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훌쩍 넘은 제작비..K-OTT 기업 투자 활성화돼야"

차민영 2022. 10. 1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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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제작 단가..텐트폴 작품 중심
200억~500억원대 작품들 주류
대형·장르융합 펀드 조성 필요
문화산업전문회사 등에 세제혜택
망 이용대가 등 국내-해외 CP 차별 해소
김숙 컬쳐미디어랩 대표가 한국미디어경영학회 주최로 1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OTT 플랫폼의 글로벌 진출과 K-콘텐츠' 특별 세미나에서 대형 기금 조성과 투자자 세제 혜택 등을 통한 플랫폼 진흥 정책 필요성을 주장했다. 사진=유튜브 캡쳐

[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해외 진출을 타진 중인 티빙·웨이브·왓챠 등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서비스 사업자들이 콘텐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기금 마련이나 투자 혜택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숙 컬쳐미디어랩 대표는 한국미디어경영학회 주최로 1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OTT 플랫폼의 글로벌 진출과 K-콘텐츠' 특별 세미나에서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이날 세미나는 온라인 생중계로도 진행됐다.

김숙 대표는 "넷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OTT 자본이 유입되면서 거의 모든 제작사들의 작품이 텐트폴 작품 중심으로 제작되고 있다"며 "제작비 투입이 늘어난 가운데 이용자들의 기대치도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최근 제작비 규모별로 보면 200억원대 작품은 ▲오징어게임(258억원) ▲승리호(240억원) ▲이상한변호사우영우 ▲빈센조 ▲시지프스 ▲지옥 ▲킹덤 등이며, 300억원대 작품에는 ▲스위트홈 ▲불가살이 있다. 400억원대 작품은 ▲미스터선샤인 ▲환혼, 500억원대 작품은 ▲아스달연대기(540억원) ▲닥터브레인 ▲무빙(예정·500억원) ▲1000억원대(파친코) 등을 포함한다.

콘텐츠 수급의 중요도를 고려할 때 K-OTT 진흥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김숙 대표는 ▲대형 펀드와 장르융합 펀드 등 자금조달 지원, 제작비 지원 금액 상향 조정 ▲투자 세제 혜택을 통한 투자 활성화 ▲글로벌 OTT의 국내 투자 의무화 ▲글로빌 기획 코디네이터 양성 지원 등을 제안했다.

김숙 대표는 "콘텐츠진흥원에서 하고 있는 제작지원도 드라마(장편)이 최대 작품당 14억4000만원인데 편당 제작비가 적어도 200억원 이상이라는 점에서 늘어날 필요가 있다"며 "투자 활성화 차원에서 콘텐츠기업 크라우드 펀딩과 문화산업전문회사를 벤처기업으로 인정해 투자자에 소득세 감면 혜택을 주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이상원 경희대 교수 역시 "국내 콘텐츠 시장 규모가 말로는 7위라고 하지만 미국 시장에 비해선 14분의1로 작다"며 "모든 것을 정부가 해결할 수는 없지만, 세액공제율 상향 등 추가적인 지원도 생각해볼 만하다"고 전했다.

김정환 부경대 교수는 "디즈니가 인공지능(AI)기술을 콘텐츠에 활용하는 것처럼 기술 연구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며 "자막 번역 시스템이나 버추얼 스튜디오 기술 등을 중소형 제작사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인프라 투자를 해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문화체육관광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방송통신위원회 등 3개 정부부처로 쪼개져 있는 OTT 해외 진출지원 정책 방향을 재점검하고 실효성 있는 통합적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OTT 규제 전반을 재점검하고 저작권 수수료 갈등 등 OTT 업계 전반의 갈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큰 틀의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문도 나왔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음악 저작권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영화인들은 공정보상권이라는 이름으로 저작권 입법을 추진 중이다.

곽규태 순천향대학교 글로벌문화산업학과 교수는 "해외 연구조사나 동향분석 역시 글로벌 리서치 자료를 재가공하는 형태 대신 연구진을 통해 1차 자료를 수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K-OTT는 열위에 있는 사업자임에도 이미 '포식자'라는 인식도 대단히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국내 OTT 사업자들은 적자 상황임에도 해외 OTT는 내지 않는 망 이용대가 부담 등에 따른 국내 사업자 역차별 문제에 대해 토로했다. 2021년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는 전년 대비 94% 늘어난 171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OTT 3사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손실 규모는 총 1568억원에 달하는 등 모두 적자를 유지했다.

고창남 티빙 대외협력국장은 "티빙은 한 해 2000억원 이상의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외에도 자막이나 화질 투자 등 플랫폼 퀄리티를 글로벌 수준으로 높이기 위한 투자로 인해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며 "망 이용대가로 웨이브나 티빙은 200억원 이상을 쓰는데 해외 OTT는 내지 않는 등 그런 플랫폼에 대한 규제들이 너무 많다"고 짚었다.

이희주 콘텐츠웨이브 정책기획실장 역시 "해외 거점 마련 등 정부 부처들이 꼼꼼하게 지원해주는 부분은 감사하지만 진짜 정부부처가 할 일은 역차별 문제의 해소, 망 규제, 세금 이런 해결되지 않은 부분들"이라며 "글로벌 OTT와 K-OTT를 명확히 구분해달라"고 촉구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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