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국감] 민주당, '유병호 문자 논란' 놓고 십자포화

유병호 "휴대전화 매일 정리하며
기억도 흐릿"..답변 거부로 일관
김의겸 "증언 거부 정식 고발해야"
박범계, 책상 내리치며 노려보기도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감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최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아 논란이 된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을 향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대통령실과 몇 차례 연락을 주고받았느냐는 질의에 유 총장이 답변 거부로 일관하자, 민주당에서는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이라며 법사위 차원에서 유 총장을 형사고발할 것을 요청했다.

이탄희 민주당 의원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과 문자를 주고받은 유병호 총장을 향해 "답변을 거부하려면 법적인 사유가 있어야 한다"며 "처음으로 보낸 문자냐, 이전에도 문자를 보낸 적이 있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권칠승 민주당 의원은 "(이관섭 수석에게) 문자를 보낸 게 무슨 행위냐"며 "보고냐"고 압박했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주로 (대통령실) 누구와 연락을 했느냐"며 "문자를 지웠다고 했는데, 대통령실과 연락을 주고받은 것을 다 지웠다는 말이냐"고 추궁했다.

기동민 민주당 의원은 "개인적인 것을 물어보는 게 아닌데 왜 답변을 거부하느냐"며 "이관섭 수석과 수시로 통화하는 사이인지, 기억을 더듬어서라도 얘기하라"고 다그쳤다. 아울러 "본인이 당당하고 국민들 앞에 떳떳하다면 몇 번이나 통화했는지 디지털포렌식을 의뢰해서 얘기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거듭된 추궁에도 유병호 총장이 답변 거부를 이어가자 국회증언감정법을 근거로 법사위 차원에서 유 총장을 형사고발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을 보면 자기가 형사소추될 경우에 한해서만 증언을 거부할 수 있는데, 이 경우는 해당하지 않는 게 분명하다"며 "당당하고 분명하게 증언을 거부하고 있는 증인에 대해서 정식 고발해줄 것을 위원장에게 건의한다"고 말했다.

유병호 사무총장은 업무상 문자 메시지를 매일 삭제하고 있으며, 이관섭 수석과 주고받은 문자에 대해서는 기억이 흐릿해 답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유 총장은 "휴대전화를 매일 정리한다. 기억도 흐릿하다"며 "따로 답변드리지 않겠다. 기억을 더듬어 말씀을 드리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기 의원의 포렌식 요구에 대해서도 "포렌식을 한다고 정확하게 나오는 것도 아니다"고 거부했다.

한편 유병호 총장이 이관섭 수석과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계기가 된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가 감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고 착수됐다는 보도를 놓고서도 민주당 의원들과 유 총장 사이의 신경전이 극에 달했다.

유 총장은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가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아 문제라는 취지의 보도와 관련해 "감사원의 규정과 관행에 비춰봤을 때 허위"라고 주장했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감사 착수 권한은 감사위원회가 아니라 감사원장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범계 민주당 의원이 "감사원장과 사무총장의 말이 다르다"고 문제를 제기하자, 유 총장은 "아니다"며 의원의 발언을 끊으려 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가만히 있으라"며 책상을 내리쳤다. 적막 속에서 박 의원은 유 총장을 한동안 노려보다가 "두 분 말이 다르다. 이 부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발언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