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스 칼럼] 세속 성자의 길.. 거룩이 행복이다

2022. 10. 11. 17:4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청교도 시대가 남긴 에피소드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당시의 시대에는 한 사람이 예수를 믿게 되면 대부분의 지역 교회에서 그를 그 교회 회원으로 받아들이기 위하여 교회 위원회의 심의와 입교 문답을 하는 관례가 있었다. 한 자매가 교회의 나이 든 장로님으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았다. “자매는 예수님을 믿기 전에 자신이 죄인이었다는 것을 인정하십니까?” 물론 이 자매는 “예”라고 대답을 했다. 그러자 그 장로님은 다시 물었다. “그러면 지금 예수를 믿은 후에는 자신을 어떻게 느끼십니까?” 자매는 이렇게 대답했다. “지금은 전보다 더 큰 죄인이라고 느끼고 있습니다.” 장로님은 다시 이렇게 물었다고 한다. “그러면 예수 믿기 전과 예수 믿은 후에 달라진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그 다음에 자매가 했던 대답이 아주 유명한 말이 되었다. “전에는 제가 ‘죄를 향해 달려가는 죄인’이었지만, 지금은 ‘죄로부터 도망치고 있는 죄인’입니다.”

사단은 하나님의 자녀된 자들을 넘어뜨리고자 더욱 집요하게 공격하고 유혹한다. 이것이 바로 영적 전쟁인 것이다. 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죄로부터 도망치는 것을 배워야한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거룩해지는 법’을 배워야한다는 것이다. 거룩해지는 과정을 신학적 용어로 ‘성화’라고 부른다. 내적 성화와 외적 성화가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신학자 헨리 할러먼 교수는 성화를 가르쳐 오늘날 ‘잊혀진 축복’이라고 불렀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지기를 원하면서도, 정작 거룩해지기를 갈망하지 않는다. ‘행복한 삶’과 ‘거룩한 삶’이 둘이 아니고 하나임을 모르기 때문이다. 진정한 행복은 행복 그 자체이신 하나님 안에 거할 때 주어지는 하늘의 축복이다. 그러므로 감리교의 창시자 존 웨슬리는 ‘거룩이 행복입니다’라고 선언하였던 것이다.

레위기는 구약성서 중에서 가장 묵상하기 부담스러운 말씀의 책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성서를 통독할 때, 창세기와 출애굽기를 지나 레위기에 와서 낙오하는 경우가 참 많다. 그 만큼 언뜻 보면 실생활과 별로 연관이 없는 많은 상징들과 제의에 관한 말씀들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레위기를 묵상하지 않고는 인생의 광야를 지날 수 없다. 어떻게 광야를 지나야할까? 출애굽을 했다고 자동적으로 '하나님의 성민'이 되는 것은 아니다. 레위기를 통과해야 비로소 성민의 면모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레위기 안에는 감추어진 놀라운 영적보화들이 숨어 있다. 유대인들은 레위기를 가장 먼저 읽고 배운다. 유대교 미드라쉬는 “어린이는 정결하고 제사도 정결하다. 따라서 정결한 것이 정결한 것을 공부하도록 해야 한다”고 가르친다(Lev Rab 7:2). 어린 시절부터 철저히 레위기를 통해서 ‘거룩한 삶’을 가르친다.

레위기의 영적 주제는 바로 ‘거룩함’이다. “너희는 거룩하라 나 여호와가 거룩함이니라”(11:44-45;9:2;20:26등)는 레위기 전체의 영적 메시지이다. 우리는 누구도 스스로 거룩해 질 수 없다. 오직 하나님만이 거룩하신 분이시다. 거룩하신 하나님으로 인해서 우리도 거룩해 질 수 있다. 레위기는 그 영적 비결을 가르쳐주는 놀라운 책이다. 그러므로 레위기는 ‘거룩함의 교본’이다. 감리교의 창시자 존 웨슬리와 레위기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웨슬리의 신학을 우리는 ‘성화신학’이라고 칭한다. 왜냐하면 웨슬리의 감리교운동은 바로 철저한 ‘거룩 운동’이었기 때문이다. ‘내적 성화’를 통한 ‘외적 성화’를 추구하는 것이 곧 성화신학이고, 그것이 감리교운동의 실체이다.

레위기의 전체 구조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진다. 1장부터 16장은 ‘성소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제사법전’에 관한 말씀들이다. 그리고 17장부터 27장까지는 ‘공동체 생활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성결법전’에 관한 말씀들이다. 전반부는 ‘성소에서 만나는 하나님’을, 그리고 후반부는 ‘삶 속에서 만나는 하나님’을 계시해 주고 있다. 하나님은 우리를 거룩한 백성으로 부르셨다. 사도베드로는 베드로전서2:9절에서 이 사실을 이렇게 선포하였다.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이는 너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어 그의 기이한 빛에 들어가게 하신 이의 아름다운 덕을 선포하게 하려 하심이라.” 거룩이 능력이다. 거룩함을 회복할 때 비로소 부르심의 목적을 이루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

레위기가 말하는 행복한 세속 성자의 길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 레위기 20장은 가정의 거룩함을 강조한다. 그 거룩함은 영적인 거룩함과 육적인 거룩함을 포괄하는 전인적인 거룩함을 의미한다. 종교적인 거룩함이 구체적인 가정의 성적인 거룩함으로까지 확장되는 세속 성자의 길을 보여준다. 자식을 ‘몰렉’ 즉 남성 우상 신에게 내어주는 부모들은 하나님의 진노를 면하지 못할 것이다(2-3절). 부모를 저주하는 자식은 반드시 죽을 것이다(9절). 또한 남의 아내와 간음하는 자(10절), 아버지의 아내와 동침하는 자(11절), 며느리와 동침하는 자(12절), 여인과 동침하듯 남자와 동침하는 자(13절), 장모와 동침하는 자(14절), 짐승과 교합하는 자(15,16절), 그리고 근친상간하는 자들은 모두 반드시 그 죄를 담당하게 될 것이다(17-21절).

가정의 축복은 가정의 거룩함에서부터 시작된다. 거룩한 가정이 거룩한 축복의 진원지가 된다. 꿀과 젖이 흐르는 땅의 축복은 거룩한 가정을 향한 하나님의 선물이다. 그래서 레위기 20장은 가정의 거룩함을 명령한 이후에 결론부분에서 이렇게 선포한다. “내가 전에 너희에게 이르기를 너희가 그들의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이라 내가 그 땅 곧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너희에게 주어 유업을 삼게 하리라 하였노라 나는 너희를 만민 중에서 구별한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24절). 거룩이 능력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젖과 꿀이 흐르는 축복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가정에서부터 거룩함이 회복된 이들에게 주시는 하늘의 축복이다.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하는가? 레위기를 묵상하라! 행복한 세속 성자의 길로 안내해 줄 것이다.

김영복 목사

◇필자는 현 서울 갈릴리교회 담임목사이며, 감리교신학대학, Claremont Graduate University(종교학석사,MA, 철학박사, Ph.D)를 졸업했다. Azusa Pacific University 강사, 연세대학교 교수, 연세대학교 교목, 연세대학교 언더우드 학원선교센터 자문위원, 웨이크사이버신학원 교수, 신학이 있는 영성마을 대표 등을 맡고 있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