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 시대 온다..한국은행 내일 '빅스텝' 유력
전문가들은 한은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시장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전원이 10월 금통위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89%가 ‘0.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다. 6%는 ‘0.75%포인트’, 5%는 ‘0.25%포인트’를 올릴 것이라 답했다.
빅스텝이 유력한 이유 중 하나는 원화 약세다. 11일 달러당 원화값은 전날 대비 5.5원 내린 1434.5원이다. 원화값은 다른 통화 가치보다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달러당 원화값은 최근 3개월간 8% 급락했다. 한은이 빅스텝을 밟으면 미국과의 금리 격차를 좁혀 국내 자본 유출을 억제해 원화값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도 1년 전에 비해 5.6% 오르며 두 달 연속 5%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승률이 6%대로 올라선 지난 6·7월에 비하면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다. 물가의 고착화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빅스텝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지난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본적으로 5% 이상 고물가가 유지되는 한 물가 안정이 가장 중요한 목표임을 강조해왔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금리 인상의 근거는 미국의 빠른 긴축이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이는 0.75%포인트 수준이다. 미국 금리는 3~3.25%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남은 두 번의 회의에서 0.75%, 0.5%포인트 금리를 인상해 연말 금리 상단이 4.5%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 한미 간 금리차가 벌어질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 등이 가속화할 수 있다.
다만 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찮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을 통해 집을 사기가 한층 어려워지고 가계부채가 폭증할 수 있다는 우려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이 금리를 계속 올리면서 한은도 기준금리를 수차례 더 높일 가능성이 크다”며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면 정부는 서민금융 확대나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전환되는 범위 확대 등 보완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주연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