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시대 건강] 아픈 증상 없이 찾아오는 골다공증

2022. 10. 12.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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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트로겐 호르몬 양 적어져
갱년기 이후 여성들에게 흔한 병
관절통 치료와는 상관없어
손기영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예전 어릴 적에는 ‘꼬부랑 할머니’라는 노래를 부르곤 했다. 척추가 앞쪽으로 휘어지는 모양이 된 할머니들을 그렇게 불렀는데, 척추가 이렇게 됐던 것은 척추의 뼈가 눌려서 부러졌기 때문이다. 원래는 네모반듯한 모양에 가까운 척추뼈가 눌려서 부러지면서 모양이 찌그러져 세모에 가까운 모양이 되고, 이게 위로 차곡차곡 쌓이면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왜 예전 할머니들은 이렇게 척추뼈가 눌려 부러지는 일이 생겼을까? 그것은 골다공증 때문이다.

골다공증에서 ‘골’은 뼈를 뜻하고 ‘다’는 많다는 것, ‘공’은 구멍을 뜻한다. 말 그대로 해석하자면 뼈에 구멍이 많이 생기는 병이다. 이것은 영어의 같은 병을 의미하는 단어를 거의 그대로 번역한 것이다. 실제로는 골다공증은 뼈 안에 있는 뼈의 내용물이 적어지는 것으로 인해 생기는 병을 의미한다. 뼈의 내용물이 적어지면, 뼈가 약해지고 부러지기 쉬워지게 된다. 뼈가 부러지면 많이 아프기도 하고 치료를 해야 하니 힘들기도 하지만, 허벅지뼈가 부러지는 경우에는 일어나서 걸을 수가 없게 되기 때문에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뼈가 부러지는 것, 즉 골절을 예방하는 것이 골다공증 치료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골다공증은 갱년기 이후의 여자들에게 흔한 병이다. 본래 뼈는 30대 이후에는 남녀 불문하고 나이가 들수록 약해지지만, 골다공증이 갱년기 이후 여자에게 흔한 것은 여성 호르몬과 관련이 있다. 갱년기 이전의 여자들은 몸속에 에스트로겐이라고 부르는 여성 호르몬이 충분한 양이 만들어지고 유지되는데, 폐경 즈음부터 이 호르몬을 점차 만들지 못하게 되면서 몸속의 호르몬 양도 적어지게 된다. 문제는 이 호르몬이 그동안 뼈의 양이 충분히 유지되도록 하는 역할도 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니 갱년기가 오면서 여성 호르몬이 적어지면, 안 그래도 나이가 들면서 약해지는 뼈가 더 약해지기 쉽게 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갱년기에 골다공증의 예방이나 치료 만을 목적으로 여성 호르몬을 복용하는 것을 권하지는 않는다.

골다공증은 기본적으로 아무런 증상이 없다. 그래서 골다공증 역시 검진을 통해서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골다공증은 대개 아래쪽 허리뼈인 요추와 허벅지뼈의 사진을 찍어서 확인하는데, 이 검사를 골밀도 검사라고 한다. 검사 결과를 듣다가 허벅지뼈에 골다공증이 있다는 설명을 듣고 어쩐지 무릎이 아프더라는 말하는 분들을 굉장히 자주 만난다. 그러나 무릎이 아픈 것은 대개 뼈와 뼈의 이음새 마디인 관절이 아픈 것이고, 골다공증은 뼈 자체가 약해진 것이라서 부러지기 전에는 아픈 증상이 없다. 비슷하게 관절이 아프신 분들이 골다공증 치료를 받으면서 관절 아픈 것은 그대로라고 불평하는 경우가 있는데, 마찬가지로 골다공증 치료가 관절통을 낫게 해주는 것은 아니다. 골다공증 치료는 관절을 덜 아프게 하는 치료가 아니라, 뼈가 안 부러지도록 예방하는 치료이다.

어느 수준 이상으로 뼈가 약해지면 골다공증 치료약을 사용해야 하겠지만, 골다공증이 있을 때뿐 아니라 그 전 단계 정도에 해당하는 골감소증이 있는 경우에도 관리를 위해서 칼슘 섭취와 몸무게가 실린 운동을 권한다. 칼슘 보충제 복용을 하면 심장혈관질환이 늘어난다는 얘기를 듣고 질문하는 분들도 종종 만나게 된다. 이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뤄졌는데, 지금까지의 결과를 종합해보면 칼슘 보충제 복용이 심장혈관에 특별히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주치의와 상의해 뼈 건강을 위해 칼슘을 보충하는 것이 낫다고 주치의가 권한다면 복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다고 해서 골밀도에 이상이 없는데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칼슘 보충제를 먹는 것을 권장하지는 않는다. 그저 영양제로 칼슘 보충제를 미리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근거는 없다.

손기영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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