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트 타고 한국 왔다 '러시아 대탈출'.."23명중 21명 입국금지"

지난 1일 부산항에 입항 예정이었으나 여행목적이 불분명해 승선원 10명 전원에 대해 입국이 불허된 요트. 해당 요트는 지난 11일 출항했다. 사진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실

러시아 정부가 '예비군 동원령'을 발표한 9월 21일 이후 러시아인이 탑승한 요트 5척이 해양경찰청 경비정에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농해수위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10월 1일 러시아인 10명이 탑승한 요트를 시작으로 5일 사이 요트 5척이 대한민국 해역에서 발견됐고, 이 중 4척이 입항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안 의원에 따르면 국내에 입항하지 않고 출항한 요트를 제외한 4척 요트에는 23명의 러시아인이 탑승하고 있었다. 이들 모두 출입국 관리소에 입국허가 신청을 했지만, 한국 입국 기록이 있었던 2명을 제외한 21명은 입국 목적이 불분명하고 관련 서류가 미비하다는 이유로 입국 금지 조치됐다.

처음 발견된 17톤짜리 요트는 지난 1일 오전 8시 52분에 발견됐으며, 러시아에서 출발해 부산항 입항 예정이었다. 하지만 승선원 10명 모두 여행목적이 불분명하다는 사유로 입국이 불허됐고, 포항 신항에 입항했다가 지난 11일 오후 5시에 출항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해에서 발견된 6톤짜리 요트는 한국여행을 목적으로 지난 1일 오전 9시 30분 속초항에 입항하려 했다. 그러나 승선원 5명 전원에 대해 입국 금지가 내려지자 지난 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으로 출항했고, 기상 악화로 울릉도로 회항했다가 지난 11일 출항했다.

현재 포항신항에 입항해 있는 요트는 지난 2일 해경 경비정에 발견됐고, 지난 4일 포항 신항에 입항했으나 승선원 4명 모두 입국이 불허됐다.

안 의원은 "5일 동안 23명이 탑승한 러시아 요트 4척이 대한민국 영내에 입항했고, 이들 모두 대한민국에서 관광을 하겠다고 입국허가 신청을 했지만 대부분 입국 목적이 불분명하다고 거절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번 사례를 보면 러시아 탈출이 급증할 경우 한국이 사실상 '중간 기착지'가 될 가능성이 큰 만큼 외교와 인권 문제 등을 고려한 구체적인 대응 매뉴얼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