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성취도평가 '자율이냐 필수냐'..교육청 국감서도 논란

홍지유 2022. 10. 13.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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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성취도 자율평가를 확대한다는 정부 방침을 두고 시·도교육청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대부분 교육청은 평가 시행을 학교 자율에 맡기겠다고 했지만 부산은 모든 학교에서 시험을 치르게 한다는 방침이다. 교육청 국정감사에서도 학업성취도 평가 찬반 논란이 거셌다.

교육부는 학업성취도 자율평가가 '원하는 학교'만 참여하는 자율 평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학교 자율에 맡기더라도 학부모들의 요구나 학력 진단을 강조하는 정부 기조에 따라 대부분 학교가 참여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3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실시된 지난 12일 오전 대구 중구 신명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감들 “평가는 필요…일제고사는 반대”


13일 대구·경북·강원도교육청을 대상으로 한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들 지역은 모두 지난 지방선거에서 보수 성향 교육감이 당선된 지역이다. 교육감들은 일제고사 찬반을 묻는 질문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경호 강원도교육감의 '강원 학생 성장 진단평가' 공약에 대해 “결국 일제고사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신 교육감은 관내 모든 학교가 시험을 치르는 ‘강원 학생 성장 진단평가’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신 교육감은 “앞으로 신청하는 학교만 응시하게 하겠다”며 사실상 공약을 철회한다는 뜻을 밝혔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교육감들에게 “일제고사를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고 물었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지금은) 일제고사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은 “서열화 경쟁의 일제고사는 반대한다”면서도 “평가를 할 필요는 있다”고 했다.

대전·세종·충북·충남 교육감도 “학력 평가는 필요하지만 획일적인 일제고사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대전·세종·충남교육청은 학교가 자율적으로 응시 여부를 결정하게 한다고 했다. 다만 윤건영 충북교육감은 “일선 학교별 상황과 의견을 파악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며 유보적인 답변을 내놨다.

이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입장문을 내고 “학업성취도 자율평가가 획일적 전수평가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에 공감한다”며 “자율평가는 학교 자율로 실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13일 대구교육청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 자리에서 강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띄운 PPT. 강 의원은 이날 ″10년 전 사진이지만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앞두고 '목숨걸고 공부하는 기간'이라는 현수막이 교문에 붙어있는 모습이다″며 학업성취도 평가를 의무화하면 입시경쟁이 과열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교육청 유튜브 캡처

부산 학업성취도 전수 평가 추진…전교조 소송 검토


앞서 12일 부산·울산·경남 교육청 국정감사에서도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한 찬반이 도마에 올랐다. 교육감들은 평가는 필요하다면서도 일제고사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취지로 답했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은 “평가는 필요하다. 일률적이고 획일적인 평가에 반대하는 것이지 평가는 필수다”고 말했다. 김대중 전남교육감도 “평가는 필요하다”고 했다.

부산은 관내 모든 학교 평가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지난 8월 관내 학교에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를 필수로 신청하라’는 공문을 보내 모든 초6·중3·고2 학생이 평가에 참여하도록 했다. 김종균 부산교육청 대변인은 “모든 학교가 응시해야 한다는 방침에 변화가 없다”며 “교육부와 합의가 끝난 사안”이라고 13일 말했다. 전교조 부산지부는 “교육감이 전체 학교에 평가 참여를 강제하는 것은 직권남용이다”며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은 “일제식 지필고사는 안된다”면서도 “자율적·맞춤형으로 아이들의 기초학력을 진단하고 학업성취도를 평가해 맞춤형 지도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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