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일부 복구.. "손실 어쩌나" 200만 개미 뜬눈
곳곳에서 택시·은행·쇼핑 먹통 피해 호소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장애를 일으킨 플랫폼 기업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가 16일 새벽 일부 복구됐다. 하지만 PC용 카카오톡 메신저를 포함한 일부 서비스는 화재 발생 15시간을 넘긴 이날 오전 6시40분 현재 여전히 정상화되지 않았다.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는 한밤중에도 이어졌다. 이 틈에 카카오 계열 택시·은행·쇼핑의 손실 보상 규모를 걱정하는 200만 ‘개미’(주식 투자자)는 잠 들 수 없는 밤을 보내야 했다.
카카오팀은 이날 오전 2시16분 트위터에 “카카오톡 메시지 수·발신 기능이 일부 복구됐다. 카카오톡 로그인을 포함한 기타 오류 현상 또한 빠르게 정상화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며 “아직 완전하지 않지만 오랜 시간 기다려주신 이용자분들께 중간 공유 드린다. 최선을 다해 작업하고 있다. 계속 소식을 전해드리겠다”고 밝혔다.
카카오톡의 10시간을 넘긴 오류는 2010년 출시 이후 12년 만에 최장 시간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카카오톡 모바일 메신저 기능은 작동하고 있다. 첫 화면만 노출될 뿐 웹페이지로 연결되지 않던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 서비스도 상당수 정상화됐다.
하지만 카카오톡을 PC에서 접속하면 오류 메시지만 안내될 뿐 작동되지 않는다. 카카오톡 모바일 메신저 안에서 활용하는 스토리 페이지 기능도 완전하게 복구되지 않았다.
앞서 카카오톡을 비롯한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는 지난 15일 오후 3시33분쯤 데이터 관리 시설이 입주한 경기도 성남 분당구 삼평동 SK 판교캠퍼스 A동 지하 3층 화재로 인해 장애를 일으켰다.
소방 당국은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화재 발생 약 2시간 만인 지난 15일 오후 5시46분쯤 큰 불길을 잡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같은 날 홍진배 네트워크정책실장 주재의 방송통신재난대응상황실을 설치했다.
카카오톡, 카카오택시, 카카오페이, 카카오맵, 카카오네비, 카카오버스, 카카오지하철, 카카오페이지와 포털 사이트 다음을 포함한 카카오 계열 서비스는 대부분 작동하지 않았다.
카카오모빌리티에서 운영되는 택시 호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T도 접속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택시 운전사들의 불만이 높아졌다. 카카오T를 활용하는 개인택시 운전사 장모(57)씨는 국민일보에 “평소보다 많은 승객을 수송하는 토요일 저녁에 영업을 망쳤다”고 토로했다.
택시 승객도 불편을 겪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15일 오후 페이스북에 “카카오T 먹통. X됐다. 지금 제주도”라고 적었다. 지역 콜택시 이용을 제안하는 다른 페이스북 이용자의 댓글에 “콜택시라고 온전할까. 다들 콜택시를 불러대니 통화가 안 된다”고 답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카카오톡과 연계된 간편이체를 포함한 일부 기능이 제한됐다. 카카오톡에서 쇼핑, 선물 기능도 마비됐다. 지난 15일 카카오를 통해 물품 판매를 계획한 업체의 피해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유가증권시장에서 ‘대장주’ 삼성전자 다음으로 소액주주가 많은 기업으로 꼽힌다. 올해 상반기인 지난 6월까지 카카오에 투자한 소액주주는 204만명으로 집계됐다. 카카오의 간판 서비스인 카카오톡의 경우 지난해 기준 4700만명 이상의 국내 월간활성이용자(MAU) 수를 기록해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앱이다.
이런 카카오 서비스의 장시간 ‘먹통’은 주식 투자자들의 우려를 낳았다. SNS와 주식 관련 인터넷 게시판에서 “월요일이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마지막 거래일에 반등했는데 모두 반납할 판”이라는 걱정이 쏟아졌다.
연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던 카카오는 이번주 마지막 거래일인 지난 14일 8.67% 상승해 5만원선(5만1400원)을 탈환했다. 하지만 같은 날 밤 미국 뉴욕증시의 급락으로 다음 거래일인 17일 개장을 앞두고 상승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증권시장이 열리지 않은 주말의 ‘먹통’ 사태는 카카오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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