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무조건 금연 VS 세계는 유해성 줄이기

신선미 기자 2022. 10. 11.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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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 "글로 흡연자 건강지표 개선
업계 "위해성 '최소화' 노력 봐달라"
해외는 위해 저감제품 금연 중간단계로 활용
한국은 위해성 경중보다 금연만 강조

[한국경제TV 신선미 기자]
<앵커>

최근 10년간 새로운 형태의 담배제품이 등장하면서 흡연 행태가 급변했습니다.

이에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들은 금연정책과 함께 일반담배보다 덜 해로운 형태의 담배를 금연을 위한 중간단계로 활용하도록 유도하는 정책도 병행하고 있는데요.

세계적 흐름에 맞춰 금연 우선 정책을 고수하는 우리나라의 정책 방향에도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관련 내용 유통산업부 신선미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신 기자, 오늘도 궐련형 전자담배가 연초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고요?

<기자>

네, `글로`라는 궐련형 전자담배를 판매하고 있는 BAT로스만스가 1년 동안 진행한 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영국에 거주하는 23~55세 성인 500명을 실제 상황에서 1년 동안 평가한 연구입니다.

결과는 궐련형 전자담배인 `글로`로 완전히 전환한 그룹이 연초를 태운 그룹에 비해

폐질환과 암, 심혈관질환 등의 조기 발병과 관련된 잠재적 위해 지표가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특히, 의학학술지인 `인터널 이머전시 메디신`(Internal and Emergency Medicine)에도 게재된 만큼,

유해성이 적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과학적 근거가 강화됐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글로도 담배는 담배죠. 때문에 완전히 무해하지 않고, 니코틴 중독성도 있다고 BAT는 밝혔습니다.

<앵커>

정부는 이 연구결과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아직까지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만

기존 입장을 보면 정부는 연구결과가 담배회사 중심으로 진행해 발표한 것들이라 객관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포함된 성분에 대한 정보도 부족해 관련 연구를 진행하거나 결과를 도출함에 있어서도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입니다.

실제 2019년엔 전자담배가 오히려 더 유해하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업계는 이같은 연구 결과를 꾸준히 내놓는 것은 전세계 담배 정책의 방향 흐름 전환과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복지부와 식약처 등 규제기관에서는 흡연에 대한 유해성만 강조하지 말고, 흡연자들이 금연으로 가는 과도기를 최대한 건강하게 만들고자 하는 업계의 움직임을 봐달라는 입장입니다.

관련해서 김은지 BAT로스만스 대표 인터뷰 들어보시죠.

[김은지 / BAT로스만스 대표 : 아직은 정부와 업계 간 간극이 있습니다. (다만 오늘 발표한 데이터는) 학술지에 게재가 됐고 이는 제3자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거니까요. 데이터에 기반한 대화를 나누다보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모멘텀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앵커>

해외는 전자담배에 대해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나요?

<기자>

위해성이 저감된 전자담배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금연을 위한 중간단계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뉴질랜드와 영국은 전자담배를 금연 보조제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영국왕립의사회는 전자담배의 독성이 태우는 일반 담배 독성의 5%를 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강력한 금연 정책을 펴온 미국 정부도 2020년 7월에는 아이코스를 위해저감담배제품(MRTP)으로 마케팅하는 것을 허가했습니다.

FDA(미국 식품의약국)는 아이코스에 대해 태우지 않고 가열하기 때문에 일반 담배보다 독성물질이 적고,

독성물질 수치도 일반 담배보다 더 낮다는 점 등을 근거로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앵커>

최근에는 또 `머금는 담배`에 대해서도 정부와 업계 간 논란이 있다고 하던데

머금는 담배가 뭔가요?

<기자>

입에 넣고 빨거나 머금으면서 흡연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특수가공해 포장된 건데요.

담배가루와 니코틴이 포함된 사탕 또는 이와 유사한 형태로 만든 담배를 말합니다.

해외에서는 일반 담배보다 덜 해로운 제품으로 인정받았습니다.

특히 미국 FDA는 머금는 담배를 지난 2019년 10월 위험저감 담배(Modified Risk Tobacco Product)로 처음 허가했는데요.

구강암이나 심장병, 폐암, 뇌졸중, 폐기종, 만성기관지염 등 관련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인정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금연이 어려운 경우 `머금는 담배`를 이용하길 권장하는 추세인데요.

국내에선 머금는 담배를 선뜻 선택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머금는 담배`는 처음 들어봅니다.

소비자들이 구매하기 어렵다고 했는데, 국내에선 판매할 수 없나요?

<기자>

판매는 가능합니다. 하지만 세금이 일반 연초와 비교해 7배에 달해 사실상 구매하기가 어렵습니다.

국내에선 궐련 20개비와 동일한 최종 소비단위인 머금는 담배 파우치 20개(통상 15g)가 세금만 2만원에 달합니다.

궐련에 부과되는 세금 2885원 대비 6.6배를 넘죠.

때문에 해외에서는 머금는 담배를 출시해 판매하면서도, 한국에선 출시 가능성만 타진할 뿐입니다.

<앵커>

`머금는 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높은 세율을 적용하는 나라가 또 있나요?

<기자>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뿐입니다. 해외와 비교하면 평균 3~4배가 비싸고요.

일본 스웨덴 등의 국가와 비교하면 우리가 17배나 높은 실정입니다.

세금 장벽으로 ‘머금는 담배’로 전환이 어렵고, 비흡연자들도 간접흡연으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고 있는 셈입니다.

<앵커>

정부는 왜 세율을 높게 적용하는 건가요?

<기자>

보건복지부도 ‘머금는 담배’의 간접흡연 방지 효과는 인정했습니다.

니코틴 함량도 낮은데요. 그램당 3-12mg의 니코틴이 포함돼 있습니다.

금연보조제로 사용되는 니코틴패치(그램당 17-50mg)나 니코틴껌(그램당 2-4mg)과 유사하거나 더 낮죠.

하지만 담배제품 간 위해성 비교 판단 기준도 부재한 상황인데다, 머금는 담배가 위해성이 적다고 하더라도 안전한 것은 아니라며

차별적으로 세율을 책정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입니다.

다만, 선진국들이 덜 해로운 형태의 담배를 금연을 가기 위한 중간단계로 활용하고 있잖아요.

이런 흐름에 맞춰서 우리나라의 정책 방향에도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이에 국민의힘 백종헌 의원은 `머금는 담배`에 매기는 세율 기준을 파우치로 변경하고, 금액은 일반형 담배와 동일한 수준으로 조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별소비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유통산업부 신선미 기자였습니다.
신선미 기자 ss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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