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3%] '빅스텝' 직격탄..대기업도 이자 갚기 허덕일 판

성기호 2022. 10. 1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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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두 번째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한계기업과 중소기업은 물론 하반기 실적 악화를 앞둔 대기업들도 이자 갚기도 허덕일 처지에 놓였다.

한은이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경우 대기업 10곳 중 5곳은 취약기업이 되고, 빅스텝으로 기준금리가 3.0%가 되면 취약기업 수는 59.0%에 달할 것이란 분석대로라면 대다수의 대기업도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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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악화에..기업 대출 금리 7% 전망
"조선, 항공운송, 유통 등 모니터링 필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2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현재 2.50%인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 포인트 인상하는 ‘빅 스텝’ 인상을 결정했다. 이날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외벽에 오늘의 금리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두 번째 ‘빅스텝(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한계기업과 중소기업은 물론 하반기 실적 악화를 앞둔 대기업들도 이자 갚기도 허덕일 처지에 놓였다. 국내 대기업 10곳 중 3∼4곳은 경영난을 맞을 수 있다는 비관론까지 나온다.

기업 대출 금리가 7%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자금 조달 창구인 회사채 금리도 급등하면서 돈 빌리기는 더욱 어려워진 상태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급등과 미국 긴축 가속화, 불안정한 세계 정세 등 악재가 쏟아지고 있지만 비상 경영에 돌입했던 기업들은 향후 경영전략을 어떻게 바꿔야 할 지 가늠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은에 따르면 빅스텝 단행 시 기업들이 부담해야 되는 이자는 8조9000억원 가량이다. 이날 기준금리 인상으로 당장 늘어난 이자만 18조원에 달한다. 앞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 1000대 기업 중 제조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자금 사정을 조사한 결과,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준금리 임계치가 평균 2.6%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임계치별 기업 비중을 보면 기업 10곳 중 3곳 이상인 37.0%는 이미 현재 기준금리에서도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응답했다.

한은이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경우 대기업 10곳 중 5곳은 취약기업이 되고, 빅스텝으로 기준금리가 3.0%가 되면 취약기업 수는 59.0%에 달할 것이란 분석대로라면 대다수의 대기업도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는 의미다.

대기업 중 직격탄을 맞은 곳은 항공업계다. 이미 코로나19로 인해 재무상황 악화 등 체력이 저하된 상태서 유상증자나 회사채 조달 등으로 버티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환율 및 유류비 급등에 금리 인상까지 덮치며 경영에 빨간 불이 켜진 상태다.

전자업계와 자동차업계도 구매력 감소에 따른 소비위축에 타격을 받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고금리가 유지되는 가운데, 특히 미국 시장의 경우 대출로 차량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아 시장 전체의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전자업계도 "고금리에 고환율이 이어지면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수 있는 우려가 있다"며 "결국 금리인상 및 고환율 그 자체보다는 거시경제 위기가 경영에 미칠 악영향이 클 것이라고 보고 위기감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기업들의 자금조달 창구인 회사채 금리가 치솟고 있는 점도 자금 사정을 악화시키는 악재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고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회사채 발행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것이다. 전일 기준 신용등급 AA-기업의 무보증 회사채 3년물 금리는 연 5.44%를 기록했다. 올해 초 2.46% 였던 것보다 2.98%포인트나 뛴 것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내년도 18개 산업의 법인세차감전이익(EBITDA)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수치를 금리 인상 가정을 변경해 다시 점검해본 결과 기존 10.8배에서 8.3배로 줄어든다고 밝혔다. 기업이익이 이자비용 대비 10배에서 8배로 줄어든다는 의미로 그만큼 이자비용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조선, 호텔면세, 항공운송, 유통, 민자발전, 해운산업의 경우 타 산업 대비 이 수치가 낮은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모니터링이 필요한 산업’이라고 밝혔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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