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감세안 전면 폐기..트러스 "너무 멀리, 빨리 갔다"(종합)

조유진 2022. 10. 18.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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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든 감세안을 전면 철회했다.

리즈 트러스 총리는 감세안의 실패를 자인하며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사퇴 요구에는 선을 그었다.

트러스 총리는 감세안을 되돌리고 사과하는데 스스로 정직했다고 강조하면서 사퇴 요구에는 선을 그었다.

트러스 총리가 공식적으로 사퇴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감세를 통한 성장'이라는 핵심 공약이 전면 폐기된 상황에서 다음 총선까지 총리직을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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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았다"..사과는 하지만 사퇴는 거부
글로벌 금융시장 반색..美 주요 증시 일제 상승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영국 정부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든 감세안을 전면 철회했다. 리즈 트러스 총리는 감세안의 실패를 자인하며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사퇴 요구에는 선을 그었다. 집권 한 달여 만에 핵심 공약이 완전 무위로 돌아간 데다 집권 여당인 보수당마저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트러스 총리의 실각 위험은 고조되고 있다.

제러미 헌트 신임 재무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영상으로 발표한 성명에서 지난달 트러스 총리가 내놓은 대규모 감세안을 대부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헌트 장관은 내년 4월 시행 예정이었던 현행 20%의 소득세율 1%포인트 인하안을 무기한 동결하고, 에너지 요금 지원을 2년에서 6개월로 단축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배당세율 인하, 관광객 면세, 주세 동결 계획 등도 모두 철회했다.

벌써 두 번의 유턴을 겪었던 '트러스표' 대규모 감세안이 사실상 전면 폐기된 것으로, 지금까지 폐기한 감세안 규모는 전체 450억파운드(약 73조원) 중 320억파운드(71%)에 달한다.

트러스 총리는 이날 헌트 장관의 성명 발표 후 가진 BBC와의 인터뷰에서 대표 경제정책이 실패로 돌아간 것에 대해 "나는 우리의 비전에 전념하고 있지만, 그것을 다른 방식으로 전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취임 한 달간의 행보가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실수는 바로잡았다"며 "여전히 영국 경제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달성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너무 멀리, 너무 빨리 간 것에 대한 책임을 받아들였고 실수에 대해 유감스럽다"며 "감세를 통한 경제 성장에 전념했지만 이제 경제적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우선순위"라고 덧붙였다.

트러스 총리는 감세안을 되돌리고 사과하는데 스스로 정직했다고 강조하면서 사퇴 요구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실수를 저질렀다고 인정하는 것은 정직한 정치인의 표식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는 실수를 해결했고, 내가 가진 방식으로 국가적 이익을 위해 행동하지 않는 것이 완전히 무책임한 것"이라며 말했다.

다만 "다음 총선까지는 보수당을 이끌겠다"고 말하면서 "지금은 보수당 내부의 논쟁이 아닌 눈앞에 놓인 현안에 집중해야 할 때다. 우리는 지금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러스 총리가 공식적으로 사퇴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감세를 통한 성장'이라는 핵심 공약이 전면 폐기된 상황에서 다음 총선까지 총리직을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이 높아지고 있다.

영국 언론들은 트러스표 감세 정책이 백지화되면서 트러스 총리가 자리를 지킬 명분이 사라지고 있고 헌트 장관이 사실상 총리처럼 보이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당내에서도 트러스 총리를 향한 사임 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보수당 의원 100명 이상이 이미 불신임 서한을 보낼 준비를 마쳤으며 이번 주 후반 트러스 총리를 내쫓을 것이라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공개적으로 사임을 요구한 보수당 의원이 이날 2명 추가돼 5명으로 늘었다.

트러스표 감세안이 사실상 폐기되자 글로벌 금융시장은 환영했다. 이날 영국 채권시장에서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4.37%로 0.40%포인트 넘게 하락했고, 파운드화의 달러 대비 환율은 한때 2.2% 올랐다.

흔들렸던 주요국 증시도 반등했다. 이날 미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86% 오른 3만185.82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2.65%, 3.43% 상승했다.

유럽증시 또한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 600 지수가 1.83% 급등했고, 독일 DAX 지수와 프랑스 CAC 40 지수도 각각 1.70%, 1.83% 뛰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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