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곰이다" 한 마디에..휠체어 탄 할아버지 '돌진'했다

113kg에 달하는 흑곰 나타나 손자 공격
곰, 출동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

미국에서 휠체어를 탄 할아버지가 야생 곰에게 공격을 당한 손자를 구해낸 사연이 전해져 화제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보라 기자] 미국에서 휠체어를 탄 할아버지가 야생 곰에게 공격당한 손자를 구해내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17일(현지 시각) AP통신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지난 16일 오전 11시쯤 미국 뉴잉글랜드 코네티컷주 한 가정집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무게가 113㎏에 달하는 흑곰이 가정집 뒷마당 나타나 그곳에서 놀고 있던 10살 소년을 공격한 것이다. 곰은 소년의 다리를 물고 잔디밭을 가로질러 갔다. 그때 소년은 "곰이야"라고 외쳤다.

이 광경을 목격한 소년의 할아버지 제임스 버틀러는 거동이 불편하지만, 손자를 구하기 위해 휠체어를 탄 채 곰에게 돌진했다. 버틀러는 쇠막대를 곰에게 던졌고, 이를 맞은 곰은 손자를 잠시 놔줬다고 버틀러는 당시를 설명했다.

하지만 다시 데리고 가려 하자 손자는 "도와주세요. 곰, 곰"이라고 비명을 질렀고, 이를 들은 이웃 조나단 디지마스가 할아버지와 손자를 도왔다. 버틀러와 소년이 집으로 피신한 후에도 곰은 숲으로 돌아가지 않고 휠체어 경사로를 따라 이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버틀러는 "위협적인 상황"이었다며 "곰이 집으로 들어오는 줄 알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 곰은 출동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죽었다. 손자는 등과 허벅지, 발목, 발 등에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 에너지·환경보호국은 “흑곰이 사람을 공격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이번 사건은 가장 공격적인 사례”라고 했다. 이어 “곰 무리가 한번 인간에 대한 두려움을 잊으면 인간을 식량으로 연관시키기 시작한다”며 “이런 점을 무리가 배우게 되면 곰은 더욱 야생적이고 예측 불가능하게 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이보라 기자 leebora11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