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 강조하는 미소녀 게임. 이쁜 외모만으로는 한계 있다
올해 미소녀 게임 시장을 평정할 것이라고 예상됐던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가 예상치 못한 운영 이슈로 한번 주저 앉으면서 하반기 미소녀 게임 시장의 흐름이 더욱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는 간담회 이후 전담팀을 새롭게 구축하면서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 다시 이전의 인기를 회복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미소녀 게임의 본산지인 일본 시장을 평정한 최강자도 빈틈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신작 게임들은 이용자들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다면 충분히 해볼만한 싸움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하반기 출시를 앞두고 있는 신작 미소녀 게임들을 살펴보면 굉장히 파격적인 세계관이 눈길을 끌고 있다. 요즘 미소녀 게임들의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미소녀 게임 마니아들의 눈높이도 상당히 높아져서, 단순히 이쁜 외모만으로는 취향 저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 미소녀 게임 마니아들은 캐릭터에 입덕(특정 캐릭터 팬이 되는 것을 말하는 신조어)할 때 외모와 성우는 물론, 그 캐릭터가 담고 있는 서사까지 모든 부분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오는 27일 출시를 발표한 아이스노게임즈의 신작 ‘무기미도’는 인류 문명이 파괴된 범죄도시를 배경으로, 교소도 신임 국장으로 부임한 이용자가 범죄자들의 특수한 힘을 이용해 도시를 위협하는 괴물들에 맞서 싸운다는 독특한 설정으로 주목받고 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설정만으로도 독특한데, 게임의 중심이 되는 미소녀들이 범죄자라는 설정까지 더했기 때문에, 홍보 이미지로 캐릭터들의 머그샷(체포한 범인을 촬영한 사진)을 선보일 정도로 파격적이다.
게임 플레이도 디펜스에 전략RPG(역할 수행 게임)을 더해서, 미소녀의 조합과 자리 배치가 중요한 전략적인 실시간 전투를 즐길 수 있으며, 그들을 심문하고, 의문점에 대한 증거물을 제시해서 숨겨진 과거를 파헤치고 친밀도를 쌓는 등의 색다른 재미도 담았다. 이 같은 서브컬처의 특징과 실시간 전략 RPG 요소들 덕분에 지난 8월 중국 출시 당시 애플 앱스토어 인기순위 1위, 매출순위 6위를 기록했으며, 현재 글로벌 사전예약자 수도 100만명을 돌파했다.
시프트업에서 개발하고 레벨인피니트가 오는 11월 4일 출시 예정인 ‘승리의 여신 : 니케’는 같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설정이지만 슈팅 액션를 선택하면서 기존 미소녀 게임들과 다른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랩쳐’에 패배한 인류가 기술을 총 집약, ‘니케’라는 인형병기를 제작하여 맞서는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TPS(3인칭 슈팅) 스타일을 선택하면서 2D임에도 3D 못지 않은 박진감 넘치는 슈팅 액션으로 시원한 타격감을 느낄 수 있다.
인형 병기라고 하면 보통 ‘니어 오토마타’의 2B를 떠올리게 되지만, ‘승리의 여신 : 니케’에 등장하는 인형 병기들을 역시 각자 다른 매력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사격시 그녀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은 김형태 대표의 특유의 개성이 더해져, 이용자들의 마음까지 흔들리게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레벨 인피니트의 발표에 따르면 글로벌 사전예약이 벌써 300만명을 넘어섰다.
이처럼 신작 미소녀 게임들이 포스트 아포칼립스 등 독특한 세계관을 선택하고 있는 것은 기존 미소녀 게임들과 차별화되면서 이용자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독특한 세계관을 찾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중세 판타지는 너무 낡았고, 최근 미소녀 게임들이 학원 청춘물의 왕도를 걷고 있는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를 필두로 생기발랄 컨셉 위주인 만큼, 신선한 느낌을 줄 수 있으면서 현재 인기 게임들과 정반대의 매력을 선사하는 컨셉으로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선호되고 있는 것이다.
중세 판타지 MMORPG 장르가 대세인 국내 게임 시장에서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배경 게임이 많지 않았던 만큼, 신선한 재미를 찾는 국내 미소녀 게임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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