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에 집중한 카카오.. 서비스 안정화 소홀 '철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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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일상을 멈추게 한 '카카오 블랙아웃' 사태는 예견된 일이라는 거센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몸집 불리기'에만 집중한 카카오가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서비스 안정화에 소홀했던 결과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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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한 곳 문제로 '올스톱'
'장애 발생→ 재발방지 약속'만 반복
대한민국의 일상을 멈추게 한 ‘카카오 블랙아웃’ 사태는 예견된 일이라는 거센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몸집 불리기’에만 집중한 카카오가 정보기술(IT) 플랫폼 기업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서비스 안정화에 소홀했던 결과라는 지적이다.
카카오는 약 10년 전에도 데이터센터 화재로 서비스 마비 사태를 겪었었다. 이달 4일에도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었다. 그런데도 ‘장애 발생→이용자 불편→사과 및 재발 방지 약속’만 되풀이했다. 전문가들은 독점적 지위를 얻은 플랫폼 기업이 안이한 자세로 서비스를 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독과점 폐해’라고 꼬집는다.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한국의 대표 IT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민 메신저’라는 칭호를 얻었고 게임, 모빌리티, 은행,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IT 업계에서는 “낙후한 산업을 IT 영역으로 끌어올려 업그레이드 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수익을 위한 ‘문어발 확장’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비난에 직면했다. 돈을 잘 버는 사업을 차례로 나눠서 상장하는 이른바 ‘쪼개기 상장’을 지속하면서다. 카카오의 계열사(매년 5월 1일 기준)는 2018년 72개에서 올해 136개로 늘었다. 산업계에서는 카카오가 계열사를 늘리는 과정에서 ‘서비스 안정화’에는 큰 투자를 진행하지 않은 게 이번 사태의 핵심 원인이라고 지목한다. 카카오는 2012년 4월에도 데이터센터 화재로 ‘4시간 먹통’ 사태를 겪었다. 서버를 위탁운영하던 LG CNS의 데이터센터에서 전력 장애가 발생해 전기 공급이 끊겼고, 카카오톡과 카카오스토리 등의 서비스가 중단됐었다. 당시에도 카카오는 LG CNS에 전산설비를 모두 맡기고 분산 운영을 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달 4일에는 업무로 한창 이용자가 많은 오후 2시쯤 장애가 발생하면서 고객들에게 큰 불편을 끼쳤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에 따르면 카카오에서 운영하는 각종 서비스에서 최근 5년간(2018년~현재) 총 19건의 서비스 장애가 발생했다.
카카오는 서비스별로 데이터센터를 분산해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카카오 측은 ‘대외비’라고 말하면서도 불이 난 경기도 성남시 판교를 포함해 안양 등에서 데이터센터 4곳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카카오톡과 연계한 여러 서비스를 한곳의 데이터센터에 집약해 넣으면서 피해를 눈덩이처럼 키웠다. 또 카카오의 자체 데이터센터는 내년에야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캠퍼스 혁신공원 안에 준공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기업의 독점 폐해’라고 비판한다. 플랫폼 기업의 경우 서비스를 장악하면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얻는다. 독점 플랫폼 기업은 재난이 발생하더라도 독점적 지위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대응체계를 안일하게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김동영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문위원은 16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메신저와 같은 플랫폼 서비스는 전기, 수도처럼 사회적 인프라의 기능을 한다. 그만큼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유지해야 한다. 사회적 영향력을 감안해 문제가 발생하면 그에 따른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하는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면서 “근본적으로 플랫폼 기업이 시장지배력을 장기간 유지할 수 없도록 시장 경쟁을 일으키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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