는 것처럼 한국 코스닥 시장에도 별도의 세그먼트(부문)가 탄생한다.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에 편입된 기업들로 구성된 지수도 출시된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를 총괄하는 홍순욱 부이사장(코스닥시장본부장)은 18일 오후 3시 거래소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이달 중으로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편입 기준, 운영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지수도 산출한다"고 밝혔다.
세그먼트는 시장 브랜드는 동일하게 공유하지만, 소속 기업의 특성에 따라 진입·퇴출 등이 독립적인 부분 시장이다. 글로벌 세그먼트는 시장을 대표하는 우량기업들을 모아 놓은 기업군 개념이다. 해당 세그먼트에는 코스닥 상위 5%가량에 해당하는 우량 기업들로 구성될 예정이다. 세그먼트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시가총액 ▲영업실적 ▲지배구조 ▲유동성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더불어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에 포함될 기업 선정 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 중 지배구조(G)를 적극 활용한다. 홍 부이사장은 "유가증권시장도 공식적으로 지배구조(G)만 반영하고 있고, 아직 E(환경)와 S(사회)는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이번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도 지배구조만 반영한다"고 전했다. 한국거래소는 선별된 기업들로 구성된 세그먼트를 통해 코스닥 시장의 평판 향상과 외국인 투자 유입을 적극적으로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최근 홍 부이사장은 코스닥 시장 발전을 위한 상장폐지 기준 강화 작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거래소는 현재 기업 회생 가능성과 투자자 피해 최소화를 위해 상장폐지 요건과 절차를 준비 중이다. 이는 자본시장 공정성과 신뢰 회복을 위한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된 것이다. 이제까지 2년 연속 자본잠식률이 50% 이상이거나 2년 연속 매출액이 50억원 미만 코스피 종목 등 재무요건을 갖추지 못한 기업들은 소명 기회도 없이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됐다. 하지만 획일적으로 과거 재무수치 기준을 적용하는 게 무리하다고 판단, 앞으로는 기업 회생가능성이나 사업성 등 미래를 고려해 상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그는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폐지 기업 수가 많다 보니 코스닥시장본부가 상장 규정 개정을 전담하기로 했다"면서 "내달 경에는 구체적인 기준을 정립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더불어 특례상장의 큰 축인 기술평가의 새로운 모델을 내년에 도입하기 위한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술특례상장제도는 전문 평가기관으로부터 일정 수준 이상의 등급을 받거나 상장 주관사의 추천을 받은 기업이 일반상장보다 완화된 재무 요건으로 상장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다. 기술력이 있더라도 당장 수익을 내지 못해 투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위해 도입됐다. 홍 부이사장이 집중적으로 개정하는 부분은 표준화다. 그는 "현재 특례상장의 중추인 기술평가는 24개의 전문기관이 담당하는데, 평가지표가 기관별로 다르다"면서 "이에 따라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중첩된 평가지표를 제거하고 공통된 지표를 찾아 모델을 재구성했고, 더불어 근래 등장하기 시작한 융복합 업종을 포용할 수 있는 평가지표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평가를 담당하는 기관의 익명을 보장해 독립성을 강화하고 양식을 통일해 평가 프로세스도 개선했다. 홍 부이사장은 "표준평가모델을 만들어 24개 평기기관에 배포하고, 이걸 기초로 평가하게 되면 편차가 줄어 통일성이 확보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업종도 용이해질 것"이라며 "이 연구를 올해 계속 하고 있고 내년 2월에는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코넥스 시장에 대해서는 활성화 정책을 이어가며 정체성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코넥스는 코스닥 상장의 가교 역할을 위해 만들어진 시장이다. 코스닥으로 바로 상장하지 못하는 기업들을 위한 상당 사다리 역할을 하는 곳이다. 2013년 7월 개설된 코넥스 시장은 2016년 50곳이 상장하며 정점을 찍었지만 2017년 29곳, 2018년 21곳, 2019년 19곳에 이어 2020년 12곳까지 계속 줄었다. 지난해는 단 7개사만 상장했다. 사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갈수록 상장 수가 줄어들면서 개설 취지가 무색해져 정체성에 대한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홍 부이사장은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 수를 살펴보면 설립 목적은 달성했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면서 "코스닥 시장 진입 문턱이 낮아져 코스닥으로 바로 가는 기업 수가 늘어나고 있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바로 갈 수 없는 기업들이 코넥스를 찾을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시장 자체는 위축됐음에도 올해 코넥스 상장 수는 최소 12개 정도 예상하고 있다"면서 "활성화 방안을 계속 펼쳐 시장을 이끌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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