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조 들인 중이온가속기..'반쪽' 우려 속 시동 걸었다

김봉수 2022. 10. 1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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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지난 7일 오후 한국형 중이온가속기연구소(라온·RAON)이 저에너지 가속구간 첫 번째 빔인출 시험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홍승우 IBS 중이온가속기 연구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희귀동위원소 가속기로 가는 첫 단계 성공에 대해 연구소 직원의 노고에 감사하고 소장으로서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내년 3월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저에너지 전체 구간 빔 시운전도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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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 지난 7일 저에너지 구간 빔인출 성공
중이온 가속은 아직 안 해, "장비 정상 가동 확인" 성과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지난 7일 오후 한국형 중이온가속기연구소(라온·RAON)이 저에너지 가속구간 첫 번째 빔인출 시험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중이온 가속기는 물질의 입자를 가속·충돌시켜 원자핵 내부 구조 등 각종 물질의 성질을 연구하는 시설이다. 우주발사체, 핵융합, 인공위성처럼 대표적 대형 국가연구개발(R&D) 사업이다. 가속하는 입자에 따라 중이온, 양성자, 전자 가속기로 분류된다. 이중 중이온가속기는 무거운 이온을 빠르게 가속해 표적물질에 충돌시켜 자연 상태에서 존재하지 않거나 발견되지 않은 다양한 희귀동위원소를 생성하고 그 특성을 연구한다. 우라늄과 같은 무거운 동위원소를 광속(초속 약 30만km)의 50%까지 가속하는 극한 기술의 집약체다.

라온은 2010년 개념 설계를 시작으로 시설건설을 2021년 5월에 완공했다. 저에너지 구간 초전도 가속장치는 숱한 기술적 어려움을 극복하여 2021년 12월에 설치를 마쳤다. 부지매입 3571억원과 시설 6384억원, 장치 구축 5228억원 등 총 1조 5183억원을 들여, 우리기술로 설계·제작됐다.

IBS는 내년 3월 저에너지 가속장치(총 54기 가속모듈) 시운전을 목표로 가속시험 구간을 단계적으로 늘려가면서 빔인출 시험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번에는 총 54기 가속모듈 중 전단부 5기 가속모듈에 대해 첫번째 빔인출 시험을 수행해 성공했다.

IBS는 "라온이 목표한 성능대로 작동되는지를 확인하는 첫 관문을 통과한 것이며, 동시에 극저온설비, 중앙제어장치 등 가속기 운영에 필요한 필수 제반 장치들과 연계한 성능도 확인했다는 의미도 있다"면서 "이를 자동차에 비유하면 제작을 완료하고 시동을 걸어 동력발생장치, 조향장치 등 주요 장치 간의 종합적인 연동성과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1단 기어로 저속 주행 시험을 성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라온은 가속목표 성능 면에서 최고 수준으로 미국 미시간주립대(MSU) FRIB 중이온가속기와 견줄만한 수준이다. 세계 최초로 두 가지 동위원소 생성방식(ISOL + IF)을 결합하도록 설계돼 보다 다양한 희귀동위원소 생성이 가능하다.

이번 빔인출 성공을 기반으로 단계적으로 빔 시운전을 확대하여 2023년에는 저에너지 전체 구간 시운전과 가속장치와 연계된 희귀동위원소 생성장치(ISOL), 저에너지 구간 실험장치의 빔 시운전도 병행한다. 2024년부터는 본격적인 빔 활용연구가 진행될 수 있도록 빔을 안정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홍승우 IBS 중이온가속기 연구소장은 "세계 최고 수준의 희귀동위원소 가속기로 가는 첫 단계 성공에 대해 연구소 직원의 노고에 감사하고 소장으로서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내년 3월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되는 저에너지 전체 구간 빔 시운전도 계획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당초 2022년까지 고에너지구간도 완성해 세계 최초 '저에너지-고에너지 가속 구간 동시 건설 및 재가속'을 성공시킨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사전 연구없이 R&D과 건설을 동시에 진행하는데다 인력 부족, 일정 촉박 등의 이유로 고에너지 구간 가속 장치 개발에 실패했다. 이에 지난해 초 계획을 수정해 올해부터 2025년까지 별도로 126억원을 들여 선행 R&D를 진행한 후 결과에 따라 고에너지 구간 공사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반쪽짜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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