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도 정하기 전에 달아오른 與 전당대회..모두 달려드는 까닭은?
아직 전당대회 일정조차 정해지지 않았지만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의 경쟁이 조기과열되는 분위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면 단순한 당대표, 그 이상의 특별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11일에도 당권 주자들은 신경전을 벌였다. 이미 당권 도전을 선언한 안철수 의원은 페이스북에 “결론이 뻔한 전당대회가 아니라 팽팽한 긴장이 흐르는 흥행할 수 있는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며 “저는 유승민·나경원 두 분 모두 출마하시기를 희망한다”고 썼다. 두 후보가 나와도 자신있다는 점을 내비쳤다.
그러자 또다른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총선승리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전당대회가 되어야 한다는 안 의원의 메시지에 전적으로 동감”이라며 “총선승리라는 지상목표를 공유하고 계신 안 의원의 대선 불출마 선언도 기대하겠다”고 썼다. 당내 유력 대선 주자인 안 의원에게 당대표에 도전할 것이라면 대선 불출마부터 선언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 않은 나경원 전 의원은 라디오에 출연해 “(출마는) 조금 더 고민해보겠다”면서도 “국민의힘 지지층 여론조사에서는 제가 항상 1등”이라고 강조했다.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는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해선 “최근 (윤석열 대통령 비판은)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견제했다. 유 전 의원은 최근 윤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서도, 자신이 차기 당권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했다는 점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출마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총선 공천권→총선 승리→대선 보장?
보통은 전당대회 일정이 정해지면 그때부터 당권 주자들의 경쟁이 본격화된다. 그런데 이번엔 일정 논의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주자들의 신경전이 시작됐다. 그 이유는 새로 선출될 당 대표의 권한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우선 새 당대표는 2024년 4월 치러질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다. 현재 국민의힘에선 그 누구도 확실한 당내 지분을 갖고 있지 못한 상황인데, 새 당대표는 공천권을 바탕으로 당을 자신 중심으로 재편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셈이다. 특히 지난 4월 국민의당 소속으로 국민의힘과 합당한 안철수 의원 입장에서는 당내 입지를 넓히기 위해선 당권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총선 공천권은 2027년 대선과도 연계돼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대선 후보 당내 경선 때 당원 투표가 가장 중요한데, 당심(黨心)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게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이다. 내년 선출될 새 당대표가 공천한 의원과 임명한 당협위원장의 입김이 대선 경선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대선 후보 경선에서 당심의 영향력은 지난 대선 때도 증명됐다. 지난해 11월 치러진 국민의힘 대선 후보 본경선은 당원 투표 50%와 일반여론조사 50%를 합산해 최종 후보를 결정했다. 홍준표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 일반여론조사에서는 10%포인트 차 이상으로 이겼다. 그러나 당원 투표에서 져 결국 경선에서 탈락했다. 당시 윤석열 후보가 더 많은 현역 의원과 당협위원장의 지지를 받아, 결국 당심의 지지를 받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텃밭 만든 뒤 유리한 경쟁할 수 있어”
특히 새 당대표는 총선 공천권을 행사한 뒤 자신이 대선 출마를 해도 문제가 없다. 국민의힘 당헌·당규는 당 대선 후보가 되려면 대선 1년 6개월 전에 당직을 맡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당권과 대권을 분리하는 조항이다. 그런데 내년 새로 뽑힐 당대표는 2025년 초에 임기를 마쳐도 이 제약 조건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당 관계자는 “공천권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판을 만든 뒤 스스로 경선 후보로 나서 유리한 경쟁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기 대선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 등의 입장에서는 당 대표 당선이 대선으로 가는 지름길인 것이다. 반대로 장외 대선 주자로 분류되는 홍준표 대구시장이 유 전 의원을 향해 “배신 경력 있는 사람은 가라”(11일)고 말하는 등 전당대회 관련 메시지를 계속 내는 것도 향후 대선 경선을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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