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오더? 해야지" 조회수 수십만 '조폭 유튜브'..부모들 철렁

“조폭이 뭐야. 명령 하나에 죽고 사는 거 아니야”
조직폭력배(조폭) 출신이라고 주장하는 인터넷방송 진행자 A씨는 지난 8월 방송에서 “살인 오더(명령) 떨어졌으면 움직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A씨는 유튜브에서만 3만 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가지고 있다. 조폭 관련 콘텐트를 주로 올리는 A씨는 인터넷에서 1990년대 ‘마약왕’으로 불린다.
썰만 풀어도 수억…조폭 유튜버 전성시대?

전·현직 조폭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은 일반인이라면 쉽게 접할 수 없는 범죄 관련 경험 등을 마치 ‘썰’처럼 풀어놓으며 인기를 얻고 있다. 11일 유튜브 집계 사이트 ‘플레이보드’에 따르면 2015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7년 동안 조폭 유튜버 ▶명천가족TV ▶창기TV ▶박훈TV 등은 슈퍼챗(유튜브 후원금)을 각각 5억3000만원, 3억5000만원, 1억8000만원 받았다.
조폭들이 유튜브 등에 뛰어드는 배경으로는 우선 금전적 이유가 꼽힌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콘텐트다 보니 범죄 연루 이야기만 해도 적게는 수천에서 많게는 수십만에 이르는 조회 수가 나온다. 다른 조폭과 싸움으로 신체에 칼자국이 난 모습 등을 공개한 50대 유튜버 B씨는 “개과천선한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라면서도 “배운 것도 없고 나이 먹고 할 것도 없어 유튜브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폭 연령대가 어려지면서 이들의 유튜브 유입이 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4~7월 100일 특별단속을 통해 조폭 범죄 관련 1630명을 검거했다. 이들 중 약 69%는 MZ세대(1980년대 이후 출생한 젊은층)인 30대 이하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젊은 조폭들이 활동 무대를 개인 인터넷 방송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학부모들은 우려를 숨기지 못한다. 17세 아들을 둔 직장인 엄모(49)씨는 “초등학생만 돼도 유튜브를 쉽게 접하는데 청소년들이 범죄를 일종의 일탈처럼 가볍게 생각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 최모씨는 “아이들이 조폭을 범죄자가 아니라 인기 유튜버로 생각해 부러워할 수 있다”고 염려했다. 전신 문신을 한 뒤 본인을 건달이라고 소개하는 한 유튜버는 “‘범죄를 통해 비싼 외제차나 좋은 집에서 산다’는 식으로 말하는 일부 조폭 유튜버들이 자극적으로 영상을 만드는 것이 현실”이라고 털어놨다.
경찰, 조폭 유튜버 전수조사

하지만 심의 사각지대로 꼽히는 유튜브 환경에서 범죄 혐의가 뚜렷하지 않은 단순 콘텐트 내용만으로 이들을 처벌하기 어렵다는 게 한계로 지적된다. 지난 6월 출소했다고 알려진 한 30대 유튜버는 지난달 26일 영상에서 “사람을 쥑(죽)인 것도 아니고 요즘 초등학생들도 다 보는 유튜브인데 부모들이 제재하라”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범죄 경험을 추억팔이처럼 청소년 호기심을 자극하는 조폭 유튜버는 심각성이 크다”며 “폭행·협박 등 실질적인 불법행위가 발견돼야 처벌이 가능한 만큼 유튜브 측이 가입 조건을 까다롭게 하는 등 일정 제재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호 경성대 미디어콘텐츠학과 교수는 “제재가 사실상 어려운 유튜브 특성상 조폭 유튜버는 무방비 상태”라며 “미디어에 대한 모니터링과 감시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공효진 내일 품절녀 된다…10살 연하 케빈오와 뉴욕서 결혼 | 중앙일보
- 껴안고 뽀뽀...中과학자, 화상회의 중 내연녀와 애정행각 '발칵' | 중앙일보
- The JoongAng Plus 런칭기념 무료 체험 이벤트
- “남부군 12명 다 검사장 됐다” 유독 끈끈한 특수부 근무연 ③ | 중앙일보
- "돈 받고 일하는데 그따위로" 프로골퍼 김한별, 캐디에 폭언 | 중앙일보
- [단독]"감사원 무례한 짓" 때린 文, 유병호 문제에 "대단히 심각" | 중앙일보
- [단독]"文캠프 포상" 자소서로...연봉 9227만원 공기업 사장 합격 | 중앙일보
- "원조보다 톡 쏘는 맛"…산골 주민이 찾아낸 전설의 '오색약수' | 중앙일보
- [단독]기재부보다 귀한 국세청 전관…몸값 7배 늘려 6대 로펌행 | 중앙일보
- 유치원 급식에 매운 짬뽕-순두부찌개…"집 와서 허겁지겁 먹어"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