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뜨거운 '한국의 브루클린' 성수..아파트·단독·빌라까지

2022. 10. 1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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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현장진단]

“성수동은 엔터테인먼트, 게임, 의류 분야 기업이 속속 들어오고 있으며 변화가 빨라 젊은 20~30대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지역 중 하나입니다. 지식산업센터의 경우 5년 만에 분양 가격이 4배 가까이 상승했습니다. 다만 부동산 경기가 꺾인 만큼 앞으로도 이 같은 인기가 지속될지는 미지수입니다.” (성수동2가 A공인중개소 관계자)

서울 성동구 성수동1가 ‘강변동양’ 아파트는 성수전략정비지구 내에 있으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한 입지다. (윤관식 기자)

▶‘한국의 브루클린’.

▷성수동을 가리키는 또 다른 별칭이다.

전국 부동산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 일대 부동산 시장은 유독 거래가 활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 성수동에는 SM, 케이팝 댄스 스튜디오 원밀리언, 서울웹툰아카데미 등 많은 문화예술 기업이 둥지를 틀고 있다. 향후 개발 계획도 활발하다. 삼표레미콘 성수 공장이 철거되면서 이 부지는 서울숲 수변공간과 연계해 복합문화시설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 모든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성수동 일대 아파트는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빌라나 단독주택 역시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성수동 부동산 시장은 그야말로 전국에서 가장 ‘핫’한 지역으로 떠올랐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미 시장이 침체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성수동 부동산 인기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얘기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성수동 ‘성수동양’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9월 25억원으로 거래됐다. 올해 4월 같은 면적 물건이 25억원에 거래됐는데 지금 시장 분위기가 다소 꺾인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1년 전 19억7000만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약 5억3000만원이나 올랐다. 최근 호가는 더 높다. 같은 면적의 물건은 현재 26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신고가 경신하는 성수동 아파트

▷성수동양 1년 전 대비 5억원 올라

성수동양 아파트가 위치한 성수동 일대는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묶여 있다. 지난 2009년 오세훈 서울시장 재임 당시 ‘한강 재개발’ 목적으로 50층 개발 특례를 주면서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2011년 오세훈 시장이 퇴임하고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하면서 한강변 35층 제한 규제를 내걸었다. 이후 성수전략정비구역 건축 심의는 박원순 전 시장 임기 내내 반려됐다. 반전의 계기는 오세훈 시장이 지난해 서울시장에 다시 당선되면서다. 이어 서울시는 올해 3월 발표한 ‘서울 2040 플랜’에서 한강변 35층 규제를 폐지했다.

오세훈 시장은 집값 급등을 막기 위해 지난해 4월 이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었다. 올해 4월에는 이를 1년 더 연장했다.

그러나 성수전략정비지구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전혀 힘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성수동양뿐 아니라 지구 내 다른 아파트 역시 올해 신고가가 이어지고 있다. 성수동 ‘한강한신’ 아파트 전용 84㎡는 올해 3월 23억7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지난해 1월 20억3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3억4000만원 올랐다. 현재 나온 매물 호가는 24억~25억원 수준이다. 성수동2가 ‘청구강변’ 아파트 전용 84㎡도 가격이 오르고 있다. 지난해 10월 22억5000만원에 손바뀜된 이후 현재 호가는 23억~24억원에 달한다.

이들 단지는 공통점이 있다. 성수전략정비지구 내에 있으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하다. 또 청구강변은 1994년에 입주했고 한신한강 2000년, 강변동양은 2001년에 완공돼 모두 입주한 지 20년이 넘은 구축 단지다. 재건축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건축 단지 외에도 성수동을 대표하는 고급 신축 아파트 역시 신고가가 이어지고 있다. 성수동1가 ‘갤러리아포레’ 전용 217.9㎡는 지난 6월 88억원에 거래됐다. 트리마제 전용 152.2㎡는 지난 5월 65억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다시 썼다.

부동산 업계는 일부 초고가 아파트의 경우 시장 환경과 무관하게 강세를 보이며 ‘초양극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금리 인상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데다 희소가치가 부각되고 있고 한강변 재건축 단지는 미래가치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몸값이 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성수동2가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성수전략지구 내 한강변 아파트들은 소규모 구축 단지가 대부분이지만 거주하기 불편함이 없으며 한강뷰 조망이 가능하다”며 “토지거래허가제로 인해 실거주만 가능함에도 실수요자 수요만으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독주택·빌라도 인기

▷재건축 어렵자 통매각도

성수동 부동산 시장에서 주목할 부분은 아파트만이 아니다.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 빌라와 같은 물건 역시 인기다. 다만 이들 상품은 주거 목적이 아닌 기업들이 사옥 용도로 매입하는 경우가 많아 눈길을 끈다.

토지·건물 정보업체 밸류맵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성수동2가 상업 건물이나 단독·다가구주택 거래는 총 69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여러 지역 중 최상위권이다. 지난해 1년 동안 92건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약 75%) 올해 역시 지난해 못지않게 활발히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성수동2가는 지하철 2호선 성수역을 중심으로 북쪽 동부간선도로, 남쪽 강변북로를 포함하는 지역이다. 카페 거리 등이 위치해 있어 성수동 내에서도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성수동과 인접한 성동구 송정동 역시 거래가 활발하다. 올해 8월까지 총 36건 거래됐는데 지난해 1년 거래 건수(37건)와 맞먹는다.

이창동 밸류맵 리서치팀장은 “여러 개발 호재와 함께 상권 확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인해 성수동뿐 아니라 인접 지역도 인기를 끌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금리 인상기에도 매수하려는 사람이 매도 호가를 맞춰주면서 거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한다.

성수동 노후 빌라 또한 귀하신 몸이다. 성수동에는 1980년대에 준공한 노후 빌라가 꽤 많다. 일부 빌라는 소규모 재건축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금리 인상과 부동산 시장 불황 등의 영향으로 사업을 접었다. 대신 선택한 것이 바로 ‘통매각’이다.

성수동1가 ‘장안타운’ 연립빌라가 대표적인 예다. 장안타운 소규모 재건축 정비사업 조합은 지난 7월 조합을 해산하고 대신 연립주택 39가구 ‘통매각’을 결정했다. 이미 이곳을 눈독 들이는 법인이 꽤 있다는 것이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들 전언이다.

장안타운 인근에 위치한 ‘홍익주택’ 역시 최근 한 법인이 3개동 44가구를 모두 구입했다. 총 매입 금액은 약 810억원으로 전해진다. 가장 비싸게 팔린 집(전용면적 57㎡)은 27억4000만원이다. 지난해 8월 같은 면적이 8억40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세 배 가까이 올랐다. 이 법인은 해당 부지에 상업용 건물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가 통매각 사례가 잇따르면서 성수동 노후 빌라 가격의 호가는 1년 전과 비교해 2배 이상 올랐다.

성수동 부동산 인기가 지속될 수 있을까. 일단 성수동 상권이 인근 송정동까지 확장되고 업무시설이 계속 들어서고 있다는 점은 분명 호재다. 개발 계획도 많다. 다만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 성수동 역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생각이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경제 침체 우려와 함께 부동산 매수 심리가 꺾이면서 성수동 역시 관망하는 분위기가 조금씩 나타난다”며 “부동산 시장 불황 여파로 재건축 사업 역시 진행이 어려운 만큼 이미 끝물이라는 인식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강승태 감정평가사]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79호 (2022.10.12~2022.10.1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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