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빙하기' 장기화하나..집값 조사 때마다 하락폭 커져
추가 금리 인상에 따라 주택 매입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지면서 주택 시장의 빙하기가 길어지고 있다.
13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아파트매매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10일 조사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일주일 전보다 0.22% 떨어졌다. 지난주(-0.20%)보다 하락 폭이 커졌으며, 2012년 8월 마지막 주(-0.22%) 조사 이후 10년 1개월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2일 한국은행이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하기 이전의 시세가 반영됐다. 추가적인 금리 인상에 내년까지 금리 인상이 더 있을 것이란 금융당국의 예고에 집값 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원은 "매물 가격의 하향 조정이 진행 중이며 추가 금리 인상과 부동산 경기 하락 우려로 매수 문의가 감소하는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며 "급매물 위주의 하락 거래가 발생하며 하락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노원·도봉구 아파트값은 이번 주 각각 0.40% 떨어지며 큰 폭의 하락세를 이어갔다. 노원구 아파트값은 2012년 6월 마지막 주(-0.48%) 이후, 도봉구는 2013년 2월 둘째 주(-0.62%)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강남권에서는 송파구가 지난주 -0.27%에서 이번 주 -0.31%로, 강남구는 -0.13%에서 -0.15%로 낙폭이 커졌다.
거래가 드물게 이뤄지는 가운데 매물은 쌓이고 있다. 서울아파트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는 671건에 불과했다. 아직 신고기간이 남은 9월 거래도 453건에 불과하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1715건으로, 일주일 전에 비해 2.4%, 한 달 전에 비해 7.0%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와 인천 아파트값도 0.30%, 0.38% 하락하며 지난주(-0.26%, -0.31%)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수도권 전체 아파트값이 0.28% 떨어지며 2012년 5월 한국부동산원의 시세 조사 이래 10년 5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지방은 최근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 해제에도 불구하고 하락 폭이 다시 커졌다. 이에 전국 아파트값은 0.23% 내리며 지난주(-0.20%)보다 낙폭이 0.3%포인트(p) 커졌다. 역시 2012년 5월 부동산원의 시세 조사 이래 역대 최대 하락 폭이다. 부동산원이 시세 변동을 공표하는 176개 시군구 중 지난주 대비 상승 지역(11→8개) 및 보합 지역(3→2개)은 감소했고, 하락 지역(162→166개)은 증가했다.
전세 시장도 동반 약세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22% 떨어져 2019년 2월 셋째 주(-0.22%) 조사 이후 3년 8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전셋값이 2년 전 시세보다 하락한 단지들이 속출하며 '역전세난'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부동산원은 "금리 인상으로 대출 부담이 커지고 이에 따른 월세 선호 현상으로 전세 수요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으로 인한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금리와 경제 불안 등 거시경제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빠른 속도의 금리 인상은 공포심마저 일으키는 상황"이라며 "일부 주택 대기 수요자들은 기준금리 인상기 직후를 매입 적기로 보고 관망세를 취하고 있어 금리 인상기가 끝날 때까지 이런 현상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주택시장동향' 최신호에서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8월부터 주택시장이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며 “이런 시장 침체 상황은 앞으로 2~3년간 지속하면서 가격 하락 폭을 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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