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책사 왕후닝, 전인대 상무위원장 유력"..총리는 후춘화·리창 거론

권지혜 2022. 10. 19. 16:1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中 20차 당 대회 폐막 D-3 지도부 인선 윤곽
'전면적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 왕후닝 아이디어
총리는 '시진핑 심복' '리틀 후진타오' 엇갈려
왕후닝 중국 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뒷줄 가운데)가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개최 이틀째인 지난 17일 구이저우성 대표단 토론회에 참석한 모습. 시진핑의 책사로 불리는 왕 서기는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를 견지하고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전면적으로 건설하기 위해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화통신 홈페이지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폐막이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시진핑 3기’ 최고 지도부 인선이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9일 시 주석의 ‘브레인’으로 불리는 왕후닝(67)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서기처 서기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현재 당 서열 5위인 왕후닝이 상무위원에 유임되고 국가주석과 총리에 이은 서열 3위로 승진하면 차기 지도부의 핵심이 된다는 의미다. SCMP는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시 주석을 제외한 정치국 상무위원 6명 중 4명이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학자 출신 정치인인 왕후닝은 15년 동안 당 정치국의 정책 및 문서 작성을 담당하는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을 지내다 2017년 상무위원에 발탁됐다. 공산당 당장(당헌)에 명기된 장쩌민 전 주석의 ‘3개 대표론’과 후진타오 전 주석의 ‘과학적 발전관’의 이론적 틀을 잡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전면적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를 만든다는 시 주석의 핵심 청사진도 왕후닝의 머리에서 나왔다고 SCMP는 전했다. 그런 그가 시진핑 집권 3기 전인대 위원장이 되면 시 주석의 장기 집권을 입법 측면에서 뒷받침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인대는 중국 최고 권력기관으로 헌법 개정, 법률 제정, 국가 예산 심사 및 승인 등의 권한을 갖고 있다. 2018년 국가주석 임기(5년)를 2연임으로 제한한 헌법 조항을 삭제하며 시 주석의 장기집권 토대를 닦은 것도 전인대고 홍콩의 반중국 세력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한 국가보안법을 제정한 것도 전인대다. 시 주석이 대만 통일 등의 과업을 달성하려 할 때 전인대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한때 리커창 총리가 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현재로선 그가 은퇴를 선택했다는 설에 무게가 실린다.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개막한 지난 16일 상하이 도심에 설치된 대형 화면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연설이 나오고 있다. AFP연합뉴스

총리 인선에 대해선 관측이 엇갈리고 있다. 시 주석의 측근 중에선 리창 상하이시 당 서기와 딩쉐샹 당 중앙판공청 주임, 천민얼 충칭시 당서기, 리시 광둥성 당 서기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와 함께 후진타오 전 주석 계열의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과 후춘화 부총리도 거론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중국이 후춘화 시대의 시작을 카운트다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후춘화 총리설의 근거는 시 주석이 3연임을 확정하는 대신 이를 반대하는 세력과 타협하는 차원에서 시자쥔(시진핑 측근 그룹)이 아닌 공청단 인사를 발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59세인 후춘화는 공청단의 대표 주자로 후진타오가 집권 2기를 시작하면서 격대지정 원칙에 따라 차기 지도자로 낙점했던 인물이다. 그러나 시 주석은 2017년 19차 당 대회 때 후춘화를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발탁하지 않았고 후계자도 따로 지명하지 않았다.

중국 총리는 서열상으로는 2위이지만 정치국 상무위가 시진핑 세력으로 채워진다면 실제 영향력은 제한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시 주석은 자신의 경제 책사였던 류허 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줘 리 총리가 제 역할을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점에서 ‘후춘화 총리’는 시 주석을 견제하는 카드가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시 주석 권위에 도전하지 않는 약한 2인자에 머물 수도 있다.

반면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산당 지도자들과 가까운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리창 상하이 당 서기가 총리 후보군 중 선두주자라고 전했다. 리창은 시 주석이 저장성 당 서기였을 때 비서실장 격인 저장성 당위원회 판공청 주임을 맡은 것을 계기로 심복이 됐다. 2017년 상하이 당 서기에 오르면서 차기 상무위원 진입은 따 놓은 당상처럼 여겨졌지만 지난 4월부터 두 달 넘게 이어진 상하이 봉쇄로 방역 책임론이 불거져 입지가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중국의 경제 수도로 불리는 상하이 봉쇄는 경기 회복을 더디게 했을 뿐 아니라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반발과 회의를 불러왔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이 리 서기를 총리로 발탁하기엔 부담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