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핵 사용시, 러군 전멸시킬 것"..서방서 센 경고 나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 위협에 맞서 서방의 경고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핵무기 맞대응은 꺼내지 않았지만 러시아군을 전멸시킬 수도 있다며 강력한 군사적 대응을 예고했다.
13일(현지시간) AFP통신·CNN 등에 따르면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의 한 대학 연설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핵 사용 시 (우리는) 군사적 면에서 강력한 대응으로 러시아군을 전멸시킬 것"이라며 "푸틴 대통령도 (핵 사용에 대해) 엄포가 아니라고 했는데, EU와 회원국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도 엄포가 아님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핵 위협에 대응하는 서방 지도자들 중 수위가 가장 높은 발언이다.
다만 보렐 고위대표는 러시아와 똑같이 핵무기로 대응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다른 서방 지도자들도 핵무기 사용에는 선을 그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이날 나토 국방장관회의 후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감행할 경우 심각한 후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나토가 핵무기로 직접 대응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극도로 먼 미래 이야기"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지난 12일 자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핵무기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해도 프랑스는 핵무기로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나토 회원국 중 핵무기 보유국은 미국·영국·프랑스 등 3개국이다.
서방의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핵무기를 써도 서방이 3차 세계대전으로 확전될 위험을 우려해 핵무기로 대응하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러시아 군사시설을 미사일로 파괴하거나 우크라이나군에 더 치명적인 무기를 지원하는 등의 대응을 전망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나토 관계자를 인용해 나토는 재래식 무기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한편 EU가 유럽에서 우크라이나 병사를 훈련하는 계획이 오는 17일 룩셈부르크에서 열리는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최종 승인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3일 보도했다. EU 회원국 영토에서 다른 나라 군인을 훈련하는 일은 처음이다. EU는 주로 말리·모잠비크·소말리아 등 아프리카에서 군사 훈련 도움을 줬다. NYT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의 안보 협력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다양한 회원국에서 소규모 훈련이 진행되지만, 폴란드와 독일이 훈련 특별사령부를 차리는 등 주도적인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훈련 기간은 우선 2년이며, 내년 겨울까지 일단 1만5000명을 훈련하기로 했다. 이후 훈련대상의 규모는 4만50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
훈련 임무를 위한 자금은 EU가 부담한다. EU는 우크라이나에 무기 공급과 훈련 등 군사 지원을 하기 위해 현재 57억 규모(약 8조원)인 유럽평화기금(EEF)을 2027년까지 100억∼200억 유로(약 14조~28조원) 규모로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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